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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라킴 May 26. 2021

어머, 이건 사야 해!

임신하고 유용했던 것들(임신 중기편)

임신 중기(12주-28주)


나는 16주가 될 때까지 배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아랫배 부분이 조금 동그랗게 나오긴 했지만 내 배인지 아기배인지 잘 구분이 안되었고ㅋ(남편은 내 배라고 함). 원래도 넉넉한 티와 고무줄 바지를 잘 입고 다녀서 밖에서는 잘 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16주가 되자 배가 급격하게 나오기 시작! 그전까지는 아기가 안전하게 자라는데만 집중해서(이전 글 참조), 임부 용품들을 거의 구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16주부터 부랴부랴 검색하기 시작했는데, 초산이라 뭘 사야 할지도 모르겠고, 알아도 뭘 사야 할지 결정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임신기간이 끝나면 쓸 수도 없는데 한꺼번에 주문하기도 그렇고 아무거나 주문해서 확인하고 반품하기도 귀찮았다.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의 불편함은 커졌다. 망설이고 검색하면서 1-2주가 확확 지나갔다(16주부터는 시간도 엄청 빨리 흘러가서 눈 깜짝하면 20주다 ㄷㄷ..)


다음은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추천템

(아기 관련 용품 제외)


1. 바디필로우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정자세(천장을 바라보며 눕는 자세)로 잠을 자기 힘들어진다(몸도 불편하고 아기도 불편하다고 합니다). 나는 아기 때부터 대자로 누워서 자는 사람이었는데...(그래서 뒤통수가 못생...ㅠㅠ) 갑자기 옆으로 누워 자려니 고역이었다. 원래 쓰던 베개가 낮은 편이라, 옆으로 누우면 어깨가 말려 불편했다. 편한 대로 정자세로 자고 일어나면 가슴에 돌덩이를 올려놓았던 것처럼 뻐근했다.


혹시나 자세가 문제일까 싶어, 임신 선물로 들어온 바디필로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원래 자던 자세가 아니어서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지만(열흘은 걸린 듯ㅠㅠ) 한번 적응하니까 잠도 잘 자고 가슴 통증도 많이 사라졌다.


나는 문** 제품을 사용했는데 u자형이라 너무 크고 무겁기도 하고 처음엔 솜이 너무 빵빵해서 조절하기가 힘들었다(아직도 잠자리에 예민해서 잠을 설치긴 한다....). 하지만 등이나 허리를 받쳐줘서 어떤 자세로 있든 지지가 된다는 건 u자형의 장점인 거 같다. 원래 쓰던 베개가 좀 높거나 옆으로 자는 게 편한 사람은 그냥 11자형을 사서 옆에 끼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참고로 인터넷 카페 추천템은 해피***인데 정말 좋은지 너무 궁금하다!)


나중에 배가 점점 나오게 되면 정자세로는 잘 수가 없고, 무엇보다 다리가 불편해져 뭔가 올려둘 게 필요하기 때문에 바디필로우는 꼭 필요하다. 출산 후에는 아기 뒤집기 방지용이나 수유쿠션으로 쓸 수도 있다 하니... 낳아봐야 알겠지만 꽤 쓸 수 있나 보다.


2. 임산부 속옷

진짜 진짜 필요하다! 나는 배가 빨리 많이 나온 편이고 무엇보다 가슴이 갑자기 커져서 통증이 심했다. 병원에서도 가슴에 열감이 있다고 마사지로 자주 풀어주라고 할 정도. 원래 사이즈가 크지 않았어서.... 이런 변화 너무 낯설어.... 원래 입던 브라도 자꾸 가슴이 끼는 느낌이 들었고 나중엔 가슴통증이 심해졌다.

 

속옷을 바꿔주니 웬걸?!! 숨이 쉬어짐!!! 기분마저 좋아졌다!! 속옷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신세계였다!


임신하면 브라가 너무 불편해서 잘 안 하는 사람이 많던데, 나는 가슴 처짐이 조금 걱정돼서(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ㅋ) 브라를 가장 먼저 샀다. 브라는 임신 중에도 입을 수 있는 몰드형 브라도 있고, 틀이 없이 가슴만 덮을 수 있는 것도 있는데 모두 다 수유를 할 수 있게 가슴 앞 패드를 뗄 수 있게 되어있지만 착용했을 때 느낌이 약간씩 다르다. 임산부를 위한 와이어 없는 몰드형 브라는 컵 부분이 두꺼워서 옷을 입으면 괜찮은데, 말 그대로 가슴만 덮어주는 가슴 싸개(?)형 브라는 너무 얇고 가슴 모양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얇은 옷을 입으니까 가슴모양이 너무 잘 보였다. 만약 살 것이라면, 두 종류가 다 필요하다는데 가슴만 덮을 수 있는 얇은 건 출산 직후에 사용하기 좋다니까 나중에 사도 될 거 같고, 몰드형이 좀 불편하면 스포츠브라 같은 것으로 사도 좋다.  


