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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가면 쉬운 게 없다.

슈테텔미술관, S-Bahn, 감자튀김

by su

방학인데 평일에 집에만 있기가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내일은 S-Bahn을 타고 슈테텔미술관이나 갈까?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아이들은 당연히 좋다고 했다. 아이들이 나랑 가면 S-Bahn을 타고 나가야 하고 고생길이 훤한데 그래도 좋다고 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작년에 독일에 오고 10월에 슈테텔 미술관을 관람하러 갔었다. 그러나 그때는 독일의 코로나가 심해 백신을 맞거나 코로나 검사를 하고 들어가야 했는데 아이들은 나이가 안 되어 백신을 안 맞아 코로나 검사를 하고 들어가야만 했다. 그때만 해도 아이들은 코로나 검사를 하는 것이 무섭다고 해서 슈테텔미술관은 못 들어가고 마인강만 열심히 구경하고 왔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 검사 없이 미술관을 들어갈 수 있고 방학이라 시간도 있으니 미술관을 가기 딱이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은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갈 만한 거리이며 이미 몇 번 주말에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갔던 곳이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부근은 미술관을 비롯하여 박물관도 많아 S-Bahn을 타고 구경 가기가 좋다.

뭐든 일찍 나가는 게 좋기 때문에 아침 일찍 아이들을 깨워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각자 가방에 간식거리도 챙겼다.

두 딸과 나는 걸어서 전철역으로 갔다. S-Bahn표는 아이들이 직접 끊도록 했다. 우리가 도착한 höchst역에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까지 가는 S-Bahn시간표에는 한 번에 가는 차가 있었다. 아이들은 한 번에 가는 S-Bahn이 있냐고 물었고 나는 앱의 노선을 보여주며 그렇다며 엄마를 믿어보라고 했다.

오랫만에 만나는 S-Bahn . 우리 동네 역은 언제나 반갑다.

안내방송에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도착한다는 안내와 갈아탈 사람들은 갈아타라는 안내가 나왔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는 한번 슈테텔미술관을 와봤다고 쉽게 걸어갈 수 있었다.


드디어 아이들과 나는 슈테텔미술관에 도착했다. 미술관에 왔으니 기념사진 하나 남겨야 하니 사진을 찍고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12살이 안되어서 무료였고 어른인 나만 표를 끊으면 되었다. 지금은 여름 스페셜 기간이라 어른은 10유로만 끊으면 입장할 수 있었다.

슈테텔미술관은 프랑크푸르트 은행가인 슈테델의 헌금으로 설립된 미술관이다. 14세기부터 현대까지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회화를 광범위하게 수집, 총 2,700점의 회화를 비롯하여 600점의 조각, 드로잉과 판화 약 10만 점 등을 소장,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전시공간은 약 4,000㎡이고 도서관에는 10만여 권의 장서와 400종의 정기간행물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렘브란트, 모네, 르누아르, 뒤러 등 중세 독일·네덜란드 회화, 14~18세기 이탈리아 회화, 17세기의 거장, 낭만파와 나자레 파, 인상파, 표현주의파 등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네이버 지식에서 검색)

우리는 표를 들고 미술관 입구에 들어가려는데 지난번에 입장하려면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던 아저씨가 계셨다. 아이들이 나에게 조용히 저 아저씨 또 만나니 반갑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반가웠다.

우리는 미술관은 열심히 관람하며 돌아다녔다. 사진을 찍고 싶어 찍어도 되냐고 안내요원에 물어보니 후레시만 안 터지면 괜찮다고 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조용히 사진을 찍으며 봤다.

큰애가 둘째에게 기독교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큰 애는 커가며 성경 지식이 조금씩 생기면서 작품을 보며 이런 내용의 성경그림이라며 둘째에게 이야기해줬다.

아이들과 나는 사진을 찍으며 작품을 감상하며 천천히 둘러보았다.

나는 미술에 관심이 많다 보니 역사적인 그림들을 볼 수 있는 것에 대해 그냥 좋았다.


