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판매 부문(2)
99.9%의 아날로그 사장님들이 가진 믿음
중소기업의 99.9%는 대개 설립자의 제품에 대한 열정과 ‘독고다이’ 스타일의 추진력으로 시작됩니다. 이들에게 경영은 곧 ‘잘 만들고, 잘 파는 것’이었습니다. 제품이 판매되고, 매출이 오르며 조직이 커지는 과정을 통해 경영자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중소기업 오너들은 제품 개발자이자, 영업 전문가로서의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검색과 비교의 용이성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고, 가격 경쟁도 일상화되었습니다. 유통은 거대해지고, 고객의 협상력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나이키의 경쟁자는 이제 아디다스가 아니라 넷플릭스이며, 마음에 드는 제품은 해외 직구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제 고객을 만나기 위해서는 디지털 세상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그 제품을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여전히 ‘좋은 제품이면 팔린다’는 착각
많은 아날로그 사장님들은 매출이 떨어지면 “제품이 부족하다”거나 “영업이 약하다”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매출이 오르면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한 자부심에 빠집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디지털 경쟁 환경에서는 더 좋은 제품 자체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한국 콜마와 코스맥스는 약 5,000개의 뷰티 브랜드를 제조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생활가전, 반도체, 생활용품 등도 소수의 제조사에서 생산됩니다.
제품 차별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으며, 제품 자체의 우수성보다는 ‘이 제품이 왜 필요한지’를 고객에게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제품으로 채워지지 않는 고객의 욕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제품을 가진 기업이 소비자에게 알리지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판매 전략은 RTB(Reason To Buy)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으면 팔리지 않습니다. 이제는 제품의 USP(Unique Selling Point)를 강조하기보다는, RTB(Reason To Buy), 즉 “왜 이 제품을 사야 하는가”를 고객의 언어로 풀어내야 합니다.
오스트리아의 브랜드 ‘워터드롭(Waterdrop)’은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들은 자사 제품의 소재나 기술력보다, “당신의 건강을 위해 설탕 음료 대신 물을 마시라”, “플라스틱을 줄이자”와 같은 메시지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합니다. 'More H2O, Less CO2', 'No sugar, less plastic'과 같은 슬로건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제품 자체의 USP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기반의 RTB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디지털 마케팅에서 이야기하는 제품입니다.
0.1%의 디지털 사장님들이 보여주는 가능성
워터드롭은 전 세계 시장에서 자사몰 중심의 D2C(Direct to Consumer) 전략으로 성공한 디지털 브랜드입니다. 유명 선수들과 협업한 디자인 제품,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drinkmorewater 해시태그 캠페인 등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팬덤을 형성하였습니다. 2023년 기준, 미국 내 자사몰 매출만 약 400억 원, 전 세계적으로는 약 5,000억 원의 성과를 기록하였습니다.
이 브랜드의 창업자들은 제품 개발자이기 전에 마케터이자 디지털 전략가였습니다. 고객의 불안(Pain Point)과 욕구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이를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전달한 것입니다.
오스트리아인 3명으로 구성된 0.1%의 디지털 사장님들은 2016년 싱가포르행 비행기 안에서 뜻을 모읍니다. 사람들의 마음속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던 설탕 음료에 대한 불안과 플라스틱 낭비에 대한 걱정을(Pain Points) 컨셉으로 만듭니다. 비슷한 류의 제품, 아니 동종의 제품은 그 당시에도 이미 세상에 차고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만들어 낸 것은 보온과 보냉력이 좋은 텀블러가 아니었습니다.
중소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곧 관점의 전환입니다
많은 완제품과 부품이 빠르고 쉽게 범용품(Commodity)이 되어 갑니다. 기업들은 재빠르게 외주나 하청으로 전환합니다. 99.9%의 아날로그 사장님들도 이제 판매부문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제품의 기능보다는 이 제품이 고객의 어떤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지를 고객들에게 흥미롭게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 타겟고객들이 모여있는 유통 플랫폼, 메타,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AI의 힘을 빌어 목표고객을 대상으로 정밀 타겟팅된 프로모션을 전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제 99.9%의 아날로그 사장님들도 디지털 전환의 문을 열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왜 이 제품을 사야 하는가?”를 고객의 언어로 설명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