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의 인내심

중소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판매부문(1)

by 조병묵

디지털 전환, 낯설지만 꼭 해야 하는 일


중소기업 경영자에게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아직 낯설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입니다.


예를 들어, 제조 부문에서는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에 제조실행시스템(MES)을 결합하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서비스 부문도 마찬가지입니다. 키오스크나 맞춤형 솔루션 같은 IT 기술을 활용해 고객 응대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제조와 서비스 분야는 일정한 주기를 두고, 외부 전문가와 협업해 설비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 됩니다. 결국 돈과 시간문제인 셈입니다.


하지만 판매 부문의 디지털 전환은 다릅니다. 이건 ‘사람’과 ‘조직’, 즉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만드는 문제입니다. 요즘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이 K-뷰티의 이름으로 세계에서 활약하는 것도, 바로 이 판매 부문의 디지털 전환을 잘 해냈기 때문입니다.



판매의 디지털화는 '고객 이해'에서 시작된다


판매 부문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고객과 유통 채널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다음, 우리 회사에 맞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기획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 사람과 팀에 자원을 투자하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기다려주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인재를 찾는 것도, 채용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외부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에 맡기지만, 전략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광고만 집행하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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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이미 바뀌었다: 쇼루밍과 모루밍의 시대


최근 우연히 마케팅 관련 과목들을 다시 공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30년 전 배웠던 이론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모바일 중심의 현재 시장에서는 부족한 점도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제는 B2C는 물론 B2B, B2G 고객까지 모바일로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합니다. 오프라인 매장 선반에 100개 제품이 있다면, 온라인에는 수천, 수만 개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매장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가 '골든존'이라면, 온라인에서는 엄지손가락으로 두세 번 스크롤한 위치까지가 바로 골든존입니다.


요즘 고객은 매장에서 제품을 보지만, 스마트폰으로 주문합니다. 이런 쇼핑 방식을 ‘쇼루밍(Showrooming)’, 또는 ‘모루밍(Morooming)’이라고 합니다.


이제 디지털 마케팅은 상품을 파는 기업에게는 숙명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거나 전략이 없으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유통 구조도 변했다: ‘노출순위’가 매출을 결정한다


예전에는 제조업자가 힘을 가졌지만, 지금은 유통 플랫폼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그리고 수많은 플랫폼에서 몇 개의 강력한 플랫폼으로 권한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로켓배송과 편리한 반품으로 많은 소비자들을 락인(Lock-in)시켰고, 셀러의 매출과 바이어의 구매가 집중되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노출 순위가 매출을 결정합니다. 예전에는 좋은 자리에 제품을 진열하면 팔렸지만, 이제는 검색 결과 상단에 제품을 올리는 것이 곧 영업입니다.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면 AI가 그 사람에게 관련 상품을 계속 보여줍니다. 이게 바로 ‘개인화 추천’ 시스템입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에서 엄지로 5번 이내 스크롤하는 위치, PC 화면 기준 2페이지 정도 안에 들어간 제품은 꾸준한 판매가 이뤄집니다. 때로는 광고비를 써서 그 위치를 사기도 하고, 쿠폰이나 가격 인하로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도 합니다.


리뷰가 쌓이고 판매가 늘면, 노출 위치가 더 올라가고, 안정적인 상시 매출도 함께 증가합니다. 특히 카테고리 대표 검색어 Top 5, Top 10안에 들어가면 광고 없이도 유기적인 매출 비중이 커지게 됩니다.



요약하면, 우리가 팔고 싶은 제품을 고객의 ‘엄지손가락 인내심 안에’ 들어가게 해야 합니다. 즉, 고객이 화면을 다섯 번 스크롤할 때까지는 우리 제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판매 부문의 디지털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이고,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게 됩니다.


디지털 마케팅이 전통적 마케팅과 어떻게 다른지는 다음 편에서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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