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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Sep 05. 2022

팸플릿을 따라간 여행 1 :Stolberg Harz

Stolberg Harz 지역축제 

 남편이 받아 온 팸플릿

 

  지난주 남편이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팸플릿을 히나 받아왔다. 읽어보니 Stolberg 지역에서 축제를 한다는 팸플릿이었다. 팸플릿에는 정통 악기처럼 보이는 나팔 악기가 그려져 있었고 안의 내용물은 2019년까지 하고 코로나로 못하다 3년 만에 축제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남편은 평소에 항상 아이들에게 독일의 전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던 터라 독일 지역축제를 한다는 팸플릿을 보더니 여기는 꼭 가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팸플릿에 더 경험하고 싶으면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라고 안내가 나와 있어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토요일은 교회에서 악기 행사를 한다고 나와 있었다. 나는 남편에게 토요일 오후 5시 30분에 한다는 안내가 있는데 이것도 볼까 이야기를 하니 남편은 당연히 좋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토요일 출발을 했다. 




Stolberg Harz로 출발

 프랑크푸르트에서 스톨베르크까지는 차로 3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가깝지는 않은 거리다. 우리는 지역축제를 보기 위해 3시간을 달려야 했다. 우리는 아침 10시쯤 짐을 챙겨 스톨베르크까지 출발했다. 독일은 9월이 되면서 언제 여름이었냐는 듯 아침저녁으로 많이 선선해졌다. 옷도 가을 옷으로 입고 출발했다. 다행히 가는 길은 밀리지 않았다. 

 




중세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Stolberg Harz도착


  

  우리가 방문한 슈톨베르크는 중세 시대 지어진 목재 골조 주택과 중앙 광장인 마크트플라츠 주변의 좁은 자갈길로 유명한 산속 휴가지이다. 우리는 차를 타고 들어갔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차를 타고 들어가니 골목은 다 옛날 돌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으며 집들도 오래전에 지은 집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살고 있었다. 동네를 들어서면 내가 중세도시로 시간여행을 하는 거 같았다. 정말 너무 예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심지어 우리가 차를 주차하고 시내를 돌아도 독일인밖에 없었다. 우리 동네는 독일인도 있지만 터키, 이란, 이라크 등에 온 이민자가 많은 동네라 이렇게 독일인만 있는 곳은 처음이었다. 아시아인은 우리 가족밖에 없었다. 아직 체크인 시간이 안 되어 마을을 돌며 구경을 하다 밥을 먹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동네의 분위기를 구경하고 너무 배가 고파 독일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점심식사

  요즘은 식당에서 주문을 할 때 내가 한다. 평서문과 주문하는 게 그래도 제일 편하다. 독일어 단어를 외우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음식 단어가 많아 남편과 아이들에게 이 음식은 이런 거 같다고 설명을 해준다. 독일어는 합성 단어가 많아 단어를 조합하면 쉽게 설명을 해줄 수 있다. 뭐 틀리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맛있게 먹으면 된다. 

  우리는 배가 고팠는지 열심히 먹었다. 이 음식점에는 아쉽게도 스파게티는 없었다. 

  우리 가족은 밖에 자리를 잡아먹고 있는데 오토바이 부대들이 계속 지나갔다. 그리고 한 오토바이 부대가 내렸는데 이번에 독일 할아버지 오토바이 부대였다. 오토바이에서 멋지게 가죽재킷을 벗고 헬멧을 벗고 식당으로 들어가셨다.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취미활동을 할 수 있을 수 있으면 멋진 인생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다 먹을 때쯤 5시 30분에 행사가 있는 교회가 어디 있는지 몰라 점원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나는 직원에게 오늘 5시 30분에 교회에서 행사가 있는데 참여하고 싶다. 나는 이걸 보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는 둥 이야기를 하니 친절하게 나에게 교회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동네가 작다 보니 바로 십자가가 보이는 곳이 교회였다. 



드디어 나의 실력을 발휘할 때가 되었다 : 독일 지역 호텔


  우리가 간 스톨베르크는 독일에서도 작은 시내였다. 그러다 보니 호텔도 호텔 사이트에서 예약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사이트에 들어가서 해야 했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호텔로 향했다. 남편이 여기는 독일어 사용만 가능하니 나보고 예약이 되었는지 등등 물어보라고 했다. 이런... 그래도 남편이 영어를 잘해서 항상 독일어가 부족할 때 나를 도와줬는데 은근 남편의 말이 더 떨렸다. 하지만 난 A2.2이다.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사실 여긴 산속이고 심지어 와이파이도 잘 안 터져 나의 유일한 희망인 번역기도 작동을 안 했다. 나는 그동안 배운 독일어를 조합해서 말을 해야 했다. 정말 열심히 머리로 생각을 했다. )  

  나는 체크인 시간이 되어 자신 있게 인사를 하고 남편의 이름을 대며 예약을 했다고, 남편의 이름을 독일어 스펠링으로 대며 마치 독일어를 잘하는 사람처럼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4명이고 제일 중요한 아침밥은 주는지 등등 이야기를 하고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남편에게 한국어로 통역을 해줬다. 

  호텔 직원이 우리가 예약한 방을 알려주는데 이 건물이 아니라 나가서 있다고 했다. 근데 아무리 나가도 방이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 들은 건 맞는데 도대체 어디인지 몰라 나는 구겨진 자존심으로 도저히 어딘지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하자 직접 나와 나에게 방을 알려줬다. 남편도 아이도 여기가 호텔인지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심지어 키로 열어야 하는 호텔이었다. 텔레비전도 옛날 텔레비전이 있었다. 그래도 호텔 직원들을 참 친절했다. 


