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유기견 센터에 가면

plus 02. 유기견 센터 봉사 활동

by 쏘이책장


아이들은 강아지를 보러 간다는 사실에 신나 있었다.


그런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주지 시켜야만 했다.

강아지를 보기 위해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강아지를 돕기 위해 봉사하러 가는 것이라고.


아이들이 억지로 따라나서는 봉사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는 마음으로 봉사에 임할 수 있어 좋았지만,

봉사하러 가서 괜한 민폐를 끼칠까 봐 자꾸 염려가 되었다.


센터로 향하는 차 안에서 항상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야만 했다.

센터에 가면 선생님들의 지시에 따르고,

봉사하러 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강아지들을 돌봐주어야 한다고.






신청하기: 봉사도 하나의 약속


세 달 전부터 날짜와 시간별로 인터넷으로 봉사 신청이 가능했는데, 주말 봉사의 경우에는 마감이 일찍 되었다. 가족이 다 같이 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주말만 가능했기 때문에 봉사 일정은 미리 잡아놓고 빠르게 예약을 해놓고는 했다. 항상 원하는 날에 봉사를 할 수는 없었다. 매월 첫째 주 주말을 가족 봉사 일로 잡았지만, 일찍 마감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다른 날로 잡아야 했으니까. 봉사 신청을 하고 안 가는 것은 다른 사람의 기회를 뺏는 것이기도 하고, 센터의 일손을 부족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했다.




참석하기: 지각은 안 돼요


센터의 하루는 규칙적으로 바쁘게 돌아갔다. 센터에서 생활하는 유기견과 유기묘 수에 비해 직원 수가 많지는 않았다. 센터에서 충분하다 싶은 인원을 충달 하기란 애초에 어려운 일이기에,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봉사자들의 참여는 센터 운영에 큰 도움이 되었고,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데도 적지 않은 보탬이 되었다. 하지만 매일 매시간 봉사자를 관리해야 하야 하는 직원들의 업무도 있으니, 피치 못할 사정이 없는 이상 지각은 안 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것이 봉사에 임하는 기본자세니까.




1단계. 교육: 봉사 전 안전 교육


각 봉사 시간대에 봉사자들이 다 모이면,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 안전 교육을 받았다. 센터에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는 한 번씩 아픔을 겪은 데다가 각자의 사연이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었고, 생명을 다루는 일이었기 때문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혹시 모를 사고는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도 봉사를 시작하기 전 교육은 꼭 필요했다. 게다가 매번 봉사자들이 달라졌기 때문에도. 우리 가족도 올 때마다 함께 하는 봉사자들은 매번 달랐다. 어린 자녀와 함께 온 가족, 외국인 친구와 함께 온 청년들, 대학 동아리에서 온 학생들, 기업에서 온 직장인들 등 나이도 구성도 참 다양했다. 교육은 개인 물품을 강아지들이 건드리지 못하는 테이블 위에 잘 올려두는 것으로 끝이 난다.




2단계. 청소: 센터를 깨끗하게 청소


교육이 끝나면 인원에 따라 청소 구역을 배정받게 된다. 유기묘 견사는 사전에 유기묘 견사로 신청한 봉사자로 우선 지정을 받는고, 성인 남성은 대체로 대형견 견사 청소를, 그 외 인원은 센터홀 청소를 맡게 된다. 센터 교육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교육장에도 청소를 하게 되는데, 봉사자 인원에 따라 적절히 배치된다. 우선은 한 명이 대형 청소기로 바닥에 있는 먼지와 숨겨진 털을 없애면, 그 뒤로 몇몇이 따라다니며 대걸레로 깨끗하게 물걸레질을 한다. 나머지 한두 명은 소독스프레이와 걸레를 들고 센터홀 테이블과 소파, 유리 등을 닦으면 된다. 때때로 봉사자 인원이 넉넉하고 익숙한 봉사자가 있으면 유기견 목욕에 참여하기도 했다.




