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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Oct 24. 2021

독일학교 엄마 적응기

스쿨버스와 바이올린

독일 아침 8시. 아직은 걸어 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면서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하나둘 씩 생기기 시작했다.  월요일부터 스쿨버스 차량이 일찍 와서 갸우뚱거렸는데 화요일도 아이들이 일찍 왔다. 첫째는 5학년이라 방과 후 수업이 의무라 듣고 와야 하는데 왜 빨리 오나 싶고,  둘째도 첫째랑 차량을 같이 타야 하니 방과 후도 신청할 겸 직접 학교로 방문을 시도했다. 사실 전화로 하면 일이 잘 해결되지 않을 거 같아 직접 방문을 선택했다. 월요일에 유니폼 사러 간 이후 이제 입구에서 독일어로 이야기하고 들어가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고 나는 지하철을 타고 학교로 출발했다.

  처음엔 지하철역이 멀게만 느껴졌는데 이젠 정말 빠른 걸음으로 10분도 안 찍는다. 옆에서 보면 뒤로 가방 멘 아시안인이 정말 빨리 걷는다고 이야기할 거 같다. 이럴 땐 잘 못 알아 드는 게 다행이다. 나는 사실 독일 와서 나처럼 빨리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



  학교에 도착해서 방과 후 선생님을 만나고 나니 스쿨버스 회사랑 하교시간이 착오가 있어 스쿨버스 회사랑 이야기를 해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 아시아인들은 이름 발음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메일로 보내고 전화를 하는 게 낫다고 했다.  아... 남편은 너무 바쁘니 이런 모든 일은 내가 해야 한다. 다행히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이메일을 작성하고 대망의 전화가 남았다. 미리 할 말을 써놓고 그걸 읽는 방법을 선택했다. 사실 처음에 아주 상냥하게 인사하고 독일어를 못한다고 미리 이야기를 하면 천천히 이야기를 해준다. 다행히 나의 이 방법이 통해 겨우 스쿨버스 회사랑 아이들 픽업하는 시간이 변경할 수 있었다. 정말 뿌듯함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게 커피 한 잔을 하고 있는데 수업이 끝난 첫째가 전화가 왔다. 다급한 목소리로 큰 딸은

첫째는 자신의 바이올린이 생겼다고 좋아했다. 자기가 파란색을 좋아하는데 케이스가 파란색이라 더 좋다고 했다.

  "엄마. 오늘 음악수업을 했는데 나 바이올린반이래. 다음 주 화요일에는 바이올린을 가져가야 해"라고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5학년 음악수업에 성악반을 신청했다. 악기 사는 것도 부담되고 사실 우리 큰 딸은 음악에는 그렇게 소질이 있지 않은 편이다. 오히려 만들기나 그리기를 좋아하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었다. 이어서 딸은 "엄마. 다 우리 같은 생각이었나 봐. 성악반은 꽉 차서 바이올린만 남아서 사야 하는데 나 사줄 거지?"라고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학기 중간에 들어가서 반을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 성악반은 꽉 차 있는 상태라 악기를 사야 하는 반만 남았다며 같은 바이올린반 친구가 인터넷이 싸다며 사이트를 알려주었단다. 그러나 찾아보니 11월이나 오는 걸로 되어 있어 매장으로 가기로 했다. 생각지도 않게 바이올린을 사게 되었다. 더 웃긴 건 첫째가 꼭 사주기를 희망한다며 한국 학교에서 잠깐 배웠다며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며 강력하게 어필을 하는 게 아닌가. 피아노랑 다르다며 바이올린을 사달라고 해서 걱정하지 말라고 토요일 매장 가서 사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다행히 찾아보니 차로 15분 정도 가면 바이올린 매장이 있었다.



   우리는 매장에 가서 바이올린을 샀다. 생각보다 첫째가 굉장히 좋아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둘째가 자기도 악기를 하나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사실 둘째는 음악을 너무 좋아한다. 피아노도 잘 치는 편이다. 한국 짐에 피아노가 오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칠 수 있다고 설득해도 너무 늦게 온다며 까먹을 거 같다며 혼자 슬피 흐느끼고 있었다. 겨우 달래며 집으로 왔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하나씩 해결해줘야 하는 일들이 생겨 외국생활이 처음인 나도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 하루 종일 외국 친구들과 어울리며 생활해야 하는 두 딸이 잘 적응을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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