            


바닥에 악기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바닥에 내일 있을 행사를 위한 악기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 길을 따라가다면 예쁜 카페들이 나온다. 




130년 된 Friwi Konditorei und Café

  우리가 들어간 Friwi Konditorei und Café 는 15세기의 유서 깊은 골조 집에 있는 카페였다. 이 카페는 130년 된 카페로 장식품도 고전적이고 너무 예뻤다. 사람들도 많았다. 직접 전통적인 조리법에 따라 집에서 구운 케이크가 있었으며 정말 맛있었다. 아이스크림도 직접 만들어서 파는데 딸기를 좋아하는 큰 애는 딸기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FEIERLICHE HUBERTUS MESSE (휴버트 우스 미사) : Kulturkirche St. Martini

  우리는 Friwi Konditorei und Café에서 맛있게 커피와 케이크, 아이스크림을 먹고 우리는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회가 있다는 Kulturkirche St. Martini교회로 향했다. 정통 악기를 입은 멋진 단원들이 문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였다. 동양인, 아니 외국인이 아무도 없는 이곳에 우리는 당당히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나 성스럽고 멋진 시골교회 느낌이었다.

  드디어 5시 30분,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예배가 시작되었다. 언어만 다를 뿐 한국에서 드리던 예배와 같은 방식으로, 아니 똑같이 예배를 드렸다. 말씀이 독일어라는 점을 빼고 다 똑같다. 심지어 찬송도 똑같고 장로님으로 보이는 분이 기도가 매우 긴 것도 똑같으며, 목사님 말씀을 듣는 동안 애들은 떠들고 부모들은 말리는 모습, 곳곳에 핸드폰 울리는 소리, 말씀이 길어지며 한두 명씩 조는 거 까지 똑같았다. 사람들은 다 동영상을 찍었고 유튜브 채널에도 나오는 곳이라 영상 전문가가 영상을 찍었다. 아마 우리 중간에 우리 얼굴이 나올 수도 있을 거 같았다. 

  나는 중간중간 하늘, 하나님, 축복 등등 아는 단어는 나왔지만 통문장으로 도저히 어떤 말씀을 하신지 모르겠다. 그러나 말씀이 끝나고 축복기도도 받았다.

  우리는 이제 음악회가 시작하겠지?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모든 예배가 끝났다.  음악회는 예배 중 찬송 시간에 반주와 예배 시작을 알리는 간주 음악이 다였다. 너무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이걸 보기 위해 3시간을 달려온 것에 비해 큰 감명은 못 받았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독일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것과 전통악기와 함께 찬송을 독일 사람들은 독일어로 나는 한국어로 아주 작게 부른 것에 만족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매력적인 마을 Stolberg, Harz 

  독일은 옛날 그대로의 집에 살면서 안의 실내디자인만 변경을 한다. 특히 이 마을은 굉장히 오래 된 집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관리를 너무 잘했다. 창문 밖에 꽃들을 가꾸며 내가 여기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는 거 같았다. 오래된 건축물도 페인트로 잘 가꾸고 살고 있으니 하나의 문화유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 했다. 

  이 동네는 처음이었지만 마녀 조각이며 인형들이 곳곳에 있었다. 왜 마녀가 많은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조용하고 깨끗한 공기를 가진 마을 Stolberg, Harz 

  예쁜 집들을 따라가다 보면 아주 고요한 산책길이 나오고 산책길을 지나면 아름다운 호수가 나온다. 독일에 오고 느낀 점은 정말 공기가 맑다는 것이다. 이 호수에 계단이 있는 걸로 보아 수영장을 만들었던 거 같다. 아이들은 돌멩이를 주워서 던져도 보고 도토리도 찾아보고 맑은 공기도 마셔보고 신나게 놀았다. 



이미 축제는 시작되었다. 

  우리가 다시 호텔 근처로 내려오니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입구에 있는 경호원 같은 분들에게 들어가도 되냐고 하니 들어가도 된다고 했다. 음식을 먹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 보고 춰보라고 하니 절대 안 추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독일 어린아이들은 나와서 노래에 맞춰 열심히 춤을 추고 있었다. 교회에서 만났던 분들을 다 여기서 만났다. 마치 오래된 사람을 만난 거처럼 반가웠다. 




호텔 식당에서 저녁식사 
누구의 생일인지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우리도 같이 불렀다.

  점심을 먹고 간식까지 먹었는데 이날 우리는 열심히 걷다 보니 만보를 훨씬 넘게 걸었었다.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해서 호텔에 같이 있는 식당으로 갔다. 우리가 주문을 할 때는 어둑어둑하지 않았는데 주문하고 40분이 지나서 음식이 나오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8시 30분밖에 안 되었는데 이젠 독일에 가을이 와서 금세 해가 진다. 특히 여기는 산속에 위치한 마을이다 보니 더 해가 빨리지는 거 같았다. 

  이날 저녁을 먹고 우리는 호텔에 있는 수영장이 10시까지 운영한다고 한다고 수영을 1시간만 하기로 했다. 나는 이번엔 남편과 아이들을 먼저 숙소에 가서 수영복을 입고 있으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호텔 지원에게 가서 수영장을 어떻게 가는지 미리 상세하게 묻고 가는 방법을 터득한 이후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수영장으로 이동했다. 이번엔 실수 없이 한 번에 갔다. 

  우리는 수영까지 마무리하고 얼른 씻고 잠을 청했다. 내일 이 도시에 있을 축제가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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