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 그림 그리는 것과 만들기를 정말 좋아했다. 물론 지금도 좋아한다. 지금은 다른 전공을 했지만 한 때는 너무나도 미술을 전공하고 싶어했다. 미술을 전공하지 못했지만 나는 늘 아이들 덕분에 미술을 전공한 엄마처럼 살고 있다.
엄마, 그림을 그려줘
어릴 적 둘째가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었다. 그때 나름 최대한 비슷하게 그림을 그려줬었다. 대단한 실력은 아니었지만 둘째 눈에 비슷했는지 그때부터 공주그림을 갖고 오더니 그려달라고 해서 열심히 공주들을 그려줬었다.
그러다 지난 번 둘째는 학교에서 빌려온 책을 보여주더니 이 발레리나를 엄마가 그려주면 좋겠다고 했다. 발레리나 그림은 없단다. 엄마가 발레리라를 어떻게 그려? 자신이 없다.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둘째는 그때부터 자기는 엄마를 믿는다며 그동안 엄마의 그림실력으로 이 그림은 그릴 수 있단다. 나는 알았다며 아이들이 공부하는 옆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드레스를 그리는 건 괜찮지만 다리가 나오는 건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이런 부탁이 나쁘지는 않다. 나도 안되는 그림을 그리며 내 나름 열심히 힐링을 하고 있다.
한 날 둘째가 집에 있는 공주 인형 가방이 하나 필요한데 종이로 둘째가 만들었다가 찢어지고 지속적이지 못해 가방을 한 번 만들어볼까 하고 집에 있던 부직포로 재단을 해봤다. 차마 등으로 매는 가방은 안 될 거 같아 둘째에게 엄마가 공주 들도 한쪽 가방을 메고 다니는 걸 본 적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가방을 만들었었다. 만들면서 왜 이걸 해준다고 했을까 싶었지만 손바느질로 만들어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방이 완성되었다.
나는 한동안 부직포로 모든지 만들었다.
돌아보면 나는 한 때 큰 애를 낳고부직포로 장난감과 가방, 필통, 종이돈 등을 손바느질로 해서 만들어줬었다. 무슨 열정이었는지 모르지만 첫 애를 낳고 모든지 만들어주고 싶었던 거 같다.
한 살짜리가 무슨 기억이 나겠냐마는 나는 아이가 태어난던 해 크리스마스 카드도 부직포로 만들었었다. 만들고 편지까지 읽어주며 큰 애가 웃는 모습에 정말 행복해 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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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진심
아이들을 위해 그려주는 그림이나 만들기를 할 때 굳이 엄마가 미술 전공자가 아니어도 된다. 아이들을 위해 비슷하게라도 그리거나 만들어주면서 엄마의 진심과 사랑이 듬뿍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