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다른 사람의 평가에서 벗어나기

집착을 버리기

by 쏘담쏘담

아마 내 나이또래의 미혼들은 공감하겠지만

내게는

친구들에게 내 행복을 증명하고

너 행복하게 산다고 박수받고 싶었던 날들이 있었다.


내가 자취를 시작하고

가장 상처받았던 말은

" 내가 아는 너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참 좋아하는데

지금 혼자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라는 말이었다.

아니라는 나에게 친구는 다른 상황에서 두 번씩이나 그 말을 반복했다.


정말로 나의 행복이 거짓으로 보였든

그 문장이 그 친구 모습의 반영이든

나는 그 말이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왜 제멋대로 나를 정의하고 평가하는지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다.

내가 아니라는데 왜 나를 제멋대로 평가하지?

수많은 시간이 지나고 내린 내 결론은 '그게 뭐?'였다.


친구가 내가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나의 행복이 없어지는가? No, 아니다.

나는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하다고 말하는가? No, 아니다.


마음속의 나에게 꾸준히 물어본다.

요즘의 넌 어때? 넌 행복하니? Yes, 그렇다.


퇴근 후 집에 오면 로봇청소기가 청소한 뽀송뽀송한 바닥을 밟을 때 행복하고

어떤 음식을 먹을지 메뉴를 고민하고 나를 위한 요리를 해서 예쁜 플레이팅을 할 때 행복하고

집 근처 산책길을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탈 때도 행복하다.

베란다에 만든 캠핑존에 앉아서 책을 읽을 때도 행복하고

오와 열을 맞춰 정리정돈을 하거나 묵은 때를 청소로 없앨 때 행복하고

날이 맑은 날 내가 좋아하는 섬유유연제 냄새를 맡으며 빨래를 널 때도 행복하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 행복에 대해 뭐라고 떠들든

내가 행복하면 되는 거다

남들이 나에게 하는 평가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내가 나에게 하는 평가가 가장 중요한 걸.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다.

이런 생각을 하느라 나는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을 낭비했다! shit!


가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수업 나눔이나 연수를 진행하곤 하는데 예전엔

내 나눔에 대해 사람들의 평가가 어떨지 궁금했었다.

마지막 연수를 끝냈을 때, 아직 아무 피드백을 받지 않았는데도

내가 준비한 걸 모두 잘 끝냈다는 생각 들었을 때 나는 내가 보낸 시간에 만족했다.


사실 누가 뭐라 하든

나의 만족이 중요한 법인데

나는 가끔 이 진리를 잊을 때가 있다.


나는 요즘 주변사람들에게 나를 증명하고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 이다.


내 안의 인정 욕구와 인정받으려는 집착.

그 모든 것이 사실 힘듦의 시작이다.


내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했을 때

나는 어린 나이에 번 큰돈으로 근사한 레스토랑, 국내, 국외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다.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하루방문자수가 5000명이나 되었던 파워블로그가 되었다.


그러나, 그러면서 나의 삶의 망가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어제의 방문자수를 확인하고

그 방문자수에 따라 나의 기분이 달라졌다.

친구들과의 여행도 블로그에 핫플, 새로운 곳. 자극적으로 포스팅할 수 있는 곳만 가게 되었고

친구들의 만남에서도 어떻게 이곳을 포스팅해야 할까 고민하느라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놓칠 때도 있었고

사람들 없을 때 사진을 찍느라 친구들과 같이 보내는 귀중한 시간을 소비할 때도 있었다.

그리고 광고 쪽지가 하루에도 몇 개씩 날아오곤 했다.

나는 광고를 하나도 받지 않았다. 광고를 받으면 맛없어도 맛있다고 해야 하니까. 양심에 찔렸다. 그건 솔직하지 못한 포스팅이니까.


그렇게 몇 달이 지속됐을 때 나는 큰 결심을 하고 블로그를 모두 비공개로 돌리기로 마음먹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하던 엄청난 조회수, 좋아요 수, 댓글 수 그 모든 게 없어지자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마음엔 평화가 찾아왔다.

다른 사람의 평가, 관심, 인정 그리고 그것들을 향한 나의 집착에서 벗어나자 평화가 찾아왔다.


집착은 독이다.

내가 때로는 다른 사람한테 좋은 평가를 못 받을 수도 있고 근사한 인정을 못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은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해서 하면 된다.

거짓을 말하고 싶지 않아서 광고 하나 받지 않았던 파워블로그시절처럼

내가 나에게 떳떳하고 나에게 좋은 평가와 근사한 인정을 주면 된다.


그리고 최근에 깨달은 사실은

항상 나는 나의 성취나 결과를 보고 사람들이 나를 판단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더라.

정말로 멋진 사람들은 나의 결과가 좀 못났더라도 과정을 보고 나라는 사람을 판단하더라.

그래서 나는 내 주변의 멋진 사람들만 보고 살아가기로 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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