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명절에 친정에 가면 엄마는 고깃국을 맛있게 끓여놓고 우리들이 오기를 기다리신다. 엄마표 고깃국은 기존 고깃국과 조금 다르게 소고기의 핏물을 끓는 물에 끓여 빼 준후 고기를 건져 다시 새 물에 부어 푹 삶아 맑은 국을 만든다. 잘 삶아진 고기는 건져 소금. 후추, 마늘, 파 등을 넣어 따로 담아둔다. 그리고 따뜻하게 데워진 맑은 고깃국물에 양념한 고기를 넣어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
아이들이 그 고깃국이 먹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소고기가 있나 냉동실을 열어봤다. 갈비찜을 해두려고 산 얼린 소고기가 있어 2팩을 있어 얼른 꺼냈다.
나는 보통 아이들을 학교를 보내고 독일 마트를 간다. 그럼 고기 같은 경우 유통기한이 이틀 정도 남겨두고 30% 할인을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고기를 미리 사서 1인분씩 날짜와 고기 종류를 적어두고 냉동실에 얼려두면 요리할 때 편하고 금액도 절약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원하는 요리를 해달라고 할 때 바로 해줄 수 있다.
나는 큰 냄비를 꺼내 고기를 삶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기에서 나오는 부유물을 빼고 다시 한번 핏물을 뺀 소고기를 1시간 정도 팔팔 끓여 은은한 고깃국물이 완성했다. 한 번 삶은 고기를 다시 깨끗한 물에 끓여도 올라오는 거품들이 있어 계속 망으로 걷어줘야 맑은 국물이 완성된다. 아이들은 어느새 와서는 좋은 냄새가 난다고 방금 삶아진 고기를 하나씩 집어 먹으면 맛있다고 엄지 척을 해준다. 다 삶아진 고기를 파와 소금, 후추, 마늘 등을 넣어 간을 해서 버물이면 된다. 남편은 특별히 매콤하게 고춧가루를 추가해서 따로 통에 담아놨다.
나도 어릴 적 엄마가 요리를 하시면 항상 맛있다고 엄지 척을 했었다. 결혼하고 나서 초보 엄마 시절 친정 엄마가 요리를 하실 때면 나는 언제쯤 엄마처럼 음식의 고수가 될 수 있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다. 그럼 항상 친정엄마는 나에게 시간이 지나면 다 할 수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랬던 내가 독일에 와서 엄마가 맛있게 해 주신 고깃국이 생각이 나 그 요리를 흉내 내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합격점을 받았다.
엄마로서의 시간은 허투루 가지 않았다. 친정엄마의 말처럼 시간이 지나니 음식도 잘할 수 있게 되고 가족들을 위한 음식에 진심이 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