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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장구 Jun 27. 2024

지혜와 철학

메타지혜로서의 철학에 대하여

- 두산백과

"철학(Philosophy)이라는 용어는 고대 그리스어의 필로소피아(φιλοσοφία, 지혜에 대한 사랑)에서 유래하였는데, 여기서 지혜는 일상생활에서의 실용하는 지식이 아닌 인간 자신과 그것을 둘러싼 세계를 관조하는 지식을 뜻한다."


<두산백과>의 정의는 정말 마음에 안든다. "여기서 지혜는 일상생활에서의 실용하는 지식이 아닌 인간 자신과 그것을 둘러싼 세계를 관조하는 지식을 뜻한다." 


지혜가 철학자들의 지식이라면 지혜가 지식의 일부분이라고? 동의할 수 없다. 지식이 지혜를 위하여 활용되며, 때로는 "무책이 상책"인 것 높은 지혜를 위해서 많은 지식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두산백과>시사하는 지혜를 "철학자들이 전유하는 지식으로 정의하는 것은 절대로 수용이 안된다. 백과사전이 이지경이라니?

이쯤에 "지혜"라는 말이 사용되는 문맥을 잠시 살펴보고 논지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 "지혜로운 행동", "지혜로운 말", "지혜스런 생각", "지혜로운 처신", "생활의 지혜", "지혜를 발휘했다," 지혜를 얻었다.... 용례들이 보여주는 바는 일반사람들도 얼마든지 지혜로울 수 있다!를 넘어서 일반인들이야말로 나날의 일상속에서 지혜를 찾고, 사용하고, 배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라는 것이다.

 지혜는 통찰력과 결합된 지식. 상황에 맞게 적재적소에  사용된 지식,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부합되는 좋은(바른) 아이디어, 묘책, 팁(Tip)이라는 뜻인 것 같다.

지혜라는 말은 그 자체로 효과적인, 과학적인, 경제적인 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추가 설명이 필요할까? 안할래!) 그래도 "경제적인"에 대해서만 간단히... 지혜롭다는 것은 이익을 크게 얻는 쪽보다는 손실을 줄이는 방향의 결정과 관련이 더 있어 보인다. 대박을 바라고 위험한 투자를 하거나 한가지 가능성이나 롯또에 빵하기 보다는 적금, 보험을 들고, 분산투자를 하고.. 이런 쪽이라고 생각한다. 위험회피, 위험관리적이라는 말인데.. 이는 단순한 주장이 아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그러한 결정과 행위가 지혜롭다는 판단의 근거를 뒫받침한다.

그리고 지혜의 또하나의 속성은,  타인들의 폭넓은 인정을 전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꼭 그런거는 아니지만 대체로 지나치게 유별나거나, 중뿔나면 암만 잘나도 우리는 지혜롭다고 하지 않는다. 세기의 과학적 천재. 아인쉬타인과 쉬레딩거 둘다 유명한 바람둥이들인 것도 유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는 유명한 도박광이다, 사람들은 이들의 천재성에 불구하고 주제못하는 바람끼, 도박벽을 애처롭게 봐줄 뿐, 이들의 이런 행위가 지혜롭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혜가 항상 다수에 편승하는 기회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험기간 여러 친구들이 2차로 달릴때 혼자 핑계대고 귀가하여 시험공부 총정리를 하는 것은 지혜롭다.(나는 그렇게 하지만..ㅠ)

나는 지혜를 편의상 MLATT, Minium-Loss Action & Thinking  Tips, 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철학의 정의, 지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혜와 철학간의 관계에 대한 교통정리를 해보자.


철학, 필로소피의 의 어원이 "지혜사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혜와 관련하여 철학자들에게 무언가 특별한 지위를 인정하기는 해야 할 것 같다. 내생각은 철학자는 지혜를 얻기위하여 사용되는 "메타지혜"를 연구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적당한 정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혜를 연구하는 사람이 아둔하진 않겠지만, 반드시 "지혜인"이라고 말하긴 오히려 어려울 것이다. 경제연구자가 "경제인"과 바로 일치하지는 않고, 경영을 가르치는 경영학교수가 경영인이나 억만장자와 동일시되지 않는 이치로.

네이버검색에 "철학"을  쳐넣으면 국어사전 정의로 1.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인식, 존재, 가치의 세 기준에 따라 하위 분야를 나눌 수 있다. 2.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따위를 이르는 말.

1번은 그 자체로 지식의 위계, 지식의 참과 거짓, 지식의 유용성의 판정에 사용될 수 있는 "메타지식"이라는 말이고 2번은 일반사람들이 철학자들의 메타지식에 입각하여 지혜롭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나는 늘 그래왔던 것 처럼 지혜롭게 철학을 기준으로 실용성을 판정하고 실용을 기준으로 허접한, "철학"을 사칭하는 사변을 걸러낼 것이다.

내가 늘 명심하고 금과옥조로 삼는 철학적금언 두마디 인용하면서 글을 막음한다.

존듀이. "지식이란 어떤 행위의 실천을 위하며 필요한 정보를 지칭한다.

칼포퍼. "인생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철학자들의 계보를 열거한 어떤 두꺼운 책보다 더 유용한 참지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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