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의 유행 시기와 그 이유
마라탕은 중국 쓰촨성 지방의 음식으로, 고추나 팔각, 정향, 초피 등 각종 향신료들을 넣고 만든 기름에 육수와 해물, 육류, 기타 야채들을 넣고 끓인 음식이다. 특유의 얼얼함과 혀가 저릿해지는 맛이 많은 호불호가 나뉘지만 한국에서는 마니아 층이 더 두터운 편이다.
2010년 중반부터 중국인과 유학생들의 수가 늘어나 자연스럽게 중국 음식 전문점이 많아졌고 그때 들어온 마라 관련 음식이 SNS를 통해 폭발적인 수요를 만들어냈다.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아 마라탕과 마라샹궈뿐 아니라 여러 기업체에서 마라 관련 제품들을 내놓으며 '대 마라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특히 여성 손님의 입점 수가 높을수록 매출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주점 프랜차이즈들에서 너도 나도 마라 관련 신메뉴를 출시하시 바빴다.
마라탕은 도대체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 걸까? 가장 큰 이유는 D.I.Y의 특성이 뛰어나고 사회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선 DIY의 특성을 먼저 파헤쳐보자. 대 마라의 시대 당시 여러 주점 프랜차이즈에서 우후죽순 마라 관련 제품들이 나왔으나 현재는 거의 사라진 지 오래다. 그 이유는 한정된 매뉴얼이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애초에 마라탕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맛보단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만, 원하는 만큼의 양으로 만들어 먹는 DIY의 형식인데 전문점이 아닌 주점 프랜차이즈에서 그 니즈를 맞출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판매량은 자연스레 떨어져 삭제가 됐을 것이다. 여러 프랜차이즈 중 특히 DIY의 형식이 또 뚜렷하게 나타난 브랜드 중 하나인 배스킨라빈스를 생각해 보자, 우리가 그곳에 왜 가는지, 그곳이 주는 매력이 무엇인지를 마라탕과 함께 생각한다면 배스킨라빈스가 몇 년이 지나도 우리나라에서 철옹성처럼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마라탕은 왜 인기가 식을 생각을 하지 않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사회의 변화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 밥상 문화가 달라진 것도 큰 영향을 끼친다. 옛날에는 한 솥 크게 올려 서로 나눠 먹는 문화가 있고 주문 가짓수를 1~2개로 통일해 간소화시키던 문화가 점차 개인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밥상 문화도 이젠 통일성보다는 개성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행위를 하면 항상 상대방의 입맛이나 호불호를 생각해서 주문하기 마련인데 이 마라탕은 그런 걱정을 할 이유가 상당수 상쇄 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다. 특히 여성들이 자주 찾는 것이 단순 매운맛이 아니라 이런 점들 또한 고려해서지 않을까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마라탕이 유명해진 지 곧 8년 정도 지나는데 마라탕은 계속해서 유명할까? 질문에 답을 하자면 아직까지는 견고하다. 배달의민족(우아한 형제)에서 말하길 22년도 가장 많이 사용된 키워드는 '마라탕'이라 하며 국민카드에서도 22년도 10대~20대 여성들의 '외식' 카테고리 사용량 중 가장 많이 사용된 품목이 마라탕이라고 한다. 또 네이버 검색 키워드도 당시보다는 6% 정도 하락했으나 여전히 음식 카테고리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마라탕도 21년도에 잠시 주춤했었다. 갑작스러운 수요와 공급의 증가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매번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고 역시나 21년도 유통기한 지난 제품들이 판매 및 사용되기도 해 논란이 있었다. 또한 웰빙푸드가 뜨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인데 마라탕은 웰빙푸드와는 굉장히 결이 다르기 때문에 건강 상의 문제로 여러 대중매체에서 다뤄 마라탕의 인기가 식었던 시기가 있다. 물론 지금은 다시 치고 올라왔다.
지금까지의 데이터들을 분석해 보면 마라탕의 인기는 아직까지는 견고하다. 다만, 중국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생길 사건이 생긴다거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채용 빈도가 높은 마라탕 체인점들에서 발생하는 위생 문제들이 계속해서 노출될 경우 한순간에 떨어질 위험도 분명히 있다. 국내에서 밈처럼 통하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손님 1순위 = 20,30대 남자 손님들을 마라탕에 관심이 생기게 하면 참 좋을 텐데 그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오히려 마라탕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고르는 것이 더 귀찮고 짜증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