독일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맞이한 큰 아이의 생일을 너무 성의 없이 차려준 거 같아 늘 나는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생일에는 케이크가 있어야 하는데 독일 빵집에서 한국과 같은 케이크도 못 찾아 마트에서 구입한 아이스크림 조각 케이크와 내가 만든 빵으로 동그란 케이크를 만들어 준 기억에 이번에 독일에서 처음 맞이하는 남편 생일에는 케이크를 만들어보리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독일은 마트를 가면 베이킹을 하는 재료들이 많기 때문에 베이킹에 대한 접근이 쉽다. 유튜브에서 케이크 만들기 영상들을 보다 처음에는 밀가루로 하는 것을 하려다 손이 너무 많이 갈 거 같아 밀가루가 안 들어가고 초콜릿과 계란만으로 만들 수 있는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다. 물론 많은 케이크 동영상을 봤지만 초보자인 내가 하기에 제일 쉬워 보였기 때문이다. 독일에 와서 모든 음식에 설탕을 안 넣고 꿀만 조금씩 넣어 음식을 하고 있었던 터라 사실 달 거 같아 고민을 했지만 생일이고 하루니 이걸 만들어 놓고 오래오래 조금씩 먹으면 되지 하는 생각에 만들기를 시작했다.
맛있는 초콜릿 케이크가 만들어지는 과정
초콜릿 케이크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초콜릿 200g을 전자레인지에 녹인 후 계란을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한다.
흰자는 거품기로 거품을 만들어주고 노른자는 초콜릿과 섞어 열심히 섞어준다.
그런 다음 흰자 거품을 같이 섞어 케이크 틀에 넣고 평평하게 만들어준다.
오븐에 180도에서 25분 굽고 10분 따뜻한 열기에 두면 초콜릿 케이크가 완성된다.
사실 초콜릿은 언제나 맛있다. 문제는 내가 만든 케이크는 작은데 내가 유니콘 촛불이 예뻐서 1유로 마트에서 그걸 샀더니 케이크를 초가 다 덮었다. 불을 하나하나 붙이다 보니 케이크가 다 탈 것만 같았다.
아이들과 함께 남편이 퇴근 하기 전에 케이크도 만들고 음식도 만들고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기분은 좋았다.
아이들이 식용 펜으로 I love you라고 썼다. 파는 케이크보단 못하지만 정성과 사랑하는 마음은 듬뿍 들어가 있다.
아이들은 전날 남편에게 아빠 생일날 갖고 싶은 걸 이야기하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해서 둘째는 아빠에게 영어책 읽어주기, 좋아하는 인형 그려주기 등 많은 선물을 해주기로 약속했고, 큰 애는 자동차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내가 음식을 만드는 동안 학교를 갔다 온 아이들은 선물을 열심히 준비했다.
생일에는 무엇보다 미역국과 잡채는 있어야지.
남편 생일을 맞아 만든 초콜릿 케이크도 맛있었고 잡채도 맛있었다. 아이들이 손수 만든 선물에 감동받고 행복한 저녁식사 시간이 지나갔다.
오늘 초코케익의 성공으로 곧 다가오는 둘째 생일날에는 초콜릿 케이크 말고 다른 케이크를 연구해서 만들어줘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