나는 마더**/세컨** 두 제품을 샀다. 마더**는 매장에 가면 가슴사이즈를 정확하게 재어 주시고, 무슨 브라를 입어야 하는지 뭐가 필요한지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귀찮더라도 주변 매장에 직접 가는 걸 추천한다. 그러고 나서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좀 더 경제적이다(물론 매장에서 추천해주는 물건이 더 신상이고 좋긴 하다. 난 조금 죄송해서 팬티 세트는 매장에서 구매했다.) 아니면 나중에 베이비페어에 가면 설명을 잘해주시기에 사이즈도 재고, 거기서 맞는 속옷을 구매하면 된다(하지만 이건 타이밍이 맞아야 함).


암튼 마더**는 임산부 전문 브랜드기도 하고 그래서 다양한 종류의 브라가 구비되어 있다.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가슴은 가장 잘 잡아주는 것 같다. 다만 기능성 브라라고 나와있는 브라는 두께가 얇아서 가슴모양이 좀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꼭 브라두께를 확인하고 사는걸 추천한다. 또 브라는 사이즈가 무척이나 중요한데, 슬프게도 나는 둘레가 너무 딱 맞는 것을 사서 불편했다. 이건 내가 워낙 끼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처럼 끼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원래 자기 가슴둘레보단 하나 더 큰 걸 사도 될 거 같고 아님 둘레를 늘릴 수 있는 후크도 따로 팔기 때문에 딱 맞는 걸 산 후에 그걸로 늘리면 될 거 같다.


세컨**은 수유브라라고 나오는 모델이 있는데 스포츠브라처럼 입는 형태다. 처음엔 좀 밴드 부분이 불편했는데, 나름 짱짱하고 잘 늘어나서 적응되면 세상 편하다. 이건 인터넷에서 묶음으로 팔아서 묶음으로 사서 입어도 될 정도. 운동할 때도 입고, 어디 나갈 때도 입을 수 있고 너무 편해서 몇 개를 더 구비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팬티. 팬티는 마더**에서 구매.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은 믿을 만 하기에 구매했다. 브라는 세컨**도 있고, 굳이 비싸게 안 살 거면 다른 브랜드의 브라를 사도 괜찮지만.

팬티는 진짜 여기 제품 정말 만족!! x2 

배가 나오기 시작하니까 일반 팬티가 점점 끼기 시작하고, 무엇보다 자국이 많이 남아서 불편했다. 그래서 팬티를 구매했는데 임부 팬티라 그런지 라인 부분이 부드러워서 자국도 잘 안 남고 좋다. 허리 밴딩 부분도 부드럽게 잘 늘어나서 이걸 입으니까 허리나 배가 너무 편해ㅠㅠㅠㅠㅠ검색해보니, 다른 브랜드에서도 라인 부분을 부드럽게 해서 나오는 것 같긴 한데, 사진으로만 봤지만 여기만큼 부드럽지 않을 거 같아 여기서만 샀다(세컨**에서도 배 덮는 팬티를 샀지만 밴딩 부분이 너무 두껍고 짱짱해서 나는 불만족)


팬티는 두 종류가 있는데 배 덮는 거랑 안 덮는 게(골반 팬티형) 있다. 나는 배를 조이는 느낌이 싫어서 안 덮는 걸 구매했는데 만삭 때 배 덮는 게 편하다는 의견도 있고, 배를 따뜻하게 보호하는 게 좋다고 하니 취향껏 사면될 것 같다. 나는 팬티 말고도 임부 레깅스가 배를 덮어주는 스타일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이걸 사면 이중으로 배를 덮어야 함), 배를 안 덮는 게 신경 쓰이면 런닝으로 덮어주면 되겠지 싶어서 골반 팬티형을 구매했다. 참고로, 마더**는 가격이 좀 있어서 인터넷에서 세트로 구매하면 더 경제적이다

(쓰다 보니 너무 마더**직원 같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사진은 제품의 이해를 돕기위한 것입니다.

3. 산전복대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 골반이나 허리에 무게가 가기 시작한다. 나는 원래도 거북목에 허리도 안 좋았는데,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허리가 조금씩 아프기도 하고, 엉덩이뼈 근처의 환도선다 부분도 조금씩 당기기 시작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요가나 필라테스로 바른 자세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건 혼자 있을 때 그 자세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상에서도 자세를 유지하고 좀 받쳐주기 위해 산전복대를 구매했다.


