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한 번 꼴로 띄엄띄엄 글을 올리는데 어인 일인지 구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래서 뭐라도 씁니다.)
-뭐든지 유튜브로 찾아보고 익히는 요즘 세대와 비슷한 듯 다르게, 일단 책부터 찾아봤던 시절에는(그래 봐야 10년 전) 자전거 출근을 해보겠다 마음먹고 책을 사봤다. 지금은 제법 오랜 역사를 지닌 자출사 카페지기가 쓴 책부터 자전거 4주 타면 건강해진다? 같은 책 등등. 잘 기억나진 않지만... 자전거 타기 또한 전신운동이 되기 때문에 열심히 타면 허벅지만 두꺼워지는 게 아니라 폐활량도 증진하고 전신의 근육이 발달한다는... 이렇게 적어놓으니 잘 믿기지 않지만 뒤집어 보면 맞는 얘기 같다.
-이런 얘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자전거 타고 출근했기 때문. 집과 회사가 서울에서 동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출퇴근하기 좋은 위치이다. 그럼에도 그러지 못했던 건 자출에는 해본 사람은 잘 아는 여러 제약이 많아서다.
1. 자전거가 있어야 한다.
2. 회사에 도착하면 씻을 수 있어야 한다.
3. 옷을 챙겨가야 한다.
4. 저녁 약속이 없어야 한다.
5. 날씨가 괜찮아야 한다.
대충 꼽아봐도 이렇다. 겨울엔 추워서, 여름엔 너무 더워서, 비가 오고 눈이 오면 타기 쉽지 않고, 수트를 입고 출퇴근할 때는 타지 못하고 저녁 약속이 많을 때도 못했고 등등등. 무엇보다 2012년 어느 날엔가 바깥에 묶어둔 자전거를 누군가 날름 들고 가면서 에라이! 자전거 인생에서 중도 이탈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건 없다. 계기가 있어야 한다.
2018년 9월 어느 날, 나와 여러모로 취향이 비슷한 데가 있으나 대충 흐리멍덩한 나와 달리 뭘 하나 파도 제대로인 어느 페친이 전기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시작했다며 자랑질. 여기에 자극받은 나는, 여차저차한 과정을 거쳐 전기자전거를 장만했다. 시험운전을 거쳐 오늘을 d-day로!
-결과는.... 낭패였다.
조금 넉넉하게 7시 반쯤 집을 나섰는데... 충전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4분의 1도 가지 않아 배터리가 거의 떨어져 버렸다. 모터의 도움 없이 가느냐 마느냐였는데 그 사이 나이도 먹었고 운동도 안 했고 저질 체력이 된 나는 갈 수 없었다. 그리하여 조금 더 가서 전체 여정의 3분의 1 지점에서 과감히 지하철 역으로 이동, 자전거를 접어들고 지하철로 출근했다. 충전기도 두고 왔기에 충전도 어렵고... 퇴근도 어쩔 도리 없이 지하철 이용해야 할 듯.
-자전거를 끌고 오면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가 연휴 독서 상황을 돌아봤다.(이제야 본론)
연재물 중에... 용대운 작가의 [군림천하] 연재가 중단된 뒤 재개할 조짐이 별로 없어 구로수번의 [전생검신]을 한창 보다가 이번 연휴에 말로만 듣던 [학사신공]의 세계로... 수도자를 내세워 도를 닦는 세계를 선보여 신선하다 싶었는데(제목은 왜 학사신공? 원래는 범인수선전이라더군요) 드래곤볼을 방불케 하는, 최강의 적 다음에 더 최강의 적, 다음에 더더 최강의 적, 다음에 더더더 최강의 적... 이런 식이 좀 지겨워질 정도로 전개된다. 알고 보니 중국 소설의 번역판. 그래도 꾸역꾸역 대강대강 읽다가 거진 다 읽었을 즈음에 와서야 대여해서 볼 걸 하고 후회를.
뒤늦게 읽은 박철현 작가의 [어른은 어떻게 돼?]가 인상적. 그렇고 그런 육아 에세이 아닌가 하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작가의 시각과 태도가 '극호'. 각자 처지 따라 당연히 다르게 다가올 텐데 뼈저리게 다가오진 않았음. 때로는 성장하고 때로는 지체하기도 하는 성장통을 영원히 겪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제목이 제일 크게 와 닿았다. 이번 주 북적북적용으로 낙점.
그 사이에 읽은 책은 장강명 작가의 [팔과 다리의 가격]도 있다. 탈북자 지승호 씨의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해 정리했는데 그냥 으레 갖고 있던 탈북자와 북한의 빈곤 등에 대한 편견을 넘어 이런 일이 있었구나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책. 요즘 남북 분위기와 맞는 듯 맞지 않는 듯. 세상은 넓고 대단한 이들은 많다.
그 외... 밀리의 서재 정액제를 이용해 마구 읽어제낀 책들이 좀 있다. 오쿠타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 [항구마을식당], 아무튼 시리즈 중에 [아무튼 외국어], [아무튼 스릴러], [아무튼 서재] 등등. 밀리의 서재 기한이 끝나서 날려버렸는데... 한 달 유료회원을 해볼까 말까 궁리 중.
*사진은 출근길 아니라 어제 한강변을 달렸을 때 마포대교 아래 쉼터에서 올려다본 하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