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일에 와서 나는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자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는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고 소심한 성격이다. 근데 살아보니 고민한다고 다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독일에서는 우리 가족만 있기 때문에 모두가 건강하고 저녁에 같이 모여 그날의 있었던 일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사실 한국에서 주말부부를 7년 했기 때문에 평일날 가족이 함께 있는 일상을 많이 느끼지 못했다.
독일로 올 때 나는 우선 독일에서 나의 자기 계발과 함께 남편과 두 아이를 잘 케어하자였다. 사실 남편은 어른이니 사실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 두 아이는 나와 남편이 보호자이기 때문에 우리 부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내가 직장을 나가면 어머님 아버님이 옆에서 두 아이를 잘 돌봐주셨다. 아이들이 학교 갔다 오면 간식도 챙겨주시고 학원도 보내주시고 여기선 그런 역할들을 다 내가 하고 있다. 지금은 그렇게 챙기고 하는 일상들이 행복할 따름이다.
나는 아침에 아이들에게 뭐가 먹고 싶은지 항상 물어본다. 그럼 아이들이 뭐가 먹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다. 다 들리는데도 둘째는 큰 애에게 언니는 뭐 먹고 싶어?라고 물어보고 둘이 이야기를 해준다.
내가 독일에 와서 오븐 요리를 많이 해주다 보니 아이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유튜브에 나오는 요리 전문가들이 하는 요리는 영상에서 뚝딱 되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나 같은 경우는 그나마 한식이 강한 편인데 여기서는 독일식도 하고 있으니 유튜브로 음식 공부를 하고 있다. 사실 독일어 공부한다고 유튜브 틀면서 자꾸 다른 영상을 보게 되는데 음식 만들기 영상으로 항상 눈이 간다. 정말 세상에 요리 금손들이 많았다.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둘째가 오늘은 회오리 핫도그를 먹고 싶다고 했다. 나는 나무 꼬지가 없어서 안된다고 했는데 금세 발견하고 여기 있다며 6개는 가능할 거 같다고 했다. 나눗셈을 하더니 금세 나눈다. 나는 알았다고 하고 학교로 보냈다. 아이들은 "예~~~" 하며 좋아하며 나갔다. 독일 소시지가 짠 것들이 많아 잘 골라야 하는데 한국 소시지 외 비슷한 맛의 안 짠 소시지까지 발견해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 된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는 한국산 나무젓가락 3개가 있어 6개의 회오리 소시지를 만들 수가 있었다.
칼로 30도를 자르라는데 나는 처음 소시지를 자르는 거라 30도가 안되었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소시지 틈에 끼우면서 드는 생각은 이런 건 사 먹는 게 더 맛있는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먹고 싶은 걸 듣고 음식을 만드니 음식에 대한 연구도 하게 되는 거 같다. 우리가 처음에 사회에 나가면 일을 배우고 어리숙하지만 연차가 늘수록 업무 속도가 빨라지듯이 엄마의 역할도 점점 연차에 따라 전문가가 되면서 책임지고 할 일들이 많아지는 거 같다. 오늘은 밀가루 반죽을 한 겸 식빵도 만들었다. 아이들 덕분에 제빵 독일어는 많이 공부했다.
이젠 식빵 반죽은 잘할 수 있다. 식빵 흉내는 내고 있다. 이건 아이들보다 내가 좋아한다.
몇 년 전에 어떤 강사님 연수를 들으러 갔는데 엄마는 집안의 해라고 이야기를 하셨다. 아이들은 엄마의 기분에 따라 그날 기분이 정해진다고 했다. 물론 다 맞는 말이 아닐 수 있지만, 엄마의 역할을 너무 강요한다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 연수를 들으며 그때 내가 느낀 감정은 그럴 수도 있겠구나 였다. 우리 아이들을 보면 나의 기분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 거 같다. 내가 슬퍼하면 왜 그런지 물어보고 위로해주고.. 엄마가 항상 밝을 수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일 필요는 있겠다 싶었다.
독일에 와서 오븐 요리가 처음에는 서툴었는데 지금은 꽤 많이 해내고 있다. 완벽한 엄마일 수는 없지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엄마, 사랑이 많은 엄마이고는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