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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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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Oct 18. 2021

우편물이 쌓였다.

나는 아직도 독일 살기에 적응 중이다.

오늘 집 우체통에  7개의 우편물이 들어있었다. 도대체 언제 온 거니..

  가족과 함께 마트를 다녀온 후 차에서 내리면서 나는 생각지도 않게 우연히 우리 집 우편함을 열어보았다. 순간 나는 수북이 쌓여있는 많은 우편물을 보고 당황했다. 언제 이렇게 온 거지? 나한테 말도 없이 오다니.. 우리가 독일 온 지 얼마 되었다고 우편물이 이렇게 많이 와 있지? 이런 생각도 들었다.

  생각해보니 집주인이 메일박스라고 쓰인 열쇠를 2개나 줬다. 그리고 우체통에 남편 성과 내 성을 다 써놓으라고 한 게 생각이 났다. 우체통에 이름이 잘 못 쓰여있으면 우편물이 안 온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나는 우편물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자꾸 하나씩 놓치는 거 같았다. 스스로 우체통 안에 쏙 들어가 있으니 못 볼 수 있지 라며 스스로 위로를 했다. 남편은 괜찮다는데 나 혼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남편이 은행계좌도 만들었고 주민센터에 주민등록도 했으니.. 근데 그렇다고 이렇게 많은 우편물이 짧은 시간에 온 단말인가. 사실 나는 이런  서류가 다 우편물로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나는 집에 와서 장본 것 보다 우편물을 하나씩 뜯어보았다. 우리가 주민이 되었다는 서류들 심지어 가족 한 명당 하나의 우편물로 되어 있으니 4통에 남편 은행 관련 서류가 많았다. 심지어 독일 은행은 하나 처리될 때마다 뭘 보내왔다. 물론 아직 독일어를 하나씩 찾아봐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읽어가는데 오래 걸렸다. 메일로 오면 번역기를 돌릴 텐데.. 아직도 나는 아날로그에 살고 있는 거 같다. 아.. 독일어를 술술 읽을 줄 아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이젠 핸드폰 이메일을 확인하듯 집 우편함을 매일 확인해야겠다. 이제 3주 째이니 앞으로 잘할 수 있겠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나는 아직도 독일 살기에 적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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