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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준원 Jan 24. 2022

상위 1% 우등생은 바로 '이것'이 다르다

현대 사회는 미디어 세상이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IT 혁신 기술과 더해 미디어는 1초에도 엄청나게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현대 사회에서 문자는 외면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인간에게 언어는 사물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고, 표현은 곧 자신의 생각과 신념으로 자라기 마련이다. 미디어 시대와 문자는 다소 어울리지 못하는 모양새지만, 미디어를 소모하더라도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현대인에게 필수적이다.


글자를 모르면 문맹이라고 부른다. 글자를 알아도 글의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면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독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뜻한다. 문해력은 거의 모든 직종과 창업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다. 아무리 미디어 시대라 해도 현대 사회는 말 잘하고 글 잘 쓰고 말과 글의 내용이 좋은 사람이 대우받는 사회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결과물이 영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는 수많은 문장으로 작성된 대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한다.


어떤 콘텐츠를 기획하여 방송으로 촬영할지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영상을 촬영하고 미디어로 제작하여도 글의 흐름처럼 명확하지 않은 영상은 사람들에게 외면받는다. 이러한 시대에 청소년의 문해력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의 제목이 비록 뻔해 보이지만 지금까지 아이의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 애써온 지난날과 앞으로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초등 공부머리를 기르는 문해력


문해력을 기르려면 자연스럽게 국어 교과에 집중해야 한다. 국어는 모든 과목의 기본이므로 국어를 못하면 다른 공부도 못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수학 문제가 서술형으로 출제되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요구하는 답은 무엇인지 문장을 해석하지 못하면 당연하게도 문제의 오답률은 높아진다.


국어 공부는 단순히 글자를 읽고 내용을 수용하는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국어를 사용하는 훈련을 통하여 성공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사회생활에서 쏟아지는 결과물에는 문장과 짧은 키워드, 즉 어휘력으로 작성되는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이 있다.


게다가 함께 일하는 공간에서 목소리를 내어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기도 어려운 업무 환경이 대다수다. 이런 경우에는 사내 메신저로 채팅 업무를 진행하거나, 이메일로 서로 내용을 주고받는다. 다양한 문자로 주고 받는 환경에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슨 뜻인지 모르고 잘못 해석하는 일은 업무의 성과를 저하시킨다. 그래서 아무리 미디어 시대라 해도 문해력은 필수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문자와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의 모든 영역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문해력은 주로 읽기를 바탕으로 한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국어사전을 활용하여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종이 사전에서 단어를 찾아 뜻을 읽다 보면 주변에 비슷한 어휘를 살펴보는 기회가 된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언어와 관련된 모든 공부가 늘지 않는다. 맞춤법에 이어 어휘력은 매우 중요하다. <EBS 당신의 문해력>에서는 중, 고등학생들의 어휘력 실태를 방송했다.


한 학생은 가장 어려운 단어를 '기적소리'라고 답했다. 기적소리는 증기나 배가 증기를 내뿜는 소리를 뜻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증기기관차를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경험한 사람들에게 노랫말에도 등장하는 '기적소리'가 무슨 뜻인지 알지만 2005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경험하지 못한 소리다.


어휘를 모르겠다며 호기심을 갖고 단어장을 찾아보면 그나마 다행이다. '기적소리'를 자신이 멋대로 해석하여 'Miracle 소리'로 생각하면 점점 세대 간의 대화를 이어가기 힘들어진다.


그 밖에도 '위화감', '이자겸의 난'과 같은 단어에서 어휘력이 부족하여 '난'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야 하는 역사 교사의 안타까운 하소연도 방송에 나온다. 그래도 모르면 배우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어휘력이 부족하면 다른 과목을 학습하기가 어려워지고 급기야 포기하기에 이른다.