3단계. 관계: 사람과 친근해지는 사회화 시간


청소가 끝나면 깨끗해진 센터홀로 유기견들이 나왔고, 봉사자들은 유기견들을 챙기고 돌봐주면 되었다. 이 시간은 봉사자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었고, 사실상 이 시간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언뜻 보기에는 그냥 놀기만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유기견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사람에게 버림받고 상처받은 강아지들이 봉사자들과 어울리면서 사람에게 쌓은 마음의 벽을 허물고 사람에게 다가올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센터를 찾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강아지를 좋아하는 마음을 지녔기 때문에 강아지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었으니까.




4단계. 산책: 야외 환경에도 적응하기 위한 산책


산책은 유기견의 건강을 고려해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정해졌다.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날 또는 비 오는 날에는 산책을 나가지 않았다. 산책을 나가는 팀은 그날 봉사자들의 구성에 따라 달랐는데, 대부분은 2인 1조가 되어 1팀당 유기견 1마리를 맡아 산책을 나갔다. 산책할 때 주어지는 것은 유기견의 배변 처리를 위한 휴지가 들어있는 비닐봉지, 유기견에게 산책 중에 줄 물통과 휴대용 물그릇이었다. 산책이 익숙하지 않은 유기견을 데리고 나갈 때는 간식을 챙겨주시기도 했다. 유기견마다 산책에 대한 반응은 참 달랐다. 산책을 나오면 무서워서 얼어버리기도 했고, 금세 힘들어하며 바닥에 주저앉기도 했고, 한번 나오면 센터로 잘 안 들어가려고 하기도 했다.




출석부 작성하기: 봉사 실적도 올라가요


예전에는 학교 밖에서 하는 봉사 시간이 중요했던 때가 있었다. 요즘은 교내 봉사 시간만으로도 봉사 시간이 충분히 채워지기 때문에 별도로 봉사 시간을 채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자신이 한 봉사에 대한 시간이 기록되고 차곡차곡 쌓여간다는 것은 또 다른 성취감과 보람을 안겨주었다. 1365자원봉사포털을 통해 봉사 신청을 하고 봉사에 참여했더라도, 봉사를 끝낸 후 출석부까지 작성해야만 실적 등록이 가능했다. 봉사에 참여한 날부터 봉사 실적이 등록되기까지는 최소 4주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여유롭게 확인을 하는 것이 필요했다.






ssoi_20230219_유기견_008.jpg
ssoi_20230402_유기견_009.jpg
ssoi_20230114_유기견_013.jpg


※ 봉사자 인원에 따라 구역을 적절히 나누어 청소를 하게 된다. 가족은 같은 구역에서 할 수 있게 배려해주시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센터가 실내에 있는데다 한 층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다른 구역에서 청소를 하게 된다해도 전혀 무리가 되지 않는다.






처음 갔을 때

집에서도 안 해본 청소를 하느라,

아이들은 어색해했고

어설프게 청소하는 시늉만 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이들 몫까지 더 열심히 하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매달 가다 보니

아이들이 알아서 하기 시작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있으면

앞에서 테이블과 의자를 정리하기도 했고,

뒤에서 대걸레를 들고 닦기도 했다.


청소도 해봐야 알고, 해봐야 느는 법이었다.

아이들이 제법 자기 한몫을 해내게 되었다.



어느 순간 아이들이

내가 하는 것을 지적하며 훈수를 두었다.


아이들에게 주로 대걸레를 맡겼더니,

어쩌다 내가 대걸레질을 하면

마음에 안 들어했다.


그러고는 대걸레질 하는 법을

나에게 알려주려 했다.








유기견 봉사를 시작한 후

우리 가족은 공통된 화제가 생겼다.

바로 센터에서 만난 강아지들.


매월 첫째 주 주말을

유기견 봉사를 하러 가는 날로 정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센터를 방문했다.


어느 날 아이들이 말했다.

한 달에 한 번은 부족한 것 같다고.


아이들의 사심이 느껴졌지만

봉사에 진심으로 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니

참 다행이다 싶었다.





수요일 연재
이전 04화진도믹스견인 레오는 깔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