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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Apr 19. 2023

선생님 칭찬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아이들 독일어 선생님과 상담


  지난달 아이들 학교에서 아이들의 독일어 선생님들과 상담 주간이 있었다. 독일어 선생님과 상담 신청 메일이 와서 신청을 하고 보니 같은 날 큰 애는 8시 40분, 둘째는 10시 40분에 하게 되었다. 이 날은 아이들 독일어 선생님과는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나는 독일어를 조금 배웠다고 기초적인 대화는 가능하다. 이 번 상담은 아이들 없이 나 혼자 들어가서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거라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독일어 상담은 엄마가 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당당히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서 학부모 상담으로 이렇게 떨린 적은 없었던 거 같은데 독일이다 보니 긴장이 조금 많이 되었다. 

  아이들은 버스를 타고 먼저 학교를 가고 나는 남편에게 출근할 때 학교 입구에 내려 달라고 했다. 일찍 출근하는 남편 덕분에 학교에 일찍 도착해서 학생들의 활기차게 등교하는 모습을 보며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 

  학교 행정실에 들어가서 오늘 상담이 있어서 왔는데 상담실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어보고 알려준 곳으로 정말 어렵게 찾아갔다. 그래도 알아듣고 찾아간 게 어디냐 싶었다. 

  상담실 앞에 가니 나 말고 다른 외국인 남자 학부모들이 앉아 있었다. 주로 아침 일찍은 아빠들이 오고 오후는 엄마들이 상담을 오는 거 같았다. 앞에서 조금씩 상담이 지연되어 미안하다는 독일어 선생님의 말에 나는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고 내 순서를 기다렸다. 



선생님, 독일어로 이야기해 주세요. 


  큰 아이의 독일어 선생님과 상담이 시작되었다. 선생님이 영어로 나에게 이야기를 시작하시길래 나는 선생님께 영어는 제가 잘 못하고 독일어를 배우고 있어 독일어로 해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이 독일어를 배우시냐고 해서 독일에 살면서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어디서 배웠는지 까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아이 상담에 들어갔다. 나는 그나마 학교 관련 독일어는 편하게 알아들을 수 있어 선생님이랑 상담이 가능했던 거 같다. 

  선생님은 먼저 나에게 큰 아이가 집에서 독일어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순간 당황했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을 하며 천천히 이야기를 해나갔다. 그리고 선생님이 큰 아이의 독일어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 긍정적인 부분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매주 독일어 일기를 쓰니 주말에 한 활동사진을 보내주면 뽑아서 일기를 쓸 때 위에 붙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나는 집에 가서 메일로 바로 보내드리겠다고 했다. 

  선생님께 나는 아이가 집에서 독일어 느는 방법을 질문하고, 아이의 독일어에 대한 생각 등을 이야기하고 선생님은 이에 대한 답변 등을 이야기해 줬다. 상담이 끝나고 나는 선생님께 고맙고 인사를 하고 선생님이 잘 지내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처음 이렇게 상담을 하고 조금 긴장이 되었는데 그래도 우선 말을 하고 알아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10시 40분에 있는 둘째의 독일어 상담을 위해 1시간 30분 정도를 밖에서 기다리다 상담을 하러 학교를 들어갔다. 둘째의 선생님도 영어로 상담을 시작하시길래 제가 독일어를 배우고 있어 독일어로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선생님이 나에게 좋은 자세라며 엄마가 독일어를 잘한다고 공책에 적으시길래 아주 조금 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둘째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고 집에서 어떻게 공부를 하냐고 해서 설명을 해드렸다. 나보고 집에서 아이와 같이 독일어로 대화를 하라고 하셨다. 독일어가 어려운 언어라고 이야기를 하셨다. 독일인 친구를 만나면 금방 늘 수 있으니 이웃이나 놀이터에서 독일인 친구를 만나면 같이 놀게도 해주라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 둘째 독일어 선생님께도 잘 지내시기를 희망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나왔다. 

  


엄마. 선생님이 엄마 독일어 잘한대. 

  나는 학교 상담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데 버스를 탈까 하다 운동도 할 겸 1시간을 걸어가기로 했다. 3월이라 쌀쌀한 봄바람이 불었지만 봄이 온 거 같아 너무 좋았다. 처음 상담을 신청할 때 긴장이 되고 독일어를 못하고 더듬거리며 이야기를 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없진 않았다. 그러나 집으로 오는 길에 둘째 독일어 선생님의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1시간을 걸어도 힘들지 않았다. 나는 칭찬에 약한 사람인 거 같다. 나이가 들어도 선생님들의 칭찬은 기분이 좋은 거 같다. 

  집으로 와서 나는 큰 아이의 독일어 선생님께 큰 아이의 주말 활동 사진을 메일로 보내는데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고 이야기까지 했으니 아주 예의 바르게 메일과 사진을 보냈다. 선생님도 고맙다고 답메일이 왔다. 

  그리고 큰 애가 집에 와서 하는 말이 엄마 오늘 독일어 선생님이 엄마 독일어 잘한다고 이야기를 해줬다면서 큰 애가 엄마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를 했다. 큰 아이 선생님은 상담할 때 그런 이야기를 안 해주셔서 몰랐는데 또 칭찬을 들으니 내심 기분이 좋았다. 

  확실히 단어를 많이 알아야 말을 잘하는데 단어를 외워도 잘 안 쓰면 계속 까먹는다. 그래도 이 번에 독일어 선생님의 칭찬을 들었으니 다음 독일어 상담 때는 더 실력을 갈고닦아 더 능숙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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