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그대 사이
쓸쓸해진 나를 세우지 말고
나무와 나무 사이
외로운 나를 세우지 말고
나 홀로
그저 이 거리에 머물게 하기
어쩌면 길과 길 사이에서 만날
바람 같은 인연은
어느 길 어느 골목에 멈출지 몰라
길과 길 사이에 남긴 향기로
찾아올 수 있도록
길과 길 사이에 멈추지 말기
바람과 바람사이에 부는 바람은
가냘프고 여리어
그대와 그대 사이에 부는 바람 같아서
차라리
가시에 기대어 살기
그대와 그대 사이
향기 다시 돋을 때
찔려도 아프지 않을 때
상처에 살이 오를 때
붉은 딱지 올라 뚝뚝 떨어질 때
고요히 그 자리에 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