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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Sep 05. 2022

팸플릿을 따라간 여행 2:Stolberg의 작은 이야기

작은 독일 마을의 지역주민이 하나되는 축제


시작된 마을 축제의 날

 Stolberg/Harz의 아침이 매우 고요했다. 도시가 산 속에 있어서 그런지 9시가 되어도 조용해서 오늘 과연 축제가 열리나 의심이 될 정도였다.


호텔에서 아침식사

  우리가 묵은 기존에 가던 호텔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호텔이었다. 아침 식사를 할 때 이름을 체크하는 사람이 없었다. 비어있는 자리에 앉으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예약한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직원이 적은 소규모 호텔이다 보니 이름표를 중간에 두고 먹으면 계산을 하고 안 먹으면 계산을 안 하는 거 같았다. 우리는 우리 이름이 적힌 장소로 가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커피도 미리 주전자에 들어있었다.



  Niedergasse를 통해 시장으로 가는 팡파르 행렬과 함께 호른 연주자들

  아침 식사를 하고 나오니 9시 40분쯤 되었다. 호텔은 10시 30분이 체크아웃이었다. 조금 시간이 있어 잠시 걸을까 했는데 멀리서 음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팡파르 행렬과 호른 연주자들이 오고 있었다. 구경하는 사람들은 동영상 버튼을 다 누르고 이 지역 방송사에서 나와 취재도 하고 있었다. 너무 멋있었다. 연주자들의 자부심이 느껴졌으며 아주 젊은 사람들부터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연주자였다. 나이가 드신 분들이 연주를 하니 더 멋있어 보였다.

  시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연주자들고 같이 걸어오다 여기서 아시아인은 우리 밖에 없으니 우리에게 직접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줬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시장님한테 나는 한국에서 왔다고 말을 하고 싶었고 이 도시가 예쁘다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연주자들은 악기를 들고 늘름한 모습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10시가 되자 이 지역 유명인사분들의 인사말과 공연이 시작되었다.  얼른 우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Stolberg/Harz의 시장에서 Stolberger Historchen의 축제 환영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공연이 시작되고 시장으로 보이는 분, 어제 교회에서 기도를 하신 교회 관계자분 등등이 인사말을 하기 시작했다. 1925년이란 말이 나오고 사람들이 영상을 많이 찍으니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는 거 까지는 알아들었다. 그 이후는 사회자의 말이 너무 빨라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알아듣는 척을 하며 공연이 마치면 박수도 크게 치고 환호도 했다.

  공연을 보고 체크아웃을 하러 호텔로 갔다. 호텔 직원에게 축제가 언제 끝나냐고 묻자 6시까지 한다면서 아이들 얼굴에 그림 그리기, 먹을 것 등 많다며 즐거운 시간이 되라고 인사를 해줬다. 나는 이 호텔이 예쁘다 라는 인사말을 하고 나왔다. 나는 호텔이 별관에 묵어서 와이파이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덕분에 오랜만에 핸드폰에서 자유로워졌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체험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실은 후 우리는 호텔 밖을 걸어 다녔다. 음악 소리도 들리고 독일 사람들은 소시지와 빵을 먹고 돌아다녔다. 독일은 축제를 하면 늘 소시지가 빠지지 않는다.

  체험을 하는 곳이 있어 나는 우리 아이들이 체험을 참여하고 싶다고 하고 얼마냐고 물으니 공짜란다. 아이들은 배지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자리에 앉아 배지를 만들었다. 그 옆에서는 바구니를 만들고 있어서 나도 참여하고 싶다고 하니 괜찮다며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잠깐 쉬고 있는 남편에게 얼른 오라고 했다. 그리고 남편의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남편은 자리에 앉아 한참을 만들었다. 나는 둘째가 만들다 어렵다고 해서 바통을 이어 만들기 시작했다. 예전에 직장에서 문화연수로 바구니를 한 번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잘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잘 못 만들었다. 계속 만들기 선생님한테 물어보며 도움을 요청하다 나는 여기까지만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너무 못 만들었다. 라고 이야기를 하자 그 선생님이 잘 못 만드는 부분을 뒤로 두고 안 보이게 두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선생님과 나는 한참 웃었다.

  남편과 내가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어제 기도를 하신 교회 관계자 분이 오시더니 손으로 만드는 거라면서 멋지다고 엄지 척을 하고 가셨다.

  그렇게 아이들은 뱃지와 팔찌까지 완성하고 남편과 나는 바구니를 완성하고 나니 여기서 1시간을 넘게 있었다. 팔찌도 실을 일일이 따서 만드는 거라 꽤 힘들어 보였다. 힘든 만큼 완성이 되니 예뻤다.

  나는 친절한 선생님들에게 당신은 정말 친절하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왔다.



구경거리

  독일 사람들은 집에서 만든 작품들을 갖고 와서 팔기도 했다. 여기 말고도 다른 곳에서는 꿀도 팔고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찍지는 못했다.



지역미인과 사진촬영

  체험을 하고 나오니 이 지역 미인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계셨다. 나는 가서 정중히 같이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라고 묻자 상냥한 목소리로 괜찮다고 했다. 우리 말고도 많은 독일인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Stolberg Harz 곳곳에는 마녀인형도 파는데 우리도 하나 샀다. 무서운 마녀인형도 있고 안 무서운 마녀인형도 팔았는데 우리는 조금 무서운 마녀인형을 하나 샀다. 내가 살면서 마녀 인형을 살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나중에 독일어가 능숙해지면 독일인에게 물어보고 싶다. Stolberg Harz가 마녀인형이 이렇게 많은지 말이다.


  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마차가 사람들을 태우고 시내를 구경시키고 있었다. 돌바닥이어서 그런지 발발굽 소리가 더 경쾌하게 들렸다.



아름다운 중세의 독일을 마음에 담고 Stolberg Harz와 인사했다.

  Stolberg Harz를 다녀오며 독일의 중세시대를 살다 온 느낌이었다. 축제가 생각했던 거처첨 크지는 않았지만 소도시의 독일의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옛날 집을 그대로 유지하며 도시를 가꾸고 살고 있는 Stolberg Harz가 한동안 기억에 남을 거 같다.

  독일의 유명하고 큰 관광지를 구경하는 것도 좋았지만 한국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을 소도시를 다녀보며 독일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알차고 즐거운 여행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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