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 Nov 09. 2022

"하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포기는 배추 셀 때만 하는 말하는 것이다.

나는 처음으로 독일어 학원에서 박수와 칭찬을 받았다.



  나는 독일어 발음이 다른 외국인 친구들보다 유창하게 하거나 독일어  발음을 막 굴려서 말하지 못한다. 독일어 선생님 수업 내용은 이해를 하고 문법은 이제 기초는 어느 정도 다 아는 거 같다. 그러나 워낙 독일어는 격마다 동사변화가 많아 주격마다 동사가 변화가 되어 바로바로 말이 잘 안 나오는 단계이지만 노력 중이다. 아는 만큼 들린다고 하니 나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내가 이번 주 월요일 독일어 학원에서 박수와 칭찬을 들었다. 자기소개를 하는 것을 시험을 보는 데 안 보고 선생님과 10분 넘게 이야기를 하는 거였다. 이미 지난주 화요일에 5명 외국인 친구가 했고 이번 주 월요일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누가 할까?라고 이야기를 하자마자 나는 당당히 손을 들었다. 이제 나는 자기소개는 자신이 있다. 자기 소개하는 거만큼은 과거형과 현재형을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한다.

  나는 선생님과 마주 앉아 선생님의 눈을 보고 나의 소개를 시작했다.  나의 이름, 출생지, 출생지가 어떤 곳인지, 독일엔 언제 왔는지. 지금 내가 사는 동네의 분위기, 나의 가족 소개, 가족은 어떤 사람들인지, 사용하는 언어, 내가 갖고 있었던 직업 등등을 이야기를 했다. 말을 할 때 독일어 선생님이다 보니 문법을 신경 써서 잘 이야기를 해야 한다. 다행히 여기까지는 잘 말했다. 전치사까지 잘 말해 선생님이 흡족해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다음이 선생님이 질문이 들어온다. 선생님은 한국에서 가졌던 직업에 대해 설명을 하는 거였다.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들어갔다. 그리고 자유시간엔 무엇을 하는지 더 질문이 들어와서 가족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 끝나고 자리에 오니 15분이나 시간이 지나 있었다. 선생님이 잘했다며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며 박수를 쳐주자고 했다. 사실 눈물이 날 거 같았다. 나는 다른 외국인 친구들처럼 말이 바로 안 나와서 스트레스를 받고 위축도 많이 되었었다. 독일어는 점점 어려워지고 읽어야 할 지문도 길어지고 자격증 시험을 봐야 하나 고민이 되는 시점이었다. 이런 시기에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날아갈 거 같았다. 그리고 수업을 마치고 나가는데 선생님이 한 번도 내 이름을 부르며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아마 내가 수업시간에 다른 친구들처럼 질문을 많이 하고 의견을 표명하는 학생은 아니어서 더 그랬을 수 있다. 집에 와서 애들에게 얼마나 자랑을 했는지 모른다. 엄마도 못하지만 처음으로 박수를 받았다며 너희들도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나의 발음을 교정해주는 친절한 버스기사님

 

  아침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려면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이 기사님은 내가 독일어를 배운다는 사실을 아신 이후 나에게 독일어로 항상 말을 걸어주신다. 그리고 친절하게 발음도 교정해주신다. 사실 독일인들과 대화를 할 시간이 학원에서 만나는 선생님 외에는 없다 보니 나에게는 소중한 기회이다. 그래서 항상 아침에 만나면 나는 뭔가 말을 해야만 할 거만 같다.

  지난번에는 나의 발음을 교정해주시면서 다음날에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시길래 나는 항상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다. 사실 나의 발음을 넘길 수도 있는데 항상 관심 갖고 고쳐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다 나에게 너 자격증 시험 언제 보냐고 물어보길래 합격 못할 거 같아 안 볼 거 같다고 나의 속마음을 이야기를 했다. 자격증은 걱정 말라며 공부하면 된다며 원래 독일어가 어렵다며 위로를 해주셨다. 그러면서 기사님은 플루트를 배우는데 시험을 봐야 한다며 연습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이 기사님은 정말 열심히 뭔가를 배우시고 하시는구나 존경스러웠다. 친절한 버스 기사님 덕분에 나는 아침마다 날씨는 어떻다. 또는 오늘은 어디를 간다는 등 이야기를 하면 또 친절하게 뒷날 나에게 잘 다녀왔다며 안부를 물어주신다.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나갈 수 있는 시간일 수도 있지만 몇 마디 하고 나의 발음과 전치사 사용 등에 대해 한 번 더 설명해주면 신기하게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이 된다.

  덕분에 평일아침마다 버스기사님과 무슨 말을 할 지 준비를 하게 된다.




하면 된다.! 라는마음으로


 

   학창시절에는 영어시험은 잘 봤지만 영어를 안 쓰고 살다보니 말을 잘 못하는 나를 발견하며 내가 한심스러울 때가 있다. 그러다보니 나는 독일에서 독일어는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마음으로 학원을 다니고 말을 해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포기는 배추를 셀 때만 쓰는 거라고 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보면 나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외국인 친구의 생일파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