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월간 여선

월간여선 3월호를 시작하며

by 여선

0. 생각치도 않게 오래 쉬어 버렸다. 분명 노트북에 조각모음과 글 한두개 정도 저장되어 있는데 업로드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내버려 두었다가 작은 사고를 겪으면서 강제적으로 글을 못 쓰게 되었다. 수치스러웠던 마음이 큰 이유였을 것이다. 바르게 살자고 다짐을 해왔는데 내 잘못으로 인해 몸을 그르치고 나서는 우울해졌다. 부끄러운 나날이었다. 그런 새에 아무 것도 못하는 어리버리한 나날들이 이어졌다. 벌써 3월의 절반이 지나서야 월간 여선 3월호를 꾸리기 시작한 지금, 무엇을 더 말해야 할지. 그래서 시작의 서문과 더불어서 작은 조각모음도 같이 써 보고자 한다.
1.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지만 밥 숟가락 뜨는 것부터 의지를 가져야 했던 1주 전까지의 내 모습이 수치스러웠다. 지금이야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꾸역꾸역 버티는 생활을 시작하였지만 내 앞에 놓인 산더미같은 일을 놓고 보면 한숨뿐이다. 물론 도망치겠다는 의미의 한숨이 아니고, 내 잘못된 과거에 대한 한숨이다.
2. 지금 이렇게 글쓰기를 마주하게 되면서 드는 느낌은, 내 글이 때와 같다는 것이다. 사람이 한번 때를 밀었다고 해서 영원히 깨끗해질 수 없다. 다짐이라는 때밀이 타월로 박박 밀어내고 나서 다시 또 때가 낄 때, 다시 박박 밀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나는 내 글을 때밀이 타월로 인식했는데, 지금 글의 느낌은 길게 밀린 지우개밥 같은 느낌의 때이다. 나를 깎아내리고 밀어내버린 흔적이다. 옛사람들이 거울을 계속 갈고 닦는 것 처럼, 한번 깨달았다고 방심할 것이 아니라 계속 한결같이 성실하고 싶다. 그걸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
3. 천일이 동생 생일이었고, 그 다음날인 오늘은 화이트데이이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못해주었다. 주말에 놀아주려고 했건만 학교는 나를 이리저리 휘두른다.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가득할 뿐이다. 괜찮다고 다독여주지만 그 마음은 이미 멍들었으리라. 그럼에도 미안해하는 나를 달래주는 그대가 너무나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 이런 멍청한 나와 오래오래 연을 맺어준 것, 그것을 잊지않고 하루하루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열심히 살면서 하루하루 보답하는 마음으로 그대를 바라보고 그대와 함께하겠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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