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Privat

개인의 권리

by su
독일의 길을 걷다 보면 Privat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인다.

나는 빨래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 집 문을 열고 지하실로 내려가야 한다. 지하실에는 작은 방 하나, 세탁실, 보일러실, 사우나실이 있다. 문이 잠겨있지 않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사실 처음에는 문을 안 잠가두고 열어뒀다. 지난번 2층 새댁이 세탁실을 사용하고 나서 문을 잠그기 시작하고 Plivatplatz라고 써놓았다. 사실 써놓으면서 사람이 너무 야박한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내가 독일에 와서 길을 걸을 때 제일 많이 보는 단어가 주차금지, 개인도로라는 독일어였다. 그리고 견인해가는 그림도 많이 본다. 독일은 개인의 권리를 굉장히 많이 생각하는 나라인가 싶기도 했다. 내가 한국에서 익숙하게 살아서 그런가 한국에서는 이런 표지판을 많이 보지는 않았다. 심지어 지난번 남편 차가 견인이 한 번 돼서 벌금을 내고 나서 경각심을 갖고 더 민감하게 표지판을 보는 습관이 들었다.



우리 집 옆 빌라에는 Privat weg이라고 쓰여있다. 여기서는 자전거와 자동차가 지나가면 안 된다.

나는 운전을 못해서 아이들 학교를 가려면 지하철을 타서 가야 하는데 사실 한국에서 자전거가 오면 자전거를 타고 갈 생각이었다. 자전거로는 18분이 걸리기 때문에 지하철보다는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에서 경로를 검색해보니 개인도로에는 자전거 타기가 어려우니 시간이 변경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떴다. 한국은 아파트가 많아서 그런가 아님 내가 아파트가 있는 동네에서 살아서 그런가 이런 문구를 많이 본 적이 없다.

독일은 낮에 집에 있으면 정말 고요하다. 그래서 간혹 내가 아이들과 공부를 하다 혼내기라도 하면 나의 한국어가 우리 동네에서 메아리칠까 조용히 이야기하게 된다. 조용하면서 강하게 공부시킬 수 있는 방법을 터득 중이다.


이렇게 쓰여있으면 주차를 하면 안 된다. 견인이 되어 갈 수 있다.

우리 동네는 한국인이 별로 없고 독일 사람들과 터키 사람들이 많이 산다. 아직은 이방인의 느낌이 많다 보니 이런 표지판을 보면 더 주의하게 된다. 나름 독일의 오래 산 현지인 아시안인처럼 보이려고 옷도 평범하게 입고 다닌다. 사실은 한국에서 짐이 아직 안와 40일이 다 되도록 카키색 잠바만 입고 다닌다.

길을 다니면서 이런 표지판을 찍고 다니니 이상한 아시안인처럼 보는 거 같다. 그래도 이렇게 찍고 집에 와서 해석을 하고 다음에 아이들에게 나갈 때 표지판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있으니 나름 뿌듯하게 생각한다.

그리고는 이런 사진들을 보며 나도 독일인처럼 개인 장소라고 내 지하실에 붙인 것을 합리화하고 있다. 아직은 독일의 문화가 어색하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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