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독일어 학원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노란색 간판에 축제를 한다는 안내가 붙어져 있는 게 보였다. 얼른 나는 자전거에서 내려 사진을 찍었다. 보아하니 이번 주 주말에 우리 동네에 있는 성에서 축제가 있을 모양이었다. 월요일에는 소방차까지 와서 뭘 하는 거 같았다. 보기만 해도 재밌을 거 같았다.
우리 가족은 처음 독일에 와서 자전거가 컨테이너에 실러 오는 동안 동네에 있는 성을 많이 걸어 다녔다. 지금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주말이면 항상 우리 동네 성을 끼고 집으로 오게 된다. 거의 매주 만나는 성에서 축제를 한다니 어떻게 축제가 이루어질까 기대가 많이 되었다.
안 그래도 지난 주 주 독일어 학원에서 우리 동네 성 축제에 대해 외국인 친구들이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다들 갈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독일어 선생님은 독일은 성이 곳곳에 있고 축제도 많이 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독일에서 올해 들어 축제가 많이 생기고 있어 한 번씩은 꼭 가보고 싶었다. 나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토요일 가보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자전거를 타고 굳이 멀리 안 가도 집 근처에서 축제가 이루어지지 이보다 좋을 순 없었다.
성 입구에서 바람인형이 우리를 맞이해주고 있다.
우리가 성 입구에 자전거를 주차하자 바람인형이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우리는 바람인형을 지나가니 슬러시를 파는 가게, 인형 뽑기 가게, 회전그네 등 놀이기구와 가방이나 옷 등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사실 신기했다. 우리가 그동안 갔던 성 앞에는 항상 비어있었는데 가게들과 놀이기구들이 세워져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놀이동산에서 만나는 놀이기구가 있다.
다행히 우리는 오후에 가서 놀이기구를 줄을 서지 않고 탈 수 있었다.
놀이기구마다 매표소가 있어 표를 끊고 탄다.
매표소에서 표를 파는데 종이로도 나오는 것도 있고 플라스틱으로 나오는 것도 있다. 한 번만 탈 수 있다고 써있다.
아이들은 놀이기구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표를 하나씩 끊고 원하는 놀이기구를 탔다. 보통 한 번 타는데 3유로에서 5유로를 한다. 놀이기구마다 매표소가 있어 표를 사면 티켓을 준다. 그럼 아이들은 티켓을 갖고 줄을 서 있으면 된다. 종이로도 나오고 플라스틱으로도 나온다. 놀이기구를 탈 때 각 놀이기구 책임자에게 주고 탑승하면 된다. 생각보다 한 번 탈 때 비싸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멀리 안 가고 집 앞까지 와주는 놀이기구라고 생각하고 타기로 했다. 곳곳에서 우리 아이들 말고도 독일 아이들의 즐거워 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렸다. 역시 놀이기구는 언제나 재밌는 거 같다.
한참 놀이기구를 타고 우리는 방금 가마 같은 곳에서 빵을 굽는 가게를 지나갔다. 맛있는 냄새가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빵가게 앞에 앉아계신 제빵사 아저씨에게 오늘 구운 빵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우리는 방금 나온 브레첼과 시나몬 빵을 하나 샀다. 우리가 빵을 구경하고 있는데 옆에 독일 중년 여성이 오셔서 이 빵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나는 특별한 빵이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나는 빵은 하나 사 먹어야 한다. 제빵사 아저씨는 브레첼은 방금 나와 뜨거워 포장이 안된다고 해서 우리는 손으로 들고 열심히 뜯어먹었다. 독일에 와서 처음에 브레첼을 먹을 때 짜서 잘 안 먹었는데 계속 먹다 보니 이젠 커피와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 심지어 이 빵은 방금 가마에서 구운 빵이니 너무 맛있었다.
방금나온 브레첼은 정말 맛있었다. 직접 가마에서 구우니 더 맛있었다.
우리 동네 성 축제는 사람들이 마인강을 끼고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들도 설치되어 있다. 마인 강가를 끼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먹으니 더 맛있었다. 신기하게 독일 강가에는 파리가 없고 그렇게 벌이 많다. 벌들이 물지는 않는데 계속 음식 옆에 붙었다. 사람 얼굴에 붙었다 했다. 처음엔 무서웠는데 가만히 있으면 간다. 옆에서도 어린아이들이 독일어로 벌(Biene)이라고 계속 이야기를 하며 피해 다녔다. 우리 아이들도 벌을 무서워하는데 독일 아이들도 무서운가보다.
