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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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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Oct 09. 2021

차가 없어졌다.

350유로의 값진 대가

남편이 차가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나 주차했다는 곳에 가보니 차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항상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있는 나는 독일에 서도 새벽에 일어나 청소에서부터 아침식사 준비를 하며 보통 아침때처럼 남편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침을 다 먹고 남편은 회사를 출근하려는데 갑자기 차가 없어졌다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아니 독일 온 지 얼마 되었다고 벌써 아시아 혐오 범죄의 타깃이 되었나 에서 부터 누가 장난을 쳤나 등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며 머리가 하얘졌다. 아이들이랑 다 나가 동네를 다 돌았지만 당연히 차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남편은 하는 수 없이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 회사직원에게 연락을 하였다. 차가 없어진 사진을 찍어 직원에게 공유했더니 직원이 아무래도 차가 견인된 거 같다는 이야기했다. 하는 수 없이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다.



독일에서는 이 표지판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 표시가 있으면 주차하면 안 된다. 소방차만 주차할 수 있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이 전날 늦게 퇴근을 해서 집에 왔는데 집 앞에 다른 차가 주차가 되어 있어 차가 안 세워져 있는 우리 집 옆의 건물 앞에 주차를 했단다. 하지만 그곳이 바로 소방차가 오면 세워두는 일반차는 주차할 수 없는 주차 금지지역이었던 것이다. 다행히 아시아 범죄도 아니고 장난도 아니었지만 주차를 잘못하여 벌금을 350유로나 냈다.  주차 한 번으로의 대가는 너무 컸다.  

  그 이후 우리는 길을 걸을 때마다 어디가 소방차를 대는 곳인지 확인을 한다.  근데 그러고 나서 살펴보니 소방차 표시가 있는 곳은 아무도 차가 주차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독일 물가도 비싼데 벌금으로 350유로나 내다니... 결국 우리는 표지판 하나를 배우는데 350유로의 거금이 들었다. 지금껏 살면서 가장 비싼 수강료를 내고 배운 짧은 교훈이었다.

  그나마 조금의 위안이 되는 것은 남편과 동일한 경험을 한 다른 직원은 450유로를 지불했다고 한다. 견인장까지의 거리차이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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