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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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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Oct 20. 2022

해외에선 주눅 들 필요가 없다.  

나는 이 날 독일에 와서 200유로를 처음 봤다.

   독일 마트 계산대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독일 마트에서는 10유로 이상을 사면 마트에서 200유로까지 인출을 할 수 있다. 대부분 은행들이 멀리 있기 때문에 은행을 가지 않아도 마트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으니 독일 사람들도 많이 이용한다.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할 때 돈을 인출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면 점원이 얼마?라고 물어보고 내가 원하는 금액을 이야기하면 된다. 독일은 카드도 사용을 하지만 현금만 사용되는 곳이 많아 한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현금을 자주 사용한다. 



사람이 못 알아들을 수 있죠. 

  나는 어제 현금을 인출한 지 오래되어 어제 마트에서 물건을 하고 현금을 인출하고 싶다고 했다. 내가 자주 가는 마트에는 계산하는 점원이 바뀌는데 어제는 조금 불친절한 점원이 계산을 하고 있었다. 

  나는 계산을 하고 한 번에 현금을 최대한 뽑아놓기 위해 200유로라고 이야기를 했다. 뭐라고 하는 거 같았는데 잘 못 알아들었는데 끝에는 200유로 맞지?라고 해서 그렇다고 하니 나에게 200유로 한 장 짜리 돈을 줬다. 나는 독일에 와서 100유로는 봤지만 200유로는 처음 봤다. 나는 돈을 받아 들고 너무 크다. 나눠서 받고 싶다고 했지만 점원이 나에게 내가 너에게 미리 말했다며 지금 현금이 없고 200유로짜리 하나만 있다며 짜증을 냈다. 나는 더 말하고 싶었지만 뒤에 사람들도 많았고 알았다고 하고 사용하기 너무나 큰 200유로짜리 지폐를 받아 들고 왔다. 그리고 지금 이 마트에서 스티커 포인트를 모으는 기간이라 스티커 포인트를 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포인트는 받아왔다. 이 와중에 포인트를 받아오다니... 나도 참 웃기다. 

  집으로 오면서 독일어를 못 알아들은 나에 대한 한심함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집에 도착해서 사 온 물건들을 정리하며 그 점원이 200유로 한 장 짜리라고 이야기를 한 건가? 몇 번을 되새기며 뭐라고 한 거지? 라며 생각을 했다. 왜 난 못 알아들었을까? 하는 생각과 더 생각했다간 우울해질 거 같아 안 될 거 같았다.


주눅 들 필요 없다. 


  나는 결국 결론을 내렸다. 더 이상 주눅 들 필요 없다. 주눅이 들면 나만 손해다. 이번 기회에 200유로짜리 한 장짜리도 있다는 것도 알았고 이젠 이렇게 큰 금액은 마트서 달라고 하지 말아야겠다. 등등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앞으로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계속 연습을 하면 된다. 그 사람이 나에게 짜증 섞인 말을 하면 당당한 목소리로 내가 못 알아들었다. 알았다.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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