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정신이 없는 11월이었습니다. 그래서 딱히 어떤 에필로그를 써야겠단 생각도 도저히 못하고 있었습니다. 겨울 바람보다는 조금 더 느리게 살아온 거 같지만, 그 속에서 한창 길을 잃고 헤맨 저에게는 무량한 세계를 향해 쏘아 나가는 빛보다 빠른 느낌이었습니다. 시간축이 희미해져서 2주전에 준 선물이 몇 년 전에 준 거 같이 느껴지고, 몇 년 전에 겪은 일들이 마지 어제 느낀 데자뷰마냥 지나가던, 그런 정신없는 나날 속에서 후회가 7할, 약간의 보람, 그리고 아주 작은 다짐이 남았습니다. 살아남아서 더욱 좋은 일들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너무나 엉성한 월간여선 11월호를 닫습니다.
조금 더 편하게, 12월호에서 뵙겠습니다.
추위 조심하세요.
2015년 11월 30일
명륜동에서 여선 엎드려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