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월간 여선

1번.

스마트와 행복에 대한 미완성의 이야기

by 여선

오늘도 학교를 가느라 3호선 지하철에 몸을 맡기면서, 늘 그렇듯이 스마트폰을 켜고 인터넷을 뒤적거린다. 뉴스를 보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 사진이 보이면 오 이건 뭐야 하면서 눌러보기도 하고... 그러다 주변을 돌아보면 지하철 승객의 십중육칠 정도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그걸 보다 보면 나만 하는 게 아니니 괜찮아!라고 혼자 변명을 한다. 이게 지하철에서만 그러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길거리에서, 버스에서, 카페에서, 음식점에서.... 여러 곳에서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많이 들여다본다.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사람들과 연락하기에도 편하고... 이처럼 스마트폰, 좀 더 넓게 범위를 잡아보면 스마트 기술은 우리를 편하게 이끈다. 그렇다면 그 편함이 행복일까?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으니 기존의 불편한 삶보다 더 행복한 걸까? 편함은 만족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까?라는 이상한 질문이 이 글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가 보자면, 만족이라고 함은 물질로서 채워지는 포만감 같은 것이고, 행복이라 함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향()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많고, 윈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을 때의 행복감은 부차적인 것이고, 만족감을 느낀 뒤에 그에 대한 부차적인 요소로 행복을 보게되는 거지, 행복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어서 그것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까의 질문에 연결 지어서 이것을 풀어 쓰자면 불편하다고 해서 행복을 못 느끼는 것이 아니고, 행복하다고 해서 자신의 물질적인 상황이 만족스럽다는 이야기가 아닌, 행복과 만족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이 편함을 버리라든가, 스마트 기술로 대표되는 문명의 이기를 버리라는 말이 결코 아니다. 이미 우리 생활의 요소요소마다 스마트 기술이 필요한 시대이다. 이것을 완전히 버린다는 것은 세속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가꾸어 나가는 방법을 실천해보자는 것이 이 글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이었다.


밑 빠진 독처럼 조금씩 조금씩 빠져나가서 계속 채워주어야 하는 만족과는 달리, 행복은 자신의 마음속에 숨겨진 꽃밭이라고 생각한다. 그 꽃밭의 아름다움을 누리려면 자신이 꽃밭을 잘 가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꽃길로 가는 길을 항상 살피고 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 행복이라는 꽃밭으로 들어가는 길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가까이 있지만, 길이 좁은데다 조금만 길을 가꾸지 않으면 어느샌가 자연 속으로 샥, 하고 사라져버리는 마술을 보여준다. 자주 꽃밭을 가는 고수라면 사라진 길도 익숙하게 더듬어서 나아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 같은 하수는 그 길을 계속 다듬어서 어떻게 가는지를 체득하여 자주자주 가 주어야만 꽃밭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50911

글의 내용에 자신없어하며, 명륜동에서, 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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