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월간 여선

6번, 앞면

by 여선

교육에 대해서 학교 과제로 몇 번 글을 쓴 적은 있는데, 로목기(路木記, 처음으로 필자가 작정하고 글 쓰기 시작하던 수필집)에는 한번도 쓴 적이 없다. 드디어 한번 쓸수 있게 된 것 같다. 아마 여기서 조금 여과하여서 학교과제를 내지 않을까 싶다. 일단은 지금 이 글은 내 생각을 알려주는 하나의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앞으로 내가 교사가 된다면, 지금 이 글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 생각을 할 수 있는 지표를 위해 이 글을 남긴다.

여기서의 주제는 우리나라의 교육의 문제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과잉된 사교육, 도덕의식 결여, 여러가지 등등...그럼 여선은 여선에게 묻는다. 알면서 왜 못고치나. 일단 돈의 문제인 것 같다. 교육을 실현하는 것도 결국엔 돈을 토대로 일어난다. 아무리 뜻이 맞는다고 어쩐다 해도 결국엔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유에서 유를 교환하여 그것으로 교육의 형태를 구체화시켜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교육을 실현시키는 사람들이 유를 많이 갖고 있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기에 유를 가진 사람들이 개입하여 자신들의 취향대로 교육을 만들어내고 이를 위해 유를 제공한다. 즉 자신들의 이익과 상반되는 교육을 위해서는 유를 투자하지 않을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매년 성적비관으로 자살하고 청소년 범죄는 끊이지 않아서 매일 누군가는 청소년이 도덕적으로 타락했다, 예절교육이 부족하다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활짝 트일만한 교육개혁을 이루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매번 교과과정이 바뀔때마다 수행평가 비중은 어떻게 할지, 국영수는 어떻게 가르칠지 이딴것만 고민하고 앉았다. 누군가는 이를 토대로 더 많은 유를 벌어들이기 때문에 지금의

교육 형태를 냅두고 있고, 결국 그들은 학생을 뒤틀어서 거기서 떨어져 나오는 부산물로 유를 벌어들이고 있다. 아니라고? 아니라면 학습지 다 없애보던가. 전과 없애고, 문제은행지 없애고, 봉투모의고사 없애고, 교재들 다 없애자고 단칼에 말할 수 있는 사람, 있는가? 문제로만 범벅된 지금의 교재, 수능팁에 갈매기 붙이면서(^^를 일컬음) 수능에서 중요한 팁이라고 떠들어대는 참고서들, 이런 것들을 없애고 진정 학생을 위한 국어, 학생을 위한 수학, 학생을 위한 영어를 고민해서 교재를 만들 수 있냐고. 절대로 못한다. 유의 사람들은 경쟁을 붙여서, 학부모를 유혹해서 교재를 사서 풀게 하고, 참고서를 씹어먹을 정도로 외워놓게 만든다. 그러면 또 좋다고 내 새끼만큼은 살려야 한다고 유의 사람들에게 유를 바치면서 더욱 경쟁하게 되고, 경쟁의 판 내지는 질은 더욱 커지고 더욱 짙어지고, 결국 모두 헤어날 수 없는 늪을 만든다. 그렇게 허우적대야 유의 사람들은 더 많은 유를 거둘 수 있게 된다. 그들에게 예절이 중요할까? 단언하건대 그렇지 않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새끼 무슨 건방진 소리냐, 니깟놈이 학생들의 도덕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아느냐며 멱살을 잡아보라. 기꺼이 잡힐 마음 있다.

헛소리 실컷 늘어놨는데, 해결책 있냐고? 없다. 진짜 없다. 신 내지는 어떤 초인적인 존재가 나타나 대한민국을 아예 처음부터 뒤집어놓으면 모를까 못한다. 위의 논조로 봤을 때 유를 가진 사람들이 잘못한 거지 않느냐 하는데 갑자기 이게 뭔 소리냐며 뜬금없어할지도 모르겠지만, 유를 가진 사람들도 어쨌든 그것으로 먹고 살기 위해 그짓을 하는게 아닌가. 이들을 하루아침에 내친다고 해서 이들의 삶을 보장해 줄 자신이 있는가? 이들의 삶은 삶이 아닌가? 수많은 학생을 흉흉하게 만들고 죽게 만들었으니 살인자다, 라는 논리로 이들을 박살낸다면야 뭐 상관없겠지만, 저들도 사람 아닌가? 아이들에게 치킨 한조각 물려주고 부인 젖가슴에 월급봉투 한번 꽂아주고, 그럴려는 사람들이 아닌가? 저들도 이 일이 아니면 먹고 살 새로운 길을 찾기엔 너무 멀리 가버렸으니 이렇게 하는 것 아닌가? 그들의 삶을 보장해 줄 것도 아니면서 무조건 오함마 들고 박살을 내려한다면 이는 조폭이 할짓이요,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복잡하게 꼬지 않고 딱 말한다면 이것이다. 지금의 교육은 독기를 품고 있는 거대한 주머니와도 같다. 터뜨리자니 터뜨릴 독이 무섭고, 터뜨리지 말자니 후에 그 주머니가 스스로 터져 퍼질 독이 무서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아예 초인적인 사람이 나타나 이 종기를 아예 없애버리거나, 모두들 이 독을 뒤집어쓰고 죽어가면서 버티다 버티다 살아남는 사람들이 다시는 이런 독을 품지 못하도록 깨끗한 주머니를 새로 만들어서 언제나 언제나 맑은것만을 담던가. 추상적으로 제시된 방법이지만, 이 방법 말고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적인 방법으로

우리나라가 당면한 교육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미성숙하다. 아니라고 말하기엔, 우리나라는 아직도 누군가를 위해 희생을 한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대다수가 그렇다는 것이다. 주관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런 내 생각이 어떤 식으로든 깨져줬으면 좋겠다. 박살나서 아 그렇구나! 우리나라는 아직 살만하구나 하면서 깨뜨려준 이의 손을 잡으며 실컷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20140521 여선.


글을 다시 돌아보고 자잘한 것만 수정하면서 느낀 건데 참 날이 섰다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11월호를 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