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어디에서 어떻게 팔 것인가(1)
디지털 마케팅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통채널(Place) 전략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쿠팡, 쿠팡 아닌 몰, 그리고 자사몰입니다. 로켓배송과 제품구색으로 특화하면서 고객을 락인(Lock-in)시킨 강력한 시장선도자 쿠팡, 검색 서비스로 락인된 고객과 AI를 활용하여 쿠팡을 따라가려는 네이버와 기타 채널들, 그리고 개별 브랜드 자사몰입니다. 네이버 이외 기타 채널들은 이미 공격적 투자를 통해 쿠팡 모델을 따라가려는 전략을 포기하고 비용절감과 효율화를 통해 생존모드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자사몰도 운영하고 쿠팡에서도 그리고 기타 채널에서도 물건을 팔지만, 각각의 유통채널별로 ‘많이 팔고, 잘 팔기’ 위한 제품과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쿠팡은 단순 노출과 CPC광고를 통한 상시판매가 발생합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에 모아진 고객을 대상으로 쿠폰을 활용하여 프로모션 행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개하느냐가 매출의 관건입니다. 기타 채널에서는 매출이 집중되는 빅 프로모션(예: 십일절, 빅스마일데이, 오세페 등)에 집중해야 합니다.
자사몰은 브랜딩과 고객중심 UI(User Interface)/UX(User Experience), 그리고 특화된 제품이나 콘텐츠로 고객이 지속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이유, ‘특색’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사몰은 구매행동이나 인구통계적 특성과 관련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여 신제품을 개발하고 프로모션에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유통업체에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마케터, 콘텐츠마케터, 퍼포먼스마케터, 그로스마케터 등 역량 있는 마케팅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좋은 물건이 아닌 보이는 물건이 팔린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멤버십 혜택 그리고 제품구색으로 락인된 1,400만 유료 와우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무자비한 적자를 감수하면서 로켓배송을 시작할 때, 호사가들은 이 좁은 땅에서 배송이 그렇게까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로켓배송의 쿠팡 성공신화를 경험하고도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를 시작하는 쿠팡을 우리는 우려의 시선으로 쳐다보았습니다. 하지만 제품구색과 배송을 통해, 스포츠 독점중계와 무료 배달을 통해 우리의 생활은 점점 더 쿠팡으로 물들어 갔습니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쿠팡박스와 퇴근길에 스치는 쿠팡맨을 보면 디지털 마케팅에서 쿠팡이 얼마나 독보적인 존재인지 매일 실감합니다. 사실 특정 카테고리 킬러 온라인 플랫폼을 제외하고는 천하를 통일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쿠팡 고객은 게으릅니다. 빠른 배송과 낮은 가격에 중독되어 골든존에 위치한 매대에서 쉽게 물건을 구매합니다.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문밖에 내놓으면 됩니다. 그래서 쿠팡에서는 좋은 물건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물건’이 팔립니다. 소비자가 손 세정제, 화장지, 모니터 등 품목명으로 이루어진 대표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눈에 보이면 팔립니다. 어떻게 하면 눈에 보이게 될까요? 다른 경쟁자들보다 많이 팔고, 리뷰도 많고, 가격도 최저가이면 됩니다. 그러면 많이 팔리고, 많이 팔리면 그 자리를 고수할 수 있습니다. AI는 우리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우리 제품을 가져다 놓습니다. 부익부빈익빈의 로직이 존재하는 세상입니다. 락인된 그리고 활성화된 고객이 가장 많기 때문에 상시 매출도 가장 높습니다.
쿠팡 마케팅, 잘 보이는 자리로 올라가기 위한 과정이다
아이러니하지만 부익부빈익빈의 로직을 깰 수 있는 것은 전략적 투자입니다. 첫째, 원가경쟁력 있고 업계 표준의 USP(Unique Selling Point)를 유지하면서 가격과 더 좋아 보이는 성능으로 RTB(Reason to Buy)를 강화한 제품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해당 제품이 ‘샴푸’와 같은 카테고리 명칭과 ‘맥주 효모 샴푸’와 같은 유행하는 제품 키워드에 부합해야 합니다. 둘째, 삼단계 가격전략이 필요합니다. 해당 용량이나 사양의 제품에는 최저가가 존재하며,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를 지불하고 최저가로 판매하고도 (+)의 공헌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가격(핫딜가)은 노출을 부스팅 하기 위한 골드박스 등 대형행사에 판매가격을 설정합니다. 그리고 상시 정상 판매가격과 중딜가격 구간이 필요합니다.
