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윌리엄 제임스-심리학의 원리 중에서

by 동화작가 몽글몽글

자녀의 진학이나 취업, 결혼 등은 부모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지만 부모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의 같은 수준의 실망과 절망, 우울, 기쁨 등을 느끼지만 그러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불문율도 있다. 부모의 감정 또한 자녀에게 가장 큰 부담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 할 수 있는 선택이란 대부분 두 가지이다. 자녀와 함께 비탄에 빠져 자신의 생활마저 비슷하게 휘둘리거나 자녀의 상황과 별개로, 혹은 그 이상으로 자신의 생활을 탄탄하게 잘 유지하는 것이다. 자녀의 입장에서 어느 쪽을 바랄까를 생각해 보면 답은 나온다. 이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습관이다.


「심리학의 원리」를 쓴 윌리엄 제임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철학자이며 심리학이라는 분야를 정립한 심리학자이다. 그가 쓴 책이나 사상은 미국 정신인 실용주의를 확립했으며 그 실용주의의 든든한 가지인 수많은 자기 계발서의 출발이 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특히 「심리학의 원리」 1권, 4장 습관 편은 그 자체가 한 편의 자기 계발서의 바이블이다.


- 자물쇠 장치의 이와 같은 저항을 극복하는 것이 습관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한번 접었던 종이는 다시 접을 때 힘이 덜 든다. 동일한 결과를 재차 얻기 위해서는 더 적은 양의 외부 원인을 요구하게 되는 습관이 본성 때문에 이처럼 수고를 덜하게 되는 것이다.

- 습관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낼 때 신체 기관 속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변화에 관해 어떤 개념을 우리는 형성할 수 있겠는가?

- 근육이나 뇌를 새롭게 훈련시키면 훈련 당시보다 하루나 이틀 휴식을 취한 다음 새로 훈련하면 재주가 늘어 새삼 놀라는 일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 인체에서는 일생을 통해 뇌신경을 형성하는 물질만큼 재구성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부분은 없다. 뇌신경을 형성하는 물질이 많은 양의 혈액 공급을 받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 사실 아주 강하거나 습관적으로 반복되어 관념이 형성된 모든 의식 상태는 대뇌에 인상을 남기고 그 인상 덕택으로 장차 어느 때라도 그 인상을 자극하는 데 적합한 암시가 있으면 그 암시에 반응하여 앞서와 동일한 의식 상태가 재생되리란 것은 의심할 여지가 거의 없다.

- 습관은 일정한 결과를 성취하는 데 요구되는 신체 운동을 단순화하고 더 정확하게 만들어 피로를 줄인다는 것이다.


- 만약 20세부터 30세 사이가 지적 습관과 직업적 습관을 형성하는 결정적 시기라면 20세 이전 시기는 발성과 발음, 자세, 몸가짐, 말투 등과 같은 개인적인 습관이라 불리는 습관을 고정시키는 중요한 시기이다.

- 일상생활의 사소한 일들은 노력을 많이 할 필요가 없는 자동 활동이 되도록 넘길수록, 그만큼 고급한 정신 능력은 자유롭게 되면 그 고급 능력은 본연의 임무를 더욱 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당신이 결정한 모든 결심에 영향을 미치고 당신이 얻기를 희망하는 습관과 일치하는 방향에서 당신이 경험할 모든 정서적 부추김에 영향을 미칠 모든 가능한 최초 기회를 포착하라.


- 어떤 뚜렷한 이유가 없어도 매일 약간씩 연습하며 노력하는 능력이 당신에게 살아 있게 하라!

- 자기 극복의 습관에 익숙하게 된 사람은 보험에 가입한 사람과 같다. 그의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흔들리고 키질하는 바람에 날리는 왕겨처럼 연약한 동료들이 바람에 날려갈 때에도 그만은 탑처럼 우뚝 서 있게 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사실은 한 가지 할 수 있는 일이 있긴 하다. 기다리는 일이다. 그런데 그 기다리는 일이 정말 쉽지 않다. 기다리는 대부분의 순간에 우리는 자신의 습관에 따라 행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돌아서서 짜증을 내고 있는지, 우울 속에 침잠하고 있는지, 밖으로 나가 걷고 있는지, 나를 위해 멋진 밥상을 차리는지 등이다.


나의 감정도 많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순간에는 작은 목표나 목적도 버거울 수 있다. 요가 대회에 나가기 위해 요가를 하는 것이 아니고 요가에 익숙해진 내 몸이, 요가를 하는 근육들이 내가 요가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것이다. 누군가를 보여주기 위한 식사가 아니라 이렇게 먹으니 좋아서 내 입과 내 몸이 원해서 양질의 식사를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런 수준에 도달할 정도의 습관은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순간에 보험처럼 나타나 나를 지켜주며 평상심을 유지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거나 지켜볼 수 있게 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내가 지속할 수 있는 습관이 있는가? 뚜렷한 이유 없이도 매일 약간씩 연습해 온 모든 습관의 총합은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없을 때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한다. 오늘 나는 그동안 지켜 온 수많은 습관의 합이며 내일의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습관의 합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이 와도 사실 많은 것들을 해내며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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