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화를 내고나면 무섭고 외롭다.
작용반적용의 법칙
페북이나SNS에서, 그리고 예전의 대중매체 토론장들에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부부관계에 혹은 부모자식간에 화를 내어 상대방을 제압하고 상대방을 내 의지대로 움직이거나, 혹은 상대방이 화를 내면 굴복하고 상대방의 의지대로 해주는 상호작용방식이 너무 상식적으로 통용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내가 화를 내고나면 무섭고 외롭다. 아마 내가 성질이 더러워서 그럴 것이다. 나는 누가 나에게 거칠게 한 것을 (용서하더라도) 절대로 잊지는 못한다. 남들도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종종 어리석게 화를 내고 나면 상대방의 마음 속에 나에대한 보복심이 쌓였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두려움이 밀려온다.
그래서 나쁜 점은 내가 상대방에게 화를 내고 나면, 상대방을 못믿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화를 내었으니, 상대방은 화가 나면서 짐짓 그것을 숨기고 나에게 보복할 틈을 엿보고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다른 예를 들 것이 없다. 내가 못나서 한참 성인이 되고 가정을 꾸리면서도 경제적으로 완전한 독립을 누리지 못하였다. 그래서 부모님의 도움을 은근히 기대하게 되었는데... 내 첫번째 생각은 어릴 때 심긱한 아동학대를 자행한 나의 아버지가 나를 무서워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때린 사람은 발뻗고 자지 못한다고 했는데 아버지인들 나를 믿을까? 내가 아버지 당신을 미워하지 않는다고 믿을까?
분명히 내가 무서울 것이다. 그래서 밑밥을 깔았다. 일종의 교란작전이었다. 매일 한번식 아버지에게 안부전화를 한 것이다. 진심인지 가짜인지 모른다. 기분이 좋으면 웃는데, 역으로 웃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지않는가? 그렇게 매일 전화를 하고 매달 용돈을 부쳐드리고 내가 당신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심어주기를 꼬박 3년을 하고나서, 내가 부쳐준 용돈의 두배 이상을 지원받았다. 이것이 교환의 경제학 아닌가?우리는 이렇게 체면과 이득을 조화시키며 최소한의 인간적 품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 아닌가?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것은 내처와 내 아들딸들은 이런 꼼수를 모르고 너무 솔직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솔직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