자유롭게 음식을 사서 테이블에 앉으면 된다.
마인강을 끼고 먹으니 음식 맛이 더 좋았다.
우리 가족은 놀이기구도 타고 먹거리도 먹고 해서 슬슬 걸어 다니며 축제를 즐겼다. 한참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보였다. 옆에는 머리를 따주고 그 옆에선 보디페인팅을 하고 있었다. 어린아이들도 많이 하고 있었다. 7일 이후에 지워진다는 안내와 안전하다고 해서 남편이 한 번 해볼까 했고 둘째는 보디페인팅 그림에서 곰돌이 푸를 보더니 이걸로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남편과 둘째가 하더니 큰 애도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큰 애는 자기는 판다를 좋아하지만 둘째가 푸를 했으니 곰돌이 푸의 제일 친한 친구인 피글렛을 하겠다고 했다. 나는 7일 후에 지워지는지 한 번 더 물어보고 독일인 아저씨는 지워지는 거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난생처음 보디페인팅을 해봤다.
Pommes 덕분에 독일인과 대화도 나눴다.
우리는 놀이기구와 음식을 먹으며 축제를 즐기다 무대가 있는 곳이 있어 그곳으로 갔다. 밴드가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길래 나는 밴드에게 가서 공연이 언제 시작하냐고 하자 18시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나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오후 6시에 시작하니 우리는 5시 30분 정도 와서 앉아서 구경을 하자고 했다. 나는 알아들은 것에 대해 혼자 뿌듯함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리고 공연 시간이 되어갈 때 쯤 우리는 감자튀김을 사서 자리에 앉았다. 우리가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자꾸 나에게 오는 시선이 느껴졌다. 아시아인이 우리만 있어 나를 쳐다보나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안경을 낀 독일인 중년 여성이 다가왔다. 그러더니 나에게 감자튀김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는 게 아닌가. 알아들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나는 독일인 중년 여성에게 Pommes(감자튀김)?이라고 묻고 지난주에 학원에서 길을 묻고 알려주는 문장 구조를 배웠는데 선생님이 설명해준 대로 Gehen Sie로 시작하여 geradeaus(직진) und zu Fuß nach links(걸어서 왼쪽), kurze (짧은) 이란 단어를 쓰다 그냥 zusammen gehen (함께 가요)라는 말도 안 되는 단어들을 조합해서 같이 가면서 설명을 해주고 Pommes가게로 같이 걸어갔다. 사실 기분이 좋았다. 알아들은 것도 좋았고 물론 완벽한 정관사를 쓰지는 못했지만 길을 안내했다는 것에 혼자 흐뭇했다. 아이들과 남편 앞에서 조금 당당한 아내와 엄마가 된 거 같았다.
Pommes를 다 먹고 아무리 기다려도 공연은 시작이 안되고 나는 분명 18시로 들었는데 왜 안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독일인들이 많이 모여있어 공연은 곧 할 거 같은데 계속 리허설만 하는 것이었다. 내가 알아들은 게 18시는 맞는데 공연 리허설이었나 보다. 그리고 19시부터 공연이 시작되는 거였다. 우리가 기다리는 동안 리허설이 이루어졌는데 리허설을 하는 동안 사람들은 앞에 나가서 공연을 즐기기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나만 왜 공연이 안 시작하나 걱정을 할 뿐 다들 여유롭게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정말 멋있는 공연이었다.
음료와 음식을 먹으며 공연을 즐기고 있다.
7시가 되자 멋진 밴드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나는 손을 들고 박수도 치고 발도 움직이며 열심히 참여했다. 그리고 앞에 나가 사진도 찍고 즐거웠다. 공연 중간중간 비도 내렸지만 이 정도 비는 맞아도 괜찮았다.
우리 가족은 앞자리에서 공연을 즐겼다.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가수가 뭐라고 하면 독일인들을 알아듣고 다 웃었는데 나는 못 알아들었다. 나도 가수가 하는 말을 다 알아듣고 같이 웃고 싶었다. 밴드의 가창력을 말할 것도 없고 정말 환상적이고 멋진 공연이었다.
우리는 공연을 끝까지는 못 보고 8시에 나와 아쉬웠지만 독일에 와서 이렇게 처음으로 축제에 참여하고 나니 즐거웠다. 나의 독일어 실력이 더 늘면 좀더 알아듣는 말이 많아지면 더 즐거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