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는 남편 생일이 있다. 올해는 남편이 다른 나라로 출장을 갔다가 토요일 입국을 하는 날이라 하루 전이지만 고생한 피로를 씻어주기 위해 생일상을 미리 차려놓기로 했다. 이날 오후 6시에 집에 들어온다고 하니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 좋을 거 같았다.
아이들에게 각자 공부할 것이나 하고 싶은 활동을 하고 있으라고 하고 나는 열심히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당연히 미역국은 있어야 하겠고 생일상이나 잡채도 있어야 하고 매일 먹던 거 말고 새로운 걸 하나 해보고 싶어 냉동실에서 잠자고 있던 새우를 꺼내 새우튀김을 해보기로 했다. 새우튀김은 사 먹어봤지 해보지 않았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한 번 만들어보고 싶었다.
새우튀김 도전
음식 고수님들이 하라는 대로 레시피를 따라 반죽된 튀김 가루에 새우를 넣어 새우튀김을 만들었다. 만들고 있으면 어느 순간 아이들은 부엌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면서 계속 와서 한 입 먹고 가곤 했다. 나는 새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방금 한 새우튀김은 정말 맛있었다.
일본 튀김 덴다시 간장
튀김은 완성되었는데 찍어먹을 간장을 그냥 할까 하다 인터넷으로 일본 튀김 간장 만드는 것을 찾아 간장도 만들었다. 음식을 하다 생강을 사러 마트를 다녀왔다. 이럴 땐 가까운 곳에 마트가 있는 게 얼마나 좋은 지 모른다. 열심히 넣으라는 재료를 다 넣고 끓이니 제법 덴다시 맛이 났다.
딸들과 만든 생크림 케이크
아이들이 케이크를 무조건 같이 만들어야 한다며 해서 기본 틀은 내가 만들어 놓고 꾸미는 것은 같이 하기로 했다. 열심히 케이크재료를 넣고 반죽을 하고 오븐에 넣었는데 케이크가 너무 위로 솟아올라 얼른 칼로 자르고 초콜릿으로 덮어야 할 거 같아 마트를 나갔다. 사온 초콜릿을 녹여 케이크에 뿌리고 그 위를 딸기로 장식을 했다. 이날 음식을 하며 몇 번을 마트를 나간 지 모른다. 그래도 아이들이 망한 케이크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서 제법 그럴 듯 한 케이크가 완성되었다.
생일상엔 빠지면 안 되는 잡채
케이크까지 완성되고 얼른 잡채를 준비했다. 잡채는 워낙 많이 해주다 보니 나름 잡채에 고수가 되었다. 어묵도 길게 썰고 참기름 듬뿍 넣어 고소하고 맛있는 잡채가 완성되었다.
간장 찜닭은 너무 바빠 사진을 못 찍었어요

나의 정성과 진심이 들어간 남편의 생일상
다행히 남편이 도착하기 전 모든 음식과 케이크가 만들어졌다. 출장으로 고생한 남편도 집안에서 풍기는 음식 냄새에 짐을 놓고 바로 손을 닦고 자리에 앉아 함께 생일파티 겸 저녁식사를 했다. 남편도 아이들도 너무 맛있다고 했다. 칭찬을 들으려고 가족을 위해 음식을 하는 건 아니지만 기분이 좋았다.
남편도 무사히 독일에 도착을 해서 기분이 좋았고 남편을 위해 내가 이렇게 음식을 해줄 수 있는 것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한국이었으면 외식을 하고 넘어갔을 수 있었겠지만 독일이어서 남편을 위해 내가 정성과 진심을 담아 음식을 해줄 수 있었던 거 같다. 남편의 생일상을 준비하는 마음은 내내 즐거웠다.
이날 식사를 하면서 나는 남편에게 앞으로 내가 생일상 계속해줄 테니까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하자고 이야기를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