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여자의 빨간 일기장
야영 간 둘째를 기다린다.
도서관 매점 아주머니가 분주하다.
점심시간이다.
숟가락 식판 부딪는 소리가 난다.
밥 냄새가 진하다.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
야영 간 둘째를 기다린다.
남편과 작은 감정 다툼을 했다.
피곤하다.
루시드 폴 노래가 좋다.
노래 위에 눕고 싶다.
날카롭고 힘겹고 무거운 것들이 모두 싫다.
웃고 싶다.
야영 간 둘째를 기다린다.
잔디를 다듬는 아주머니들이 덥다.
햇빛이 날카롭다.
잔디가 많다.
잔디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가 없다.
햇빛이 뜨겁다.
잔디가 아프다.
그래서 들어갈 수가 없다.
야영 간 둘째를 기다린다.
관상용이 되었다.
사람이 없다.
관상용이 세상을 지배한다.
생명이 없어진다.
살아있는 것은 관상용이 될 수 없다.
우리는 70% 관상용 이 되었다.
우리는 30%만 살았다.
야영 간 둘째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