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우체부

직접 만나는 즐거움

by su

독일은 편지가 자주 온다. 한국처럼 이메일보다는 은행업무이건 구청에서 오는 서류이건 다 우편물로 온다. 그래서 이름을 잘 써놔야 우편물이 제대로 집에 온다. 나는 독일에 오고 나서 우편물 확인이 늦어 애를 먹은 일이 있어 이제는 매일 우편함을 열어본다. 이메일을 확인하듯 우편함을 열어보며 뭐가 왔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길을 다니다보면 벽면에 노란색 박스가 붙어있다. 그동안은 생각없이 다녔는데 알고보니 편지를 넣는 곳이었다. 노란색이라 눈에 잘 띄는데 내가 못 봤다. 모든지 세심하게 봐야겠다.

우리 동네에는 편지를 배달해주는 우체부 아주머니가 계신다. 네모난 끌개를 끌고 다니시며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주신다. 토요일까지 근무를 하시며 우리 동네 우편물을 담당하고 계신다. 나는 몇 번을 동네에서 뵈어서 눈인사를 한 적이 있다. 지난번에 학부모 모임 참석을 위해 다른 동네를 걸어갈 때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우체부 아저씨를 만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시는 모습들을 많이 봐서 끌개와 자전거로 우편물을 배달하는 모습이 익숙하지 않았다. 오토바이면 정말 빠르게 배달을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독일에 와서 오토바이를 본 적이 없다. 자전거를 탄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봤는데 오토바이 경적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동네도 고요하고 편지도 우체부들이 조용히 나눠준다. 독일은 우리나라처럼 아파트의 구조가 아니라 주택이나 낮은 빌라로 붙어있어서 우체부들이 이 집 갔다가 바로 옆집을 간다. 어쩌면 자전거가 더 편할 수 있겠다 싶기도 했다.

우체통이 대문 밖에 바로 설치되어 있어서 우체부가 오면 받으러 나오는 직접 나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계신다. 그리곤 고맙다고 독일어로 이야기를 하신다.



나는 독일에 와서 우편물을 받으며 일일이 단어를 찾아야 해석이 되는 번거로움을 느끼고 있지만 사람이 직접 전해주는 즐거움과 받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독일과 한국의 다른 점이 많으나 하나씩 알아가고 적응 중이다.

독일 우체부 아저씨는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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