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고 유용했던 것들(임신 초기편)
임신을 하면 몸도 마음도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긴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10개월의 짧은 기간이라곤 해도 하던 쇼핑을 안 할 수는 없는 일이고. 무엇보다... 아이를 위한 쇼핑이니까...(라며 합리화를 하기 가장 좋은 기간이기도 하다.)
나는 초산이고, 정보도 많이 없어서 그때그때 불편할 때 물건들을 구매했다. 인터넷을 뒤지면 여러 가지 추천템들이 나오지만, 사실 초기에는 뭘 사야 할지 명확하지 않고 추천템들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뭘 사야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다가 중기로 넘어가자 갑자기 폭발하는 사이즈 변화에 좀 당황했다. 맞는 옷이 없는데 무조건 한 치수 크게 사기도 어려워서(배는 맞는데, 어깨 핏은 이상해지는 불상사 발생) 한동안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았다.
그래서 정리해 본 나만의 추천템
임신 초기(-12주)
임신 초기인 ~12주까지는 배도 많이 안 나오고, 입덧이 심하기 때문에 임부용품들을 벌써부터 구매할 필요는 없다. 12주 이후부터 슬슬 배달시켜도 늦지 않다. 무엇보다 입덧이 가장 큰 일이어서 쇼핑 생각도 잘 들지 않는다. 그래서 12주까지는 입덧을 완화해주는 음식물 위주의 쇼핑을 많이 했다. 또한 이때에 여러 가지 임부용품들이 나와있지만 실용성보다는 임산부의 심신 안정을 위해 상술로 무장한 물건들도 많기 때문에 구매 전에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다음은 나만의 추천템들
1) 입덧 완화에 좋은 각종 즙(?)과 오미자차
입덧이 심한 시기에는 갈증이 많이 나고, 냄새나 식감 때문에 고체형의 음식보다는 액체형의 음식을 더 선호하게 된다. 내 경우엔 주스 같은 단 음료를 마시면 그나마 기운도 나고, 입덧도 가라앉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직접 과일을 사서 먹든가 착즙을 해 먹는 것이겠지만, 매일 그렇게 하기 번거롭고, 가지고 다니기도 불편하고 착즙주스는 가격도 있기 때문에 대신 -즙을 선택했다. 시중에 파는 즙들 중에 국산(유기농이면 더 좋고)이고 물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제품들을 선택했다. 야채도 매번 챙겨 먹기 힘들어서 나는 사과즙과 양배추즙을 먹었다. 네이*로 검색하면 수없이 많은 상품이 검색되는데 그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또 하나 추천할 것은 오미자차인데 오미자가 혈액순환을 돕고 당뇨를 막아주는 효능이 있어 임산부한테 좋다고 한다. 새콤하고 달달하면서도 약간 쌉쌀한 뒷맛 때문에 입덧할 때 먹으면 좀 도움이 됐다. 그런데 오미자차는 선택하기가 좀 까다롭다. 무농약으로 재배된 걸 찾아야 하고, 국산보다 중국산이 많기 때문이다. 원액과 설탕 함유량도 비교해봐야 한다. 나는 쓱에서 무농약, 국산으로 재배된 오미자차를 찾아 마셨는데 가격이 있어 조금밖에 못 사서 먹었다. 오미자 원액이 있다면 그걸 희석해서 먹는 게 제일 경제적일 것 같다.
(** -즙이나 주스를 많이 마시면 당분 때문에 향후 임신성 당뇨(임당)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한다. 원래 비만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과한 섭취를 조심하시고 불안하면 꼭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 또한 -즙이나 주스 섭취는 입덧이 심한 초기에는 괜찮지만 중기 이후에는 임당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점차 줄여나가는 게 좋다. 나는 입덧할 때 먹을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서 많이 마셨지만 입덧이 사라진 이후(11주 이후)엔 이런 주스류를 끊고 물을 많이 마셨다)
2) 루이보스티
임신 초기는 커피도 잘 마시기가 힘들다. 안 그래도 호르몬 때문에 잠을 잘 못 자기도 하고 초기여서 카페인 섭취도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차(茶)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막상 어떤 차를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가 고민이다. 임신 전에 즐겨마시던 차도 카페인이 있을 수 있고, 자궁수축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새로운 차를 시도하기 전에는 꼭 검색을 하고 마셔야 한다.
