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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Aug 01. 2022

독일 식당 모두가 도운 남편 교정기 찾기

나는 내가 말을 이렇게 빨리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지난주 토요일 트리어를 갔을 때 일이다. 우리는 독일 식당에서 밥을 먹고 마무리가 되어갈 때쯤 남편이 화장실을 간 사이 나는 아이들과 짐을 정리를 하고 남편을 기다리기로 했다. 나는 항상 자리에서 일어날 때 놓곤 간 것이 없나 확실히 보고 나오는 성격이다. 내가 아이들과 일어날 때는 놓고 온 것이 없었다. 그러나 내가 못 본 것이 하나 있었다.



  남편이 화장실에서 나오고 교정기를 달라고 했다. 나는 무슨 교정기?라고 하자 테이블에 놓고 왔단다. 이런 오늘 아침에 새로 바꾼 교정기인데... 나는 교정기가 없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남편과 아이들에게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이야기를 하고 바로 독일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앉은자리에 갔더니 이미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나는 바로 내 앞에 젊은 여자 종업원에서 가서  독일어 현재 완료(Perfekt)를 쓰며 Jetzt(지금)를 강조하며 Ich habe mein Mann Zähne verloren.(이빨을 잃어버렸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동안 배웠던 현재 완료가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하려고 해도 도저히 교정기는 독일어로 기억이 안 났다. 그러자 Zähne?이라고 종업원이 이야기를 하자 나는 여자 종업원에게  Zähne을 뺐다 꼈다 하는 모양을 하자 옆에 있던 다른 여자 종업원이 교정을 한 자기 이빨을 보여주며 나에게 너 이거 말하는 거냐.라고 이야기를 해서 나는 그렇다. 남편 것은 하얀색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Das ist mir wichtig.(이건 나에게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꼭 찾아야 한다고 도와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아는 단어는 다 말했다.

  그러자 나와 여자 종업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독일 할아버지가 이 테이블은 젊은 남자 종업원이 정리를 했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고맙게도 남자 종업원의 생김새를 이야기해줘서 정리를 한 남자 종업원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정리를 한 남자 종업원이 왔고 여자 종업원이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하자 남자 종업원은 나에게 기다리라고 하더니 자기가 그릇을 정리한 곳으로 갔다. 나는 급한 마음에 따라갔다. 다행히 남편의 교정기는 아직 쓰레기통에 버려지지 않았다. 남편의 교정기는 접시 위에 휴지 위에 있었다. 드디어 남편의 교정기를 찾았다.

   나는 나를 도와준 여자 종업원과 남자 종업원, 그리고 누가 치웠는지 말해준 독일 할아버지에게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내가 교정기를 찾아 나오는데 모두 나를 쳐다보고 있는 거 같았다. 민망함과 창피함이 있었지만 그래도 교정기를 찾을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나는 세상 다 가진 표정으로 남편의 교정기를 들고 나왔다. 정말 뿌듯하고 나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남편에게 교정기가 깨끗하게 있었지만 집에 가서 소독하고 주겠다고 하고 통에 담았다.

  나는 아이들에게 교정 이빨이 도저히 기억이 안 나서  Zähne 만 이야기했다고 하니 둘째가 엄마 교정 이빨은 Zahnspange야 라는 것이다. 나는 미리 너희들에게 물어보고 들어갈 걸 그랬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어찌 되었던 교정기를 찾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나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내가 해결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내가 이렇게 독일어로 말을 빨리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사람이 급하면 그동안 무의식 중에 외웠던 문장들이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독일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한 번 더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날 남편의 교정기를 찾는데 도와준 종업원들과 독일인 할아버지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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