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고 독일의 자전거도로를 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차도와 붙어있는 자전거도로를 다니는 게 무서웠는데 이제는 적응이 돼서 잘 다니고 있다. 겁 많은 둘째가 걱정이 되었는데 이제는 둘째도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잘 타고 다닌다. 나도 자전거의 속도의 감각을 잡아 이제는 낙오되지 않고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사실 낙오되어 길을 찾다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적극적인 자세로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더군다나 아이들의 자전거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어 내가 두 다리로 부단히 페달을 밟아야 한다. 여간 힘든 게 아닌다. 그래도 자전거를 2시간 정도 타고 오면 기분은 좋은 거 같다. 이 맛에 자전거를 타는 거 같다.
우리 가족은 매번 자전거를 타고 나갈 때마다 새로운 길을 터득 중인데 독일은 거의 모든 길이 자전거도로로 연결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가 편하다. 남편을 선두로 둘째, 첫째, 내가 뒤따라간다. 큰 애가 남편을 치고 나갈 때도 있다. 이젠 끈이 안 묶인 큰 반려견들이 주인들과 지나가도 두려움 없이 지나간다. 그 대신 이때는 말없이 더 페달을 힘차게 밟는다.
예쁜 하얀 말도 있다.
우리 동네 자전거 도로를 가면 말도 있다. 말들이 풀을 먹고 있다.
보통 때와 같이 우리 가족은 새로운 자전거도로를 따라 열심히 페달을 밟고 달리다 말들이 있는 농장 같은 곳을 발견했다. 길을 잘못 왔나 싶었는데 자전거도로 표시가 있었다.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자전거도로 표시도 있었고 심지어 차도 다니고 있었다.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하는 생각과 자전거를 타고 와서 말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있다는 생각이 즐거웠다. 말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우리를 봐도 익숙한 듯 풀을 먹고 있었다.
말띠인 둘째는 예전부터 "아. 나도 말을 타보고 싶다."라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실제로 말을 보고는 약간 겁을 먹었다. 하얀색 말도 있고 갈색 말도 있었다. 나도 말을 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말을 가까이서 본 적은 없었다. 독일의 자전거도로에서 말을 보다니... 열심히 달려온 보람이 있었다. 자전거를 타는 우리 가족 외에 산책하는 독일 가족들도 많았다. 아마 여기는 말을 키우고 훈련을 시키는 곳 같았다. 우리는 말들과 인사를 하고 4시 30분이면 해가 지기 때문에 빨리 다음 도로로 출발했다.
물이 많이 올라와있었다.
다시 페달을 밟고 우리 동네에서 마인강을 끼고 있는 공원 쪽으로 향했다. 지난주 금요일 밤부터 내린 눈과 토요일 밤에 내린 비가 제법이어서 그런지 공원의 물 수위가 많이 올라와 있었다. 우리가 달리고 있는 뱡향 쪽으로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아이들이 거기로 가보자고 했다. 가보니 이번에 백조 2마리가 우아한 자태로 물에 떠 있었다. 백조는 진짜 예뻤다. 나도 모르게 자전거를 얼른 세우고 핸드폰을 켰다. 백조도 아는지 사진을 찍어도 우아하게 물 위를 떠다녔다.
잔디 위에서는 오리들이 막 돌아다니고 있었다. 전혀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았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 말도 보고 백조도 보고 잔디에서 돌아다니는 오리도 보고.. 독일에 와서 집에 애완동물을 키우지는 아니지만 동물들과 함께 사는 기분이다. 자전거를 탄 보람이 있었다.
공원에서 이렇게 가까이 백조를 보다니. 백조는 정말 우아했다.
큰 애는 핸드폰을 안 갖고 온 게 아쉽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동네에서 백조와 말을 보다니 여간 신기한 게 아니다. 큰 애는 핸드폰을 안 갖고 와서 아쉽다며 나에게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다. 한참을 백조를 보고 우리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한국 짐이 와서 자전거를 타고 나갈 때만 해도 낙오된 기억도 있고 차들과 같이 다니는 것이 무섭고 걱정도 되었는데 이젠 독일에서 자전거 타는 것도 적응되어 가고 있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 거 같다.
다양한 동물 친구들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오니 다음 주 주말에 새로운 자전거도로를 출발할 일정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