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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병묵 Jan 14. 2022

눈에 보이지 않는 운영탁월성을 가진  회사

개인에 의존하는 팀, 개인이 의지하는 팀

개인에 의존하는 팀, 개인이 의지하는 팀

A group of donkeys lead by a lion can defeat a group of lions lead by a donkey.         - Socrates


기업은 본질적으로 성장을 지속해야 하는 숙명을 가진 유기체(Going Concern)입니다. 경쟁환경 속에서 오늘의 성공에 도취되는 순간 성장은 저하되고 기업의 운명은 다른 경쟁자의 손에 넘어가게 됩니다. 리더는 구성원들을 조직하고 지휘하여 목표를 달성하고 단기적인 재무 성과를 창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리더가 해야 할 정작 중요한 일은 성과가 지속될 수 있는 강한 조직, 운영 탁월성(Operational Excellence)을 가진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역량이 뛰어난 개인과 우호적인 환경에 의존해서는 성장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조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도 운영 탁월성을 가진 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운영 탁월성은 성과의 지속성과 장기적인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입니다.




회의실에서 매일 전략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쉽게 모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략은 'Where to Play, How to Compete'라고 합니다. 이는 자원의 제약 속에서 무엇을 선택하여 집중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어떤 전략을 개발하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경쟁과 고객 인식 관점에서 전략적 포지셔닝이 달라지고 수익성과 성장성도 결정됩니다. 첫 번째 전략 'Where to Play'는 사업과 시장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신사업이나 신시장을 선택한다는 것은 경쟁자들이 모여 있는 해당 산업의 예상 이익률과 소비자의 기호가 존재하는 시장의 예상 성장성의 숙명을 따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진출, 배달의 민족의 배달 O2O 플랫폼 비즈니스와 다음의 카카오톡 메신저 비즈니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두 번째 전략은 선택한 사업과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하여 이길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낮은 원가(Low Cost)를 바탕으로 한 경쟁을 할 것인지, 제품이나 서비스의 차별화(Differentiation)를 통해 경쟁에서 이길 것인지를 선택하여 집중하는 것입니다. 저원가나 차별화가 사라진 경쟁구도에서는 범용상품(Commidity) 간의 '가격경쟁'이 시작됩니다. 브랜딩과 기술개발을 통한 차별화가 시도되지만 수요측면의 경쟁 제품이나 대체재도 등장합니다. 해당 산업에 속한 플레이어들은 수익률을 낮추는 가격경쟁(완전경쟁, Marginal Revenue=Marginal Cost)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회의실에서 전략이 논의되고 있는 이유는 '모방 가능성'때문입니다. 내부적인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인수합병, 인재영입, 제휴 등을 통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강화하는 'Where to Play'전략을 취할 수 있습니다국민 마스크 기업 웰킵스는 최근 세아전자나 크로바하이텍 등 전자부품 회사를 인수하면서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진출하여 성장성과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How to Compete, How to Win'의 단계에서 모방은 더욱 즉시적입니다. 대형마트의 식품코너처럼 브랜드별로 1+1 행사가 이루어지는 앙갚음이나 보복(tit for tat)이 하루, 그리고 한 달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운영 탁월성(Operatinal Excellence)은 성공을 지속할 수 있는 세 번째 전략입니다.


기업은 경쟁자의 모방과 추격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지적재산권 확보와 지속적인 혁신' 등의 대안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적재산권(IPR, Intellectual Property Rights)으로 보호받는 것은 소극적인 노력입니다. 경쟁자는 회피 기술이나 우회전략을 통해서 모방할 수 있습니다.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의 탄생은 능력 있는 일개인에 의해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 같은 혁신적인 기업가도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에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지속되고,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도전하는 조직문화와 혁신 프로세스를 내재화해야 합니다. 천우일회의 환경변화로 인한 성공이나 한 번의 히트상품은 지속될 수 없습니다.


리더는 조직 내에 실패를 당연한 과정으로 여기며 끊임없는 도전으로 성과가 지속될 수 있는 문화와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조직 내에 문화와 프로세스로 내재된 운영 탁월성은 경쟁자가 모방할 수 없습니다. 운영 탁월성은 눈에 잘 드러나지도 않습니다. 운영 탁월성을 갖춘 조직에서 리더는 유능한 일개인에 의존하여 성공을 창출하지 않습니다. 조직 구성원들이 도전하는 문화에 동화되고 혁신 프로세스에 의지하여 성과를 만들어 냅니다. 문화나 프로세스는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강해지고 정교해집니다. 'Where to Play, How to Compete' 전략이 선택하고 집중하는 올인(All in) 전략이라면 운영 탁월성은 의식적 노력으로 자연스럽게 축적됩니다.


조직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합니다. 어떤 리더는 성공에 도취되어 능력을 과신합니다. 어떤 리더는 실패에 좌절하여 '이 또한 지나가리니!' 하면서 넘깁니다. 현명한 리더는 성공과 실패를 겸손히 받아들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프로세스를 정교화하고 문화를 강화시키는 기회로 만듭니다. 알리바바나 샤오미 등 중국 대표기업들이 내수시장을 배경으로 성장했지만 '모방'하여 '싸게' 만드는 그 이상의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조직 내 성과가 지속될 수 있는 운영 탁월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미국 기업은 조직문화와 프로세스를 통해 영역을 넘나드는 혁신을 지속합니다.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지만 강해지고 새로워집니다.


운영 탁월성을 이루기 위한 위생 요인(Hygiene Factor)은 무엇입니까?


첫째, 리더는 조직이 잘하는 것(핵심역량, Core Competence)을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잘하는 것을 더욱 잘하는 것이 못하는 것을 잘하는 것보다 쉽습니다. 잘하는 것을 지속하기까지 한다면 연구개발이나 인적자원의 축적효과는 배가됩니다. 3M은 포스트잇부터 수술용 감영방지 접착 패드에 이르기까지 '붙이는 것'을 잘 만듭니다. 구글은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여 유용하게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아마존은 사실 배송을 잘합니다. 삼성반도체는 작고 가볍게 만들어 집적도를 높이는 일에서 세계 최고입니다. 핵심역량은 단위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사명(Mission Statement)입니다. 계속 가야 할 길이고 방향입니다.


둘째, 고객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조직 내부의 일은 강한 연결을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각각의 내부 조직은 외부의 현자(The Person who Knows)들과 약하고 다양한 연결을 통해서 혁신의 단초를 발견해야 합니다. 이러한 연결은 일반적으로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로 내재화되거나 혁신을 위한 서포터스로 기능합니다. P&G, 3M 등 선진 기업들은 혁신을 프로세스와 문화로 내재화하기 위해 MIT 등 유수의 대학이나 연구기관들과 협업하여 다양한 방법을 내재화하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아마존의 회의실이 주목받는 것도 혁신의 문화를 운영 탁월성으로 내재화하여 지속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셋째, 운영 탁월성을 추구하는 전략은 더 큰 성공을 위해 실패를 장려하고 도전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최고경영자와 시니어 매니저들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리더는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운영 탁월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성공만을 장려하면 문제들이 수면 아래로 숨어 버리고 축적의 과정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혁신은 시간 축을 따라서 작은 성공과 실패를 축적하다 점프하는 계단식 과정입니다. 돌파의 순간까지 기다리고, 차근차근 계단을 계속 오를 수 있는 운영 탁월성을 만들어야 합니다. 러쉬 매장은 창업자들의 믿음을 구현하는 운영 탁월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비누가 아닌  믿음을 팔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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