정상 판매가격은 해당 카테고리 내 가격경쟁이 심하지 않고, 우리 브랜드가 자력으로 일정 수준의 노출위치를 확보했을 때 판매하는 가격입니다. 중딜가격은 특정한 가격점이 아니라 구간이라야 합니다. 경쟁의 상황과 우리의 노출 위치에 따라 쿠폰할인을 통해 매우 빠르게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구간입니다. 셋째, CPC 검색어 광고나 매출최적화 광고를 통해 판매를 상승시키고 노출위치를 부스팅 시킬 수 있습니다. 자원 투입의 규모와 기간에 따라 쿠팡 AI는 우리 제품의 위치와 노출의 범위를 부스팅 합니다. 광고로 인한 전환판매량은 ROAS(Return On Advertising Spending)로 측정됩니다. 마지막으로 골드박스, 타임할인 등 쿠팡 프로모션이나 자체 프로모션과 연계된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노출을 증대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처럼 쿠팡에서 판매를 증진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잘 보이는 자리로 이동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가격할인이 전제된 프로모션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인 매출을 올리는 효과보다는, 과정에서 고객들의 유입과 판매 전환을 늘려 더 잘 보이기 위한 위치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골드박스와 같은 대형 프로모션을 통해 유입과 판매가 늘면 우리 제품의 위치는 2~3페이지 앞으로 이동합니다. 조금 더 잘 보이는 위치로 이동했으니, 상시 판매량도 조금 더 늘어나게 됩니다. 쿠팡 광고는 결국은 ‘자리싸움’입니다. 내 자리를 지키고 더 좋은 자리로 이동하기 위해서 경쟁자들 간에 이루어지는 작용, 반작용의 게임입니다. 평균 ROAS가 낮다는 것은 해당 제품의 광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출은 성장해도 이익이 없을 수 있는 쿠팡 광고의 함정
쿠팡 광고는 해당 제품 카테고리에서 가장 쉽고 빠르게 잘 보이는 위치로 올라가기 위한 과정입니다. 대형마트에서처럼 많은 고객이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팝업 매대를 열고 AI 판매원이 판촉을 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매출은 급격히 늘 수 있지만 고비용 구조입니다. 광고비를 원가에 반영하여 광고효율 목표를 사전에 설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체 광고비 예산을 광고에서 전환된 매출과 유기적으로 판매된 매출을 합한 예상판매량으로 나누면 판매 1개 단위당 광고비가 산출되고, 이를 원가에 변동비로 반영하여 공헌이익을 계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헌이익이 (+)인 상태에서 쿠폰을 통한 가격할인까지 병행할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 개인화(클릭, 장바구니 담기, 구매)를 늘릴 수 있고 잘 보이는 위치로 한 계단 올라갈 수 있습니다.
CPC 검색어 광고, 매출 최적화 AI 광고, 배너형 디스플레이 광고 등 쿠팡 광고는 노출, 클릭, 구매로 이어지는 깔대기(Funnel) 형태의 광고 효율 측정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노출수 대비 클릭률의 지표인 CTR(Click Through Rate, 노출수 대비 클릭률)과 페이지뷰(PV, Page View) 양이 유입 효율을 측정할 수 있는 좋은 지표입니다. 클릭을 하고 페이지를 보았지만 구매를 하지 않았더라도 쿠팡 AI는 해당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우리 제품을 추천할 것입니다. 동일한 광고비를 지출하고 해당 지표가 높아진다는 것은 해당일 쿠팡 전체 고객의 유입량이 늘었을 수도, 경쟁제품의 가격이 높았을 수도, 그리고 우리 제품의 가성비가 좋아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구매 전환율(CVR, Conversion Rate)입니다. 광고가 실제적인 구매로 이어진 비율이기 때문에 단순한 제품 매력도가 아닌 가격, 사양과 USP가 요약된 제품명, 매력적인 시각단서로서의 썸네일, 상페페이지의 RTB 등 오퍼링(Offering)으로서 우리 제품의 종합적인 경쟁력을 보여줍니다. 마케터들은 광고로 부스팅 할 검색어 선택, 가격전략, 썸네일과 제품명의 첫인상, 구매의사결정을 촉진시키기 위한 상세페이지 기획, 축적된 리뷰 등 소비자 구매의사결정 과정을 빠른 시간 내에 지원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광고비와 가격할인 만을 가지고 잘 보이게 하는 노력은 우리 제품을 저가 제품으로 인식시켜 상시 판매로 인한 이익창출 역량을 저하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