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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받지 않고 거절을 극복하는 방법

자신을 탓하지 마세요

by 곽준원

어린 시절부터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부탁을 거절하면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상당히 강했다. 여러 번 부탁을 받고 이제는 힘에 부쳐 내 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상대방의 부탁을 정중히 거절하곤 했다. 이런 이유에서 일까. 나는 상대방에게 부탁을 거의 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나 때문에 힘든 감정을 가지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나는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배려하면서 나는 부탁하지 못하는 불안증에 시달렸다. 대한민국처럼 집단주의가 강한 사회에서는 유대감을 가지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왠지 집단에 소속되지 못하고 겉돌면 뒤처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집단 내의 타인과 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우리는 거절의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집단에 소속되고 싶어 했다. 그 안에서 버림받는 것이 정말 두려웠다. 거절하지 못하는 심리는 그 시절부터 내면의 깊숙이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거절하지 못하는 심리는 약속 상황에서도 쉽게 상처 받는다. 타인과 멋진 만남을 계획하고 약속 날짜를 확정 지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타인이 약속 전날 몸이 좋지 않아서 약속을 다음으로 미루고자 말하면 상처 받는 사람들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만나고 싶지 않아서 변명을 했다고 생각한다. 또 상대방의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폄하하고, 어떤 의견을 내거나 농담을 던질 때도 자신이 기대한 만큼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으면 심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행동의 뒤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완벽주의, 그리고 열등감이 숨어 있다. 특히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거나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것이 나를 깎아내리는 잣대가 되어버린다.


누구나 인정할 만큼 성공하지 못해도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불완전함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존재의 일부일 뿐이다. 그 사실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89p




#거절의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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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거절의 아픔을 극복해야 할까. 3가지의 방법으로 거절의 아픔을 이겨내 보자. 첫 번째로 인간의 심리에는 거절을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선 이것부터 이겨내야 한다. 즉, 거절에 가치판단을 두지 말아야 한다. 거절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거절이 나쁜 것이라고 인식한다면 반드시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섣불리 거절을 하지 못한다. 거절은 그냥 하나의 행동일 뿐이다. 타인이 부탁을 무조건 들어주어야 할 권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타인도 나의 부탁을 거절할 자유가 있다. 무의식에 깊이 뿌리내려 있는 거절이 나쁘다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쉽지 않지만 시도해보면 어떨까.


두 번째로 거절한 대상을 구체화해보자. 타인의 거절은 '나'를 거절한 게 아니다. 내가 어떤 상품을 팔고자 했을 때, 거절하는 건 그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너무나 싫어서 상품 자체를 모두 하나의 가치로 판단해서 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다. 거의 대부분은 대상이 자신과 맞지 않아 거절한다. 예를 들어, 마음에 쏙 드는 여성, 남성을 발견했다고 해보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나의 감정을 표현했을 때, 다양한 거절이 있을 수 있다. 애인이 있다든지, 아니면 자신은 아직 이성에 대한 생각이 없다든지. 이와 같이 다양한 맥락이 존재한다.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뿐이다. 이러한 어떤 부탁을 타인이 거절하는 행위는 내 생각의 일부분을 거절하는 것뿐이다. '나'의 모든 것을 거절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나의 부탁 또는 제안이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은지 물어보고 개선하는 방법이 있다. '나' 자체가 거부당한 건 아니므로 감정의 상처를 받을 필요가 없다.


세 번째로 상대의 상황을 고려하고 배려해야 한다. 타인이 시련을 당해 마음 아픈 상태에서 물건을 팔려고 하는 행동은 배려라고 할 수 없다.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인지 파악해야 한다. 배려에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강자의 배려와 약자의 배려다. 약자의 배려는 타인의 상황을 모두 고려하는 배려를 뜻한다.


성공한 사업가를 만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그들은 너무나도 바쁘다. 그렇다면 성공한 사업가를 만나려면 '언제 만나면 괜찮을까.', '바쁜 사람인데 점심시간은 괜찮을까.'와 같은 고민을 해야 한다. 점심시간이 괜찮을 것 같다면 언제 전화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제 전화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생각해본 경험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약자의 배려이기 때문이다. 지금 전화하면 업무에 방해하는 건 아닐까. 저녁에 전화하면 쉬는 타이밍에 방해하는 건 아닐까. 오만가지 걱정에 사로잡힌다. 본의 아닌 배려에 빠져든다. 약자의 배려일 때는 강자의 처분만 기다린다. 하지만 강자의 배려는 그렇지 않다. 강자의 배려는 언제든 어디서든 내가 만나주는 게 그 사람에 대한 배려라는 마인드다. 이러한 상황이 구축되면 거절이 의미가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약자의 배려가 아닌 강자의 배려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항상 본질을 봐야 한다. 지엽적인 것만 보면 힘들어진다. 아무리 대단하고 훌륭한 제안일지라도 의사 결정권자는 'No'라고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모든 제안이 리스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절에 대한 면역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 사업을 하지 못할뿐더러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No'라고 거절을 표현했다면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물어보고 개선해볼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문제라면 전면 개선해서라도 다시 시도해보자. 그래야 그들의 판단이 'No'에서 'Yes'로 변할 수 있다.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얻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힘내고 용기를 가지라는 뜻이 아니라 거절에 굴복하지 말고 도전해서 기회를 획득하라는 교훈이다. 유리 멘탈을 바꾸기는 사실 쉽지 않다. 결국 실패를 두려워하여 시도하지 않으면 얻는 건 없다.


얼마 전 대표이사에게 조직문화(독서) 개선 관련 미팅을 진행했었다. 그 당시'거절' 당했다고 생각했고, 사내 조직문화 개선은 어렵다고 좌절하고 낙담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리스크 있는 아이디어를 경영 관리자가 바로 'Yes' 할 리가 없다. 분명 다양한 이유를 쏟아내며 거부를 드러낸다. 무엇이 부족한지 마음에 확신이 없는 내용은 어떤 것인지 전체가 모두 부족한지에 대한 질문이 부족했다. 어려서부터 거절당하면 내 존재를 부정당했다고 생각하던 무의식 때문이다. 거절을 극복하고 개선하고자 의지가 있다면 재차 시도해야 가능한 일이다. 얼마 전 함께 미팅을 진행했던 인사실 관리자와 티타임을 가졌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제안에 거절했던 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제안을 액면 그대로 다 받아들이지 않고, 어느 정도 협의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그 협의를 오후 티타임의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했다. 직장 내 독서 모임을 만들어볼 시기가 도래했다. 시도하지 않으면 결국 얻을 수 없다. 즐겁고 셀레는 마음으로 직장 내 독서 모임의 기획을 생각해봐야겠다. 분명 거절이 도사리고 있겠지만 계속 시도하여 오리지널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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