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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Mar 28. 2023

멋지게 자전거를 타고 학부모 참관 수업을 하고 왔다.

엄마, 예쁜 원피스를 입고 학교를 왔으면 좋겠어. 


  오늘은 둘째의 학부모 참관 수업을 하러 가는 날이다. 며칠 전부터 나보다 둘째가 더 들떠 있는 거 같았다. 아이 학교에서 참관 수업방식은 시간대별로 5명의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과 함께 자녀들이 그동안 수업한 내용을 같이 나누는 시간이다. 나를 포함하여 다른 학부모들이 4명이 더 온다고 하니 나도 내심 긴장이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 집에서 아이들의 학교까지 가는 데는 S-Bahn이 없기 때문에 운전을 못하는 나로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버스를 타야 한다. 그러나 버스는 갈아타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어 나는 고민 끝에 아이들의 학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둘째가 예쁜 원피스를 입고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자전거를 타고 입을 수 있는 예쁜 옷을 골라 헬멧까지 쓰고 가기로 했다. 독일은 일반 도로에서 같이 자동차랑 다닐 때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한다. 



       멋지게 자전거를 타고 학부모 참관 수업을 하고 왔다. 

  네비로 검색해 보니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은 23분 걸린다고 나와 있었다. 나는 20분 정도 일찍 학교에 미리 도착하려고 일찍 출발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긴장한 채로 자동차들과 도로에서 잘 타고 왔는데 5분을 남겨놓고 네비를 보고도 길을 헤메 10시 50분에 수업이 시작인데 5분을 남겨놓고 10시 45분에 자전거를 학교에 주차했다. 지각을 안 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사실 미리 도착해서 헬멧으로 눌린 머리도 다듬고 하려 그랬는데 그럴 새도 없이 도착하자마자 입구의 방명록을 쓰고 둘째의 교실로 올라갔다. 다행히 늦지도 않았고 핸드폰 사이로 보이는 얼굴에서 눈 화장도 번지지 않았다. 봄이 왔다고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빠른 속도로 30분 이상 달리면 얼굴이 얼 거 같다. 앞머리를 멋지게 하고 왔는데 헬멧에 조금 눌렸다.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았다. 

  교실에서 나를 본 둘째가 어찌나 반가워하던지..  나는 둘째에게 엄마 지각할 뻔했는데 자전거 주차도 잘하고 안 늦고 왔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만하면 멋지게 입고 왔어?라고 하자 둘째는 엄마가 제일 멋지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나는 둘째에게 엄마가 자전거를 타고 자동차들과 경쟁을 하며 왔다고 영웅담을 이야기해 줬다.  

  우리에게 주어진 40분 동안 둘째가 그동안 배운 독일어, 수학, 사회, 영어 등의 활동들을 나와 함께 하고 5분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많이 성장한 둘째를 보며 고 마을 따름이다. 



나는 "집에 도착했습니다. "라는 말이 참 좋다. 

                    

    참관수업을 잘 마치고 다른 외국인 엄마들과 눈인사를 하고 다시 나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네비가 집에서 학교를 갈 때와 또 다른 길로 안내를 해줘서  중간중간 공사현장도 많았고 진흙탕도 있었지만 그래도 학교를 갈 때보다 마음이 한 결 가벼웠다. 아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해 주는 것도 고맙고 나도 자전거를 타고 왕복으로 학교를 다녀왔다는 것도 기분이 좋았다. 

  길을 가다 이상한 내리막길이 길이 나와 여기로 가도 되나 생각하던 찰나 한 독일인 할머니가 그 길로 내려가길래 나도 그 길로 내려가니 뒤를 돌아보며 나에게 너는 어디로 가니?라고 물어봤다.  나는 그 할머니에게 집을 간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할머니가 웃으며 너는 나랑 집이 같은 곳이구나. 라며 이야기를 해줬다. 그 할머니는 앞에 가고 나는 뒤에 가다 중간에 헤어졌다.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은 24분이 걸려 도착했다. 나는 네비가 집에 도착했다는 알림이 뜰 때가 마음이 제일 편하다. 그건 내가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새로운 길을 잘 찾아간 나도 대견스럽고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가는 둘째도 대견스러웠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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