'이지적이다'를 듣고 자신의 기분이 나쁘다는 학생도 볼 수 있다. MZ 세대는 줄임말을 상당히 많이 쓰고 외래어와 한글을 합친 단어를 유독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일까. '이지적이다'라는 이성적으로 판단함을 뜻하는 문장을 'ease 적이다'라고 해석하여 나를 너무 쉽게 보는 것 아니냐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한다. 이와 비슷하게 '고지식하다'도 '高(높을 고) + 지식하다'로 분리하여 지식이 높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2020년 11월 네이버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한 낱말 중에 '사흘'이 있다. 한 뉴스에서 대체휴일을 적용하여 '사흘'을 쉬게 되었다는 기사 제목에서 갑론을박 토론이 벌어졌다. '사흘'이 어째서 3일이냐, 4일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이게 되어 급기야 네이버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사흘'이라면 '4흘'이라서 4일 아니냐는 역시나 엉뚱한 해석이 빚어낸 결과였다.


이렇게 미디어에서 보아온 다양한 합성어와 신조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다 보면 문어체에서만 볼 수 있는 어휘력을 놓칠 수 있다.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되어 신조어에 익숙한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학교 교과에서 출현하는 어휘를 보면 놀랄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4학년 지문에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지도로 알려진 것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점토판 지도입니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메소포타미아와 점토판이라는 어휘를 알지 못하면 문장을 해석하지 못한다. 초등학교 5학년에서는 문학작품, 장편동화를 주로 많이 읽어야 어휘력을 늘릴 수 있다. 이러한 분야도 영상으로 학습하면 어떤 내용인지 흐름은 알 수 있을지언정, 정확한 지명과 단어를 익히지 못한다. 그렇다면 문해력 및 어휘력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적을 높이는 답은 문해력에 있다


청소년은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어떻게 수준을 발견할 수 있을까? 처음부터 자신의 수준을 명확히 아는 방법은 없다. 그저 여러 방면으로 시도해보아야 한다. 먼저 유치원 수준의 그림책을 읽어보고 쉽다고 느끼면 조금 더 어휘가 많은 책을 선택하면 된다. 처음부터 너무 글이 많은 책은 아이에게 독서를 질리게 만드는 일이다. 자신의 수준에 알맞은 책을 읽고 적응하여 어휘력과 문장 해석 능력이 발달하면 서서히 어려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독서는 자신과의 대화면서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다. 그리고 토론은 책 읽기의 동력이 된다. 자신이 읽은 책을 누군가와 즐겁게 생각을 나눌 수 있다면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


문해력은 글과 말을 매개로 하는 의사소통 능력이다. 그래서 정보 입력과 판단뿐 아니라 출력도 중요하다. 출력은 곧 말하기와 글쓰기다. 그렇다면 문해력의 도착점은 어디일까? 백 번 읽으면 뜻이 통하는 경지에 도달함을 믿고 독서에 매진하여 문해력을 기를 수도 있지만, 문해력도 원리가 있다. 지식 습득만으로는 독서 능력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독서 능력을 늘릴 수 있도록 글 읽는 연습을 통해 학습해야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 제법 괜찮은 능동적 태도라 볼 수 있다. 심리 도서를 읽다 보면 뇌, 신경과학에 호기심이 생겨서 과학 분야로 넓히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진화 이론을 접하게 된다. 진화 심리학에 호기심이 생기다 보면 어느덧 역사가 궁금해지는 상황에 처한다.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는 한 곳으로 귀결된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인간이란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인간의 근본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사회가 발전했는지, 어떤 기술이 혁신을 일으켰는지 배운다. 독서로 다양한 학습을 경험했다면 앞으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창의적인 생각과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이렇게 호기심이 생기면 어떤 분야에 깊게 몰입해서 학습해야 하는지 점차 메타인지가 높아진다.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게 되면 어떤 학습법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스스로 터득한다.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학습 역량을 갖춘 사람으로 자란다. 독서의 최종 목표는 한 가지 생각을 담은 긴 글을 읽어내고 의미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는 점을 늘 머리에 두어야 한다.




참고 도서 :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

저자 : 진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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