차 중에서도 루이보스티는 양수를 맑게 하고 카페인도 없어 임산부들이 즐겨마시는 차다. 인터넷 카페에 보면 물 마시기가 힘들어서 루이보스티만 내도록 마신다는 사람이 많던데 나는 차를 마시는 게 습관이 잘 안되어서 하루에 한두 잔 정도 밖에는 못 마셨다(*그냥 물만 마셔도 좋다고 합니다).
그 외에 추천하고 싶은 차는 커피*에서 나오는 스웨디시베리 차인데, 새콤한 과일맛이 나는 차여서 임신 전에도 즐겨 마셨는데 임산부에게 유해한 성분이 없대서 루이보스차가 지겨워지면 기분전환을 위해 가끔 마셨다(아이스가 진리...). 코로나 탓에 카페에 가서 앉아있을 순 없어도, 잠깐 카페에 나가서 테이크아웃만 해도, 늘 집에만 붙어있어 우울해진 기분이 좀 환기되었다.
3) 좌욕기
조금 부끄럽지만 나는 초반부터 변비가 심해서 화장실 가기가 힘들었다. 요거트나 유산균도 매일 먹었으나 부드럽게 나오진 않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화장실에 다녀오면 앉아있기가 불편할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임산부는 치질약을 쓸 수 없고, 특히 임신 초기는 더더욱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약한 연고조차 쓸 수 없어서 너무 난감했다. 인터넷 카페에서 좌욕을 하면 좀 괜찮아진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면서 좌욕기 구매. 처음엔 이게 뭐가 도움이 될까 하며... 좌욕하는 시간이 좀 아까웠는데. 일주일 지나고 이주일 차 되니 확실히 엉덩이가 부드러워졌달까?ㅋ불편함이 많이 사라졌다.
임산부 치질은 중기-말기까지 계속되는 문제라 초기부터 좌욕기를 구매해놓으면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초기부터 항문을 건강하게 관리해주면 나중 출산 시에 힘을 주다 터지는 그런 불상사도 막을 수 있다 하니 좌욕기는 정말 강추템이다!(엄지척!!)
좌욕기는 종류가 엄청 많지만(대기업 브랜드에서 나온 건 엄청 비싸다!) 굳이 그렇건 살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나는 건전지를 사용하는 것은 세척하다 건전지 쪽으로 물이 들어가 녹이 슨다는 후기를 봐서 무선충전이 가능한 버블 좌욕기를 구매했다. 버블이 퐁퐁 올라올 때 기부니가 좀 좋긴 한데 우우웅 소리가 나서 뭔가 시끄러운 건 단점이다. 그래서 소리에 민감하면 물만 빠지는 아주 단순한 모양 정도만 사도 괜찮다(이런 건 가격도 엄청 착하다)
4) 전자파 차단 담요
하하하. 비과학적이라고 해도 별 수 없다. 상술이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임신한 엄마 마음에 거기다 자꾸 컴퓨터랑 핸드폰을 쓰다 보면, 전자파가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임신 전에는 전자파 차단 스티커 이런 거 사는 사람들 보면 말이 되냐며 비난했던 나였지만.... 임신 앞에서 나도 별 수 없었다. 매일 노트북/ 데스크톱/ 핸드폰을 쥐고 있는 내가 그런 걸 안 쓸 수는 현실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했기에. 담요로 죄책감이라도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산 담요. 효과? 모르겠다, 가격? 은근히 비싸다. 하지만 마음은? 편하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남편은 비웃었지만. 컴퓨터로 둘러싸인 환경에 있어서 전자파가 걱정되는 산모들, 특히 워킹맘들. 꼭 사라는 건 아니지만 사고 싶으면 사세요! 마음이 정말 편해집니다! (자매품: 전자파 앞치마도 있어요)
임신은 사람마다 경험하는게 달라서 저마다의 추천템들이 많지만ㅋㅋㅋ내 경우엔 이것들이 초기에는 그나마 유용했다. 입덧으로 힘들어진 마음에도 도착해있는 택배를 보면 행복해짐.
다음편은 임신 중기! 본격 지름신 강림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