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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Aug 02. 2022

코코넛은 준비된 자만이 먹을 수 있다.

사전 지식이 중요하다.

  지난주 토요일 우리 동네 아시아마트에 코코넛을 팔고 있길래 아이들이 하나 먹고 싶다고 해서 구입을 했었다. 나는 코코팜 음료수는 먹어봤어도 코코넛은 먹어본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같은 과일이겠거니 생각하고 우선 시원하게 먹어보자고 집에 와서 냉장고에 넣어놨다.

  그리고 다음 날 저녁 나는 아이들에게 특별하게 음료수를 주고 싶어 코코넛을 꺼냈다. 그리고 그때서야 알았다. 코코넛은 쉽게 자를 수 없다는 것을...

  남편은 지하에서 톱을 갖고 왔고 우리는 톱으로 코코넛을 자르기 시작했다. 집에 톱이 있는 것도 이상한데 톱으로 코코넛을 자를 생각을 하더니...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기다.

  남편도 열심히 톱으로 코코넛을 자르다가 이건 아닌 거 같다.라고 이야기를 했고 옆에서 보고 있던 둘째는 코코넛 껍질이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더니 자기는 안 먹어야겠다며 바로 대답을 하고 큰 애에게 갔다. 그러면서 큰애에게 언니 부엌에서 지금 아빠가 톱으로 코코넛을 자르고 있는데 도저히 먹을 수가 없을 거 같다며 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었다.

  둘째의 말처럼 코코넛은 먹을 수 없었다. 톱으로 껍질을 자르는 순간 코코넛 안의 물은 나오고 껍질은 부엌 바닥에 다 떨어졌다. 난리도 아니었다.

  나는 남편에게 얼른 멈추라고 하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했다. 코코넛 구멍 3개 중 하나의 구멍을 뚫어 빨대를 꽂아서 먹는 거란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이렇게 껍질이 단단한데 집에 톱이 없는 경우 어떻게 먹으란 말인가.. 역시 사전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심지어 우리는 독일에 와서 빨대도 사지 않아 빨대도 집에 없었다. 코코넛을 먹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나는 아이들에게 앞으로 코코넛 맛의 음료가 먹고 싶을 때는 특별히 엄마가 한인마트에 가서 코코팜을 사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역시 코코넛은 먹을 준비가 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코코넛은 사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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