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아줌마의 자신감

독일 지하철 탑승기&괴테의 생가 방문

by su

9월 말 독일로 부친 한국 짐들은 3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하여 필요한 것들은 마트 탐방을 통해 구매하고 동네에서 1유로 마트 위치까지 파악하여 생필품을 구매했다.

동주민센터에 가서 주민이라는 등록도 하고 아이들이 들어갈 학교도 가서 시험도 보고 해당 학년이 정해지고 입학이 허가가 되고 나서 마음의 편안함이 생겼나 보다.

남편은 회사에서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고 아이들이 학교를 가기 전까지 2주의 시간이 남아있다 보니 어떻게 써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갖고 온 한국 문제집만 집에서 풀고 있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그러던 중 어제 주민센터에서 주민이 되었다고 받은 프랑크푸르트 지도를 보니 갈 만한 곳이 꽤 있었다. 다 독일어였지만 아는 단어들이 있던 중 독일어 지문에 항상 나오는 괴테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구글 지도에서 우리 집에서 확인해본 결과 괴테 생가는 지하철을 타고 걷고 해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사실 언어는 잘 안되지만 핸드폰 하나 믿고 아이들과 함께 출발했다. 까짓것 모르면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되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괴테 생가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괴테가 어떠한 사람이었는지, 우리가 갈 장소는 어딘 지 알려준 후 출발했다. 만일에 핸드폰 배터리가 떨어져서 지도를 사용 못하면 안 되니 보조배터리도 챙기고 여권도 챙기고 비가 내릴 것을 대비하여 우산도 사고 나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라 떨렸지만 사실 두 딸이 있어서 더 든든하게 갈 수 있었던 거 같다. 우리는 우선 집 근처 역을 도착하고 나서 역사적인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독일은 지하철이 한국과 달리 복잡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가 갈 장소의 표를 끊고 어디로 가서 타야 할지 11개의 승강장이 있어 이건 도무지 파파고로 할 수가 없어 인상이 좋아 보이는 할머님을 향해 걸어갔다. Entschuldigen Sie. 말하고 지하철표를 보여주며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확인하고 나서 지하철을 탔다. 여기서 5구역을 가야 하니 아이들에게 지하철 도착하는 수를 잘 세 달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큰 아이가 정말 손가락으로 수를 세며 계속 확인해주었다. 역에 도착하고 나서 구글 지도를 켜며 괴테 생가에 도착을 했다.

괴테 생가에는 독일 고등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아이들과 돌아다니며 괴테의 작품들에 대해 보고 멋진 그림, 가구 그중에서 괴테 생가에 있던 시계가 아직도 시간이 맞는다는 것에 놀라며 역시 독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괴테 소설도 안 읽어본 우리 애들은 기념품은 반드시 사야 한다며 나름 자기 기준대로 골랐다. 열쇠고리를 좋아하는 큰 딸은 열쇠고리를 샀는데 둘째는 세상에 나보고 독일어를 잘한다면서 미니 책을 사서는 나보고 읽어달란다. 이 정도 글을 읽을 줄 알면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겠니 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 조만간 읽어주겠노라는 말도 안 되는 약속을 하고 구매를 했다.

우리 둘째는 자기가 보기에 내가 독일어를 잘한다면서 미니 책을 기념품으로 사서는 나보고 읽어달란다. 이 정도 글을 읽을 줄 알면 이렇게 후들후들하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겠니..

집 근처 역에 도착을 하고 나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비가 내려도 뭔가 아이들과 했다는 뿌듯함에 이런 비는 하나도 귀찮지가 않았다. 앞으로 독일에서 적응하고 시도해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든든한 가족이 있어서 해낼 수 있을 거 같다.

내가 지하철에서 물어봐도 잘 대답을 해주신 안경 낀 할머니랑 죄송하다고 하자 천천히 해도 된다고 이야기해준 파마머리 아주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자신감을 갖고 이젠 미술관으로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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