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이번엔 딸의 안내에 따라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가끔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것도 나쁘진 않다.
우리 가족은 수영장에 도착해 신나게 수영을 하고 있는데 창문 밖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우리가 수영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 비가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고 있었다. 우리가 수영을 마치고 자전거를 타러 나왔을 땐 이미 자전거는 이미 비를 홀딱 맞은 상태였다. 비를 맞으면 집에 가서 씻으면 되니 내리는 비를 맞고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자전거를 탈 때 바람이 셀 걸 예상하고 옷을 따뜻하게 입고 장갑까지 착용했다는 것이다. 독일의 봄이 왔다지만 독일의 4월 날씨는 갑자기 우박이 내리다가 따뜻했다가 비가 내리기도 한다.
수영장을 갈 때 큰 애가 한 번 길을 헷갈렸다면 집에 갈 때는 그 길을 안 헷갈리고 나를 안내해 줬다. 우리는 30분을 달려 비를 맞고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했을 땐 온통 자전거와 옷, 신발 등에 흙탕물이 다 묻어있었다. 이 날 큰 애의 길 안내에 따라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 큰 애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는 큰 애에게 우리가 이렇게 비를 맞고 언제 자전거를 타보겠냐며 오늘이 기억에 남을 거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큰 애에게 나는 "엄마는 네 나이에 이렇게 자전거를 잘 타지도 못했어. 그리고 네가 자전거를 잘 타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길 안내도 척척 잘 해내는 것도 신기하고 대견하다"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갈 것이다.
이날 나는 큰 애의 길 안내에 따라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 아이들에게는 성공의 경험이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았다. 그리고 단순히 아이들을 내가 데리고 다니는 존재가 아닌 같이 길을 찾아보고 엄마로서 아이들이 옳은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옆에서 격려하고 실수하면 다시 길을 찾을 수 있는 단단한 힘을 길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아이들은 내가 모르는 사이 많이 성장해 가고 있었다. 아이들이 앞으로 커가면서 스스로의 목표에 따라 자신의 길을 찾아갈 것이다. 나는 앞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아이 옆에서 또는 뒤에서 잘 가고 있나 바라봐주고 혹여 잘못 길을 들어섰다면 다시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