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말캉한 이야기보다, 좀 딱딱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글쓰기를 돌아보는 과정이다.
마샬 맥루한은 텔레비전은 눈의 확장이라고 했다. 확장이란 범위나 규모, 세력 따위를 넓혀간다는 뜻이다.
글쓰기에서 확장이란 늘 보던 표현, 익숙한 풍경을 낯선 기호로 적어 가는 일이다. 낯선 기호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가두어 두었던 감각을 꺼내서 언어라는 기호로 적어가는 과정이다.
글을 쭉쭉 밀고 나가려면 의식을 기호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 사람과 사물, 자연 등의 감정과 몸짓을 이야기하려면 꼭 필요하다.
내 안에 존재했지만, 보이지 않던 무수한 감정. 이러한 감정을 꺼내 기호로써 시각화하여, 주어 동사 형용사 부사를 전주비빔밥 비비듯 잘 섞어 표현한다. 비빔밥 같은 문장 속에서 각 기호에 존재의 의미를 부여할 때 빛나는 글 한 편이 신성처럼 탄생한다.
글쓰기에서 의식의 확장은 세계일주 같은 많은 경험이 필요하지 않다. 감정과 느낌을 솔직히 표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그 솔직해지는 것이 정말 어렵다. 그러므로 어린애의 눌어가 제일 훌륭한 문장이라고 하지 않던가. 글을 잘 쓰려면 고정관념 없는 순진무구한 눈으로 사물의 본질을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리라. 글 잘쓰고 싶은 사람에겐 영원한 과제다.
글쓰기란 삶 바로 그 자체이다. 매 순간 변하는 감정을 말로써 표현해 본다. 어린애 말 배우듯이. 단 솔직하려고 애쓴다. 점차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의식이 확장되어 감을 느낀다. 그러면 다시 그 순간 느낌을 기호로써 표현해 보는 것이다. 되도록 간단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슬픔과 고통에 처했을 때, 우리는 은연중에 그런 감정을 애써 피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때가 의식이 더 크게 확장될 절호의 기회다. 단 감정에 빠지지 말고 그 감정을 바라봐야 한다. 의식은 더 많이 성장하여 문장의 살과 피가 되어,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팔딱팔딱 신선할 것이다. 후회스러운 과거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감정의 동물인 인간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려운 것도 아니다. 잘 쓰지 않고 어딘가 마음속 서랍에 쟁겨 두었던 감정을 사용해보는 것이다. 그냥 서랍을 쓱 열어 꺼내 놓으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이가 들수록 좁은 공간에 자신을 가둔다. 경험은 더 풍부한데 말이다. 의식이 갇히면 글은 경직된다. 자신의 마음을 순수하게 열어 가는 과정, 그 길에서 의식의 범위는 팔차선 고속도로처럼 넓어져 자연히 문장이 풍부해진다.
그러므로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어떠한 삶과 인생을 사느냐보다, 순간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