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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답사를 다녀오면 한문교육과 답사만 다녀오게 되어서 이렇게 사학과 답사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녀오게 되었더니 적지 않은 차이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의 첫 번째는 둘째 날 저녁이었다. 첫째 날은 프로그램 일정표를 체크해 본 결과 학술 토론(세미나) 시간이었기 때문에 대동소이할 점이었지만, 둘째 날은 사뭇 달랐다. 한교과 답사에서는 모두가 함께한다는 답사의 의미로 둘째 날 저녁에 새내기들을 위주로 공연패를 만들어서 공연을 진행하였다. 율동패, 댄스패, 풍물패 등등 다양한 공연을 같이 보고 즐기면서 하이라이트로 군역을 마치고 복학한 학우들과 남자 학우들이 다같이 힘을 합쳐 만든 ‘불글씨’를 태우며 단결력을 기르곤 하였는데, 사학과 답사에서는 이와 다르게 슬라이드 교양을 통해서 사학과 학우들이 답사에 얼마나 참여했는지 퀴즈 코너를 통해 점검해 보기도 하였고, 상술하였듯이 답사부 학우들이 예비 답사를 통해 돌아다닌 곳을 소개하면서 답사부에서 답사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얼마나 고생하였는지를 보여주었다. 어느 쪽이 우세하다는 목적으로 이 내용들을 글을 통해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양 측의 답사 문화 모두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두 과의 답사를 다니게 되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야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옛날 생각도 많이 났었기에 추억도 떠올릴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주체나 답사부, 혹은 여러 가지 내면적으로 발생하게 된 문화적인 충돌이 있었으나 그런 것들이 사학과 학우들과 더불어 답사를 즐기는데 전혀 장벽이 되지는 않았다.
장벽이 된 것이 있었다면 상술했던 바의 07학번이라는 낙인 때문이었다. 출석할 때도 07 송승민! 이라고 제일 먼저 호명하게 되어서 그에 맞춰서 콩트하듯이 반응을 과하게 보였는데, 처음에는 그게 진심이었다. 너무 부끄러웠다. 이렇게 학교 다니는 것이 뭐가 좋은 일일까, 그동안 성실히 하지 않아 늦게 졸업하는 것이 이렇게 다가오는구나, 하는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어쩌면 그런 무안함을 풀어내기 위해 나보다 두 살 더 많았던 대학원생 희종이 형을 놀리는데 꽤 앞장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철없는 후배를 웃음으로 대해준 형님께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런 내 개인적인 부끄러움만이 아니라, 무언가 행동하는 데 있어서 미안하기도 했다. 사실상 사학과 학우들과 접점이 그다지 없었는데 단지 이렇게 학번이 높다는 이유로 학우들이 깍듯이 대해주는게 너무나 미안하고 부담스러웠다. 해준게 없는데, 잘해주지도 않았는데… 그러나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지내는 지금은, 학우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지내게 된 것을 보니, 내가 그렇게 학우들에게 폐를 끼친 것 같지 않아 다행이라는 마음도 든다. 이 답사를 계기로 학우들과 친하게 지내고, 그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같이 학업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짧은 시간밖에 같이 있지는 못하겠지만)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여행 이야기를 듣거나 읽다 보면 모르는 낯선 사람과도 즐겁게 이야기하고 친목을 다지는 것을 최근의 나는 이해하질 못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야, 그런 일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럴진대 대학교 학창시절에 가장 가까운 여행의 기회인 답사를 적극적으로 가보는 것도 절대 나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게는 이것이 마지막 답사이지만, 이제 대학을 가게 될 후배들이나, 나중에 교사가 되어서 내가 가르치게 될 중·고등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자신있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깨달음을 안겨준 사학과 답사와, 부족한 저와 함께하여준 사학과 학우들에게, 그리고 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저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준 교수님들께 이 글을 통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