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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Jun 23. 2022

이제 익숙해진 독일 택배 시스템

택배 아저씨와의 대화

   택배가 11시부터 15시 사이에 온다고 알림을 받았다. 택배가 언제 올 지 모르는 상황인데 잠깐 나갈 일이 있어 나간 사이 택배 업체가 왔다 갔다 보다. 우체통을 보니 지난번 같이 쪽지를 주고 갔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다르게 가져가라는 곳에 체크가 되어 있지 않고 다른 날에 한 번 더 온다는 곳에 체크가 되어 있었다. 이번에 올 물건이 무거워 직접 가져갈 수 없으니 다른 날 다시 온다는 건가? 하는 생각과 함께 위에 QR코드를 찍어보니 내일도 이 시간쯤에 온다고 나와 있었다. 나는 택배를 배송하는 곳을 지도를 검색해보니 우리 동네 역 부근이었다.

  내일 학원을 가니 집에 없어 오늘 찾으러 가면 좋을 거 같았다. 나는 학교를 마치고 온 아이들에게 저녁을 주고 같이 운동도 할 겸 필요한 장도 볼 겸 해서 역 부근으로 걸어갔다. 독일은 9시에도 해가 지지 않는다. 그러니 5시는 밝아도 너무 밝다.

이젠 독일어가 눈에 잘 들어온다.

  나는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걸어가고 있는데 우리가 갈 택배업체의 택배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순간 나는 가서 물어봐야겠다 싶었다. 택배 아저씨가 택배를 배송하기 위해 내리는 걸 본 나는 택배 아저씨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아저씨가 나오자 실례한다고 말을 하고 이 택배를 찾을 수 있나요? 그랬더니 내일 배송될 거라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택배 아저씨에게 나는 내일 집에 없다고 이야기를 하니 그럼 그 뒷날 다시 오고 3번까지 그렇게 해준다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아저씨의 말을 이해했다고 하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아저씨와 독일어로 대화가 되니 좀 기분이 좋았다. 아이들의 반응도 달랐다. 큰 애가 듣더니 엄마, 처음 독일에 왔을 때는 번역기를 틀거나 했는데 이젠 엄마가 하는 말을 택배 아저씨가 알아들으며 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정말 고마웠다. 이 기세를 몰아 우리 동네 역 부근에 택배 업체에 택배가 없을 걸 알지만 가서 한 번 더 확인을 하고 싶었다.

  나는 가서 택배 업체 사장님한테 이 택배를 찾을 수 있을까요?라고 했더니 이름을 이야기하라고 해서 독일어 알파벳으로 이야기를 했다. 요즘 독일어 알파벳으로 가족들 이름 이야기하는 것에 재미가 들었다. 택배업체 사장님은 내일 집으로 배송이 될 거 같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나는 12시 30분부터 집에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여기에는 11시 15분부터 집에 있을 거라고 나와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시간을 변경할 수 있느냐 하고 하자 그렇다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나왔다. 뭐 문법이 틀린 게 있을 수도 있지만 택배 아저씨와 대화도 하고 택배업체 사장님과 대화를 하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요즘 들어 나는 이런 독일어 자신감으로 전화로 병원 예약을 내가 하고 있다. 물론 아직 한국인 의사가 있는 병원을 찾아다니지만 간호사들은 독일인이다. 나는 독일어로 아픈 증상과 이름, 생년월일, 예약시간 등을 이야기하거나 병원 예약 취소나 변경까지 성공했다. 어찌 보면 굉장히 간단한 대화이지만 전화로 독일어를 해서 나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대화를 성공했다는 것에 너무 기뻤다.  

  나는 독일에 사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 외국인이지만 독일 사회에서 독일어를 배우며 이 나라에 사는 동안 잘 적응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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