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학교는 원래 공정하거든요 16
- 에리히 프롬 -
모두가 문제라고 여기는데 왜 조용할까
문제가 발생했지만,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 이상했다. 문제로 인해 발생된 결과도 심각했지만, 문제를 방생시킨 근본적인 원인이 사실은 더 심각했다. 그럼에도 문제의 결과는 계속 방치하고 문제의 원인은 계속 무시하고 있었다. 경기도 교육청의 이 같은 행태는 훨씬 더 심각했다. 덕분에 동일한 문제가 여러 지역에서 반복되어 발생하게 되었고, 해가 바뀔수록 점점 더 극단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게 되었다. 그럼에도 경기도 교육청은 조용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의 원인부터 파악해서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수정, 보완하는 것이 당연지사일 텐데. 경기도 교육청은 문제의 원인은 물론이려니와 문제의 결과에 대해서도 수정, 보완을 하지 않았다. 잘못된 배정을 더 심화시키는 선택을 하면서까지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경기도 교육청은 2026년 225명 중 90명만 배정하고 135명을 미달시킨 학교가 존재함에도, 입학식 직전 전입생을 학교별 정원 3% 추가 배정으로 변경했다. ex. 변경 시. 정원 300명인 학교는 정원 외 9명을 추가 배정 가능, 정원 90명은 정원 외 2명 추가 배정 가능. 이미 정원이 초과된 학교에 전입생이 추가 배정되게 변경.)
2023년 부천시 배정 사태는 조용히 지나갔다
2023년 부천시에서 일어난 고교 배정 사태는 2026년 광명시에서 일어난 고교 배정 사태보다 훨씬 규모도 크고 심각했다. 그럼에도 부천시에서 일어난 일은 부천시 내에서만 잠시 이슈가 되고 끝나버리고 말았다. 각 시마다 매월 연령별 인구조사를 할 텐데도, 경기도 교육청은 각 학교의 배정 인원을 잘못 산출해 부천시 전체 배정 입원과 부천시 전체 입학 인원 간에 929명의 차이를 냈다. 그로 인해 한 학교는 101명이 미달되고, 또 다른 학교에서는 69명이 미달되는 처참한 상황에 이르게 했음에도. 나 역시 부천시의 이 같은 일을 2023년에는 전혀 모른 채 지나갔다. 광명에서 멀지 않은 지역이었지만, 부천시민이 아니었고 고교 배정에는 관심이 없었으니까. 무엇보다 언론에서 부천시에서 일어난 사태를 크게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도.
2024년 부천시 배정 사태는 얼렁뚱땅 넘어갔다
2024년에도 부천시에서는 여전히 고교 배정이 균등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23개 고교 중 22개 고교는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음에도, 4개 학교가 100명대의 입학 인원만 배정된 것이었다. 경기도 교육청은 각 학교 간 미달 인원이 공개되는 것이 조심스러웠는지, 각 학교별 배정 인원은 공개하지 않은 채 입학 인원만 공개했다. 2024년은 2023년 입학 인원과 105명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음에도, 경기도 교육청은 부천고교 배정을 각 학교별로 균등하게 하지 못했다. 이렇게 2023년에 이어 2024년까지 고교 배정 사태가 발생했지만, 역시나 부천시 고교 배정 사태는 크게 이슈화되지 않고 넘어갔다. 경기도 교육청 입장에서는 그저 다행이었겠지만, 광명시 학부모 입장으로서는 경기도 교육청이 광명시 고교 배정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거라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때라도 경기도 교육청이 부천시 고교 배정 사태를 바로 잡았더라면, 광명시 고교 배정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2025년 광명시 배정 사태는 대충 넘어갔다
2025년 광명시 9개 고등학교 중 2개 학교의 입학 인원이 100명대로 떨어지게 되었다. 진성고는 배정 인원 250명 중 99명이 미달되어 151명의 신입생이 배정되고, 충현고는 배정 인원 260명 중 86명이 미달되어 174명의 신입생이 배정되면서. 광명시의 2025년 고교 배정 사태는 부천시의 2024년 고교 배정 사태와 엇비슷했다. 이처럼 두 지역에서 고교 배정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경기도 교육청은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도 않았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정책 사업으로 정하기만 했을 뿐, 고교 배정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은 어디에도 없었다. 광명시에서도 학부모들의 민원이 있었지만, 부천시에서 학부모들의 민원을 상대하며 경기도 교육청은 잘못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민원은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고 조용해질 거라고. 그렇게 경기도 교육청은 2025년에도 대충 넘어갔다.
2026년 진성고 배정 사태도 얼렁뚱땅 넘어가려 했다
'2026년 진성고 신입생 90명, 135명 미달'은 정말이지 너무나 극단적인 수치였다. '2025년 진성고 신입생 151명, 미달 99명'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되자, 학부모들은 이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들고일어났다. 비대위까지 결성하며 적극적으로 고교 배정 사태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학부모들 덕분에 언론에도 알려지며 대서특필되게 되었다. 2025년보다 광명시 전체 입학 인원이 늘었음에도 벌어진 일이었기에, 그간 경기도 교육청이 내밀었던 인구 감소라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자 경기도 교육청은 학생 선택권이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내놓았다. '학생이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하는 원칙을 경기도 교육청은 갖고 있지 않다.'라며, 광명시의 고교 배정 사태를 학교 탓으로 돌렸다. 그렇게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인 경기도 교육청은 문제의 핵심에서 쏙 빠져나가려고 했다.
무관심하고 싶었다. 뒤통수만 치지 않았다면.
2026년 3월 3일, 경기도 교육청의 잘못된 고교 배정으로 첫째가 '2026년 신입생 90명, 미달 135명'인 상태로 진성고에서 입학실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이런 결과가 생긴 원인이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결과니, 어떤 식으로든 문제 해결을 위해 원인을 조사하고 분석하고 파악할 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6년 2월 27일, 경기도 교육청이 몰래 한 일을 알게 되고 나서 알게 되었다. 경기도 교육청은 '2026년 진성고 신입생 90명'이라는 심각한 배정을 하고도 문제 해결을 위한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이런 사태를 일으키고도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관심을 끈 경기도 교육청의 뻔뻔한 행태
광명시 고교 배정 사태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이는 광명시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고교 배정 사태는 2023년부터 경기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2023년이라는 해에 주목하게 되었고, 2023년에 있었던 가장 큰 변화를 찾아보게 되었다. 변화는 경기도 교육청에 있었다. 2023년은 경기도 교육청이 대대적인 제도 개편을 한 해였다. 2023년 광명시 고교 배정이 흔들릴 때 부천시 고교 배정은 무너졌고, 2025년 광명시 고교 배정이 무너질 때 부천시 고교 배정은 처참해졌다. 그럼에도 그동안 조용히 사태를 넘겨온 경기도 교육청은 정말이지 아주 용감한 선택을 했다. 2026년 광명시 고교 배정을 처참하게 해놓고도, 입학식 직전 몰래 전입생 방침을 바꾼 것이었다. 그간의 잘못된 고교 배정에 대한 일말의 양심이 있었다면, 절대 그러지 말았어야 했거늘
破壞. 깨릴 파. 무너질 괴.
1. 때려 부수거나 깨뜨려 헐어 버림.
2. 조직, 질서, 관계 따위를 와해하거나 무너뜨림.
關心. 관계할 관. 마음 심.
1.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려 주의를 기울임. 또는 그런 마음이나 주의.
入學. 들 입. 배울 학.
1. 학생이 되어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들어감. 또는 학교를 들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