슈테텔미술관은 기존에 전시된 작품외에도 미술관 건물을 나와 왼쪽으로 걸어서 꺾으면 다른 작가들의의 작품의 특별전시회가 이루어지고 있는 건물이 나온다.

우리가 갔을 때는 독일계 스위스 화가 Ottlie W.Roederstein(1859-1937)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녀는 1900년경의 뛰어난 여성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그녀는 남성이 지배하는 미술계에서 확고히 자리를 잡았고 독일과 독일에서 열린 수많은 전시회에서 작품으로 인정을 받은 작가였다고 한다. 독일에 와서 처음 알게 된 미술작가였는데 작품이 예술적이었다.


아이들과 미술관 전시도 보고 나와 마인강을 조금 걷다가 둘째가 배가 고프다고 하길래 나는 역 부근의 식당가로 가자고 했다. 점심때라 사람이 많아 우리는 길거리에서 그냥 먹기로 했다. 우리는 감자튀김과 소시지를 선택했다. 다른 음식을 파는 노점도 많았지만 독일에 오고 우리 아이들은 늘 감자튀김이다. 우리 말고도 많은 직장인들이 근처 노점에서 음식을 사서 먹고 있었다. 독일음식점에서 먹어도 맛있지만 밖에서 서서 사람들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으며 먹는 것도 재밌고 음식도 맛있었다.

저 멀리 프랑크푸르트중앙역이 보인다.

전시도 즐겁게 관람했겠다 배도 부르겠다 하고 천천히 걸어서 역으로 갔다. 우리가 아침에 역에 도착했을 때 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겼다. 우리가 역에 도착했을 때 방금 höchst역으로 가는 S-Bahn이 출발했다. 핸드폰 지하철 앱에 우리 역으로 가는 S-Bahn이 없었다. höchst 역에서 안내리고 지나쳐서 가는 S-Bahn이 있고 höchst역을 가는 S-Bahn은 한 시간 뒤에나 있었다. 아이들과 사람 많은 곳에서 계속 있을 수도 없고 해서 나는 우선 아이들에게 höchst역의 전 전거장인 Nied역에서 내려서 höchs역을 가는 S-Bahn을 기다리자고 했다.

정말 S-Bahn을 타니 내가 내릴 역만 색깔이 없었다. 보통 안내판에 다 흰색으로 표시가 되는데 색이 없는 걸 보니 지나치는 거 같아 우리 옆에 앉은 독일 아저씨에가 이 S-Bahn은 höchst역에서 내리나요?라고 물었을 때 아마도 라고 이야기를 해서 여기 höchst에만 색깔이 없다. 하니 그럼 안내리는 거다. 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나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아이들과 나는 Nied역에서 내렸다.

Nied역에서 내려 höchst역으로 가는 S-Bahn을 한참을 기다렸다. 독일은 한국처럼 전철이 빨리 안온다. 한번 놓치면 2~30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우리 학원 친구도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승차시간에 맞춰 수업 10분전 나간다.

그렇게 한 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우리는 S-Bahn을 타고 höchst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날 아이들과 나는 미술관 전시를 보러 한 번 나갔다 왔는데 만오천보 이상을 걸었다. 다리는 아팠지만 아이들은 그래도 재밌었단다.

아이들은 오랫만에 S-Bahn을 타서 전경도 보고 거리에서 감자튀김도 먹고 엄마랑 걸으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슈테텔미술관에서 작년에 만난 표 받는 아저씨도 다시 봤다며 말이다.


슈테텔미술관을 다녀오며 작년에 독일에 처음오고 방문했을 때는 S-Bahn을 타는 거나 미술관 입장하는 거며 누군가에게 물어보는 것이 많이 어색하고 걱정도 많았었다. 그래도 독일에서 10개월 살았다고 이제 S-Bahn을 타는 거나 지도를 찾아 걸어다니는 것이 편해졌다.

엄마랑 나가면 차를 타고 가는 게 아니라 S-Bahn을 타고 가서 지도의 안내를 따라 목적지까지 또 걸어가야 도착하는 고생길인데 그래도 엄마랑 나가는 것이 좋다고 해주는 아이들이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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