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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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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Sep 13. 2022

나는 용기를 내어 독일교회를 처음 다녀왔다.

조용한 독일의 일요일 
상점도 문을 닫았다. 동네가 고요하다.

  독일의 일요일 아침은 정말 고요하다. 특히 일찍 밖을 나오면 더 고요한 일요일 아침을 느낄 수 있다. 마트도 문을 안 열고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역 주변의 몇몇 상점만 문을 열기 때문에 동네가 더 고요하게 느껴진다.  

  고요한 동네에 시간에 맞춰 교회의 종소리가 울린다. 종소리가 생각보다 커서 우리 집에서 늘 선명하게 들린다. 



 교회의 종소리


  나는 독일 교회의 종소리를 들으면 항상 교회를 나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늘 했었다. 나는 열심히 믿음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늘 부족하다. 

  독일에 와서 나는 가족과 함께 계속 한국에서 다니던 교회의 온라인 예배를 드렸었다. 물론 실시간은 아니었다. 한국과 독일의 시차가 있으니 다를 수밖에 없다. 

  벌써 독일에 온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언제까지 온라인 예배만 드릴 수는 없을 거 같았다. 그래서 나는 어제 새벽에 일어나서 우리 지역의 독일 교회를 열심히 찾았다. 교회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교회의 역사, 교단 등을 보고 내가 예배를 드릴 교회를 찾았다. 그리고 남편과 아이들을 깨워 오늘 한 번 독일 교회를 다녀와보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지난번 스톨베르크에 우연히 간 교회에서 목사님 말씀을 다 못 알아들었다. 근데 한 번 독일 교회에서 예배를 드려보니 다시 한번 독일 교회를 가도 좋을 거 같았다. 

  새벽에 일어나 청소와 밥을 다 해놓고 9시 30분 예배를 가기 위해 준비를 했다. 우리 집에서 30분이 넘게 걸리는 거리라 일찍 갈 요량으로 8시 40분에는 나가야 할 거 같았다. 

  나는 아이들에게 이번 주에 엄마가 한 번 독일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다음 주에 같이 하자고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알았다고 했다. 

  사실 나도 독일어 초보 실력이라 좀 걱정이 되었지만 용기를 내어봤다. 




독일 교회에서 처음 예배를 드렸다. 

  내가 찾은 교회는 140년 된 지역교회였다. 외관은 정말 예뻤으며 교회 안도 스테인드글라스로 창문이 되어 있었다. 9시 20분부터 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독일 교회를 걸어가는데 종소리가 들리니 좋았다. 

  교회에 가서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성도들이 많이 없었다. 예배석 마다 독일어 성경책이 있어 성경책을 폈다. 혹시 찬송가를 못 알아들을 수 있으니 독일 할머니의 대각선으로 앉았다. 다행히 독일어 숫자는 그래도 알아듣는다. 예배가 시작되고 목사님이 나오셔서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하셨다. 물론 다 못 알아듣지만 그냥 좋았던 거 같다. 중간중간 알아듣는 단어도 있었고 단어만 알아들으니 조합이 안 될 때도 있었다. 이렇게 귀를 쫑긋 세우고 말씀을 듣기는 처음이다. 

  독일어로 주기도문 송을 자주 들었던 터라 주기도문은 익숙했다. 예배 끝에 목사님이 성도에게 주는 축복기도 까지 받고 나왔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목사님이 다음 주에 다시 보기를 원한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나는 알았다고 대답을 하고  저는 한국에서 왔다고 이야기를 하고 여기서 산 지 1년이 되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집으로 오면서 내가 좋아하는 독일 찬송가 작곡가인 Siegfried Fietz가 아들과 부른 주기도문 노래를 들으며 왔다. 너무 좋았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매주 독일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며  독일어 성경과 찬송가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해봐야 겠다. 그리고 다음주에는 교회 성도들에게 먼저 인사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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