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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준원 Dec 25. 2020

주식 투자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투기가 아닌 투자

군대를 전역하고 한 가지 다짐을 했다. 절대 주식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그 다짐은 변했고 현재는 주식을 하더라도 절대 단타와 테마, 선물 옵션은 하지 않고 기업을 응원하는 측면에서 주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내도 적극적으로 재테크에 공감했다. (참고로 아내는 결혼 전에 투자증권 회사에서 8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동안 주식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이유는 딱 한가지 사건에서 찾을 수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생 시기까지 보낸 설명절에 집안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며 모은 돈을 모두 아버지는 ‘은행 주식’으로 바꾸셨다. 그저 모은 돈으로 갖고 싶었던 기타를 구매하고 싶었지만 음악을 하고 싶은 작은 소망은 뒤로 미뤄야 했다. 아버지는 ‘은행’이 망하면 우리나라의 경제가 무너지는 거라서 안전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인생의 처음 주식이라는 투자를 알게되었다.


군대에서 보내는 마지막 병장 휴가를 나와 집거실에 놓여 있는 신문을 펼쳤다. 당시만 하더라도 인터넷이 발전의 태동기를 겪고 있던 터라 주식의 등락 폭은 신문을 통해 확인이 가능했다. 아무리 찾아도 어린시절부터 모아놓은 쌈짓돈을 투자한 ‘은행’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식은땀이 흘러 신문을 몇 번이나 샅샅이 살펴봤다. 그러나 결국 ‘은행’의 주식 항목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그 ‘은행’이 어떻게 된건지 말이다. 아버지는 그 은행이 합병되어 없어졌다고 말씀하셨다. 그럼.... 내가 모아 투자한 돈은 어떻게 되는거냐고 다시 물어봤다.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 가능했다. 그렇게 내 인생에 다시는 주식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되었다. 그렇게 IMF의 거대 폭풍을 맛보았다.

© Zaimful, 출처 Pixabay


지금까지 삶을 살며 외벌이로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정했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중 두 단계에 집중한 셈이다. 생존과 안전의 욕구. 그 안전에 가장 우선은 돌아와 쉴수 있는 공간, 즉 집의 장만이었다.


정말 매우매우 힘들었다. 연봉을 올려 이직한 곳은 내 인생에 지옥이라고 부를만큼 힘든 곳이었고, 다시 게임업으로 돌아온 이후의 삶은 취미라는 사치를 누릴 수 없었다. 온전히 나의 경제적 힘으로 가족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어야 이후의 삶에 후회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15년을 넘게 한달에 교통비, 점심식대, 통신비와 외식비를 합쳐 30만원을 넘지 않는 지독히 절약하는 삶을 살았다.


통장 잔고가 바닥에 가까워지는 마음의 불안을 그동안의 절약정신은 잘 버텨주었다. 그리고 통장에 안정적인 잔고가 생기고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를 받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그래서 안전의 욕구를 어느 정도 달성한 시점이 재테크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주식은 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차트를 보며 어떤 기업이 투자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곤 했다. 내가 생각하는 주식 투자는 투기가 되지 않는데 있다고 본다. 그래서 여윳돈으로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삼성, 네이버, 카카오. 투자한 금액은 모두 없어져도 마음은 아프지만 우리 가족의 생계를 좌지우지 할만큼의 자금은 아니다. 그래서 5년 후를 기약하며 분산 매매로 2주 전부터 조금씩 투자했다.


아마도 앞으로 포트폴리오로 선정한 기업을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절약정신을 최대한 발휘하여 여윳돈이 생기면 다시 분산 매매를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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