산전복대는 2가지다. 팬티 위에 입는 형과 탈부착형. 임부복 매장에서 입어 보았는데, 무엇보다 입고 벗는 산전복대는 안정감이   있지만 날이 더워져서.... 계속 입기는 무리일  같았다. 그리고 혈액순환이 안된다고 입지 말라는 친정엄마의 말도 있어서... 내가 자유롭게 입었다 벗었다   있는  나한테  좋았다. 마침 베이비페어도 열려서 구경 갔다가 프라*** 산전복대가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복대를 구매했다(산전/ 산후가 나눠져 있으니  보고 사세요~)


배가 나오면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배를 내밀면서 걷게 되는데, 복대는 허리를 지지해줘서 배를 덜 내밀게 해 준다. 또 배의 무게가 있어서 걷기가 힘든데, 허리로 이 무게를 분산시켜서 좀 더 안정감 있게 걸을 수 있다. 그래서 오랜 시간 외출할 일이 있거나 걸을 때 복대를 차주면, 뭔가 덜 피곤했다. 집에서도 오랜 시간 앉아서 작업할 때도 허리를 지지해줘서 훨씬 좋긴 한데, 앉아있는 자세에서 오랫동안 복대를 하면 뭔가 혈액순환이 안 될까 봐 했다가 풀어줬다가를 반복했다. 설명서에서도 장시간으로 오래 사용하지 말라고 되어있으니, 앉아 있을 때 말고 오래 걸을 일이 있을 때 산전복대를 차는 것으로 하고 사용하면 매우 유용한 것 같다.


4. 식이섬유 주스

중기부터는 먹는 영양제도 달라진다. 초기에는 비타민d, 엽산 섭취가 중요했다면, 중기부터는 철분제 섭취가 권고되는데 철분제의 문제는 변비를 유발한다는 점. 그래서 병원에서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같이 섭취하라고 추천해준다. 난 초기부터 변비가 심해 좌욕기도 샀는데, 이제 대놓고 변비가 심해진다니까 이걸 어쩌지 하다가 인터넷 카페에서 유명한 이 주스를 구매하게 되었다. 앱솔**에서 나오는 제품인데, 철분제를 먹고 같이 먹어주면 비타민c 성분으로 인해 철분의 흡수도 돕고, 식이섬유도 들어있어서 화장실도 잘 가게 된다고 한다.


그런 효능을 믿고 구매했는데....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너무 맛있어ㅠㅠㅠㅠㅠㅠ


그냥 오렌지 주스 맛이고, 솔직히 식이섬유 얼마나 들었겠나 그냥 오렌지 주스를 사 먹지 싶다가도 일단 화장실에 잘 가긴 하니까... 도저히 끊을 수 없는 굴레에 빠진다. 임당이 걱정돼 하루에 하나만 먹지만, 왜 어린애들이 팩에 든 유기농 주스 달고 사는지도 이제야 이해가 가고ㅠㅠ 커피, 탄산음료는 하루에 몇 잔을 먹었나, 일주일에 몇 개를 먹었나를 세며 죄책감 가져야 하는데, 이건 그럴 필요 없이 매일 마실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 외 내가 샀던 것들.


임신 중기부터는 확실히 쇼핑을 많이 하게 된다.

(지름신 강림ㅋㅋㅋㅋ)

몸이 커지니 입던 옷들이 다 맞지 않고 불편하고 조금씩 내 몸을 보호하기 위해 할 것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옷은 나중을 생각하면 내 마음대로 모든 걸 다 사기엔 좀 부담스럽고, 솔직히 엄청나게 예쁘고 비싼 임부복도 없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별로 안 비싸네 하면서 사다보면 어? 나 왜 이렇게 많이 샀지? 하게 된다. 그래서 꼭 계획적인 소비가 필요하다.


임부옷: 

임부옷은 여러 전문 쇼핑몰들이 있는데 이상하게 임부옷은 내 마음에 쏙 드는 게 없더라... 누가 봐도 임부옷. 사실 제일 편하고 좋은 것일 텐데도 나는 왜 이렇게 안 어울리던지ㅠㅠ그래서 임부용 바지 몇 개만 구매. 바지를 구매해야 하는 이유는 일반 브랜드에서 바지를 샀었는데 무작정 사이즈가 큰 고무줄 바지를 구매하다 보니 핏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핏을 맞추면 배가 쫄리고ㅠ그래서 임산부 전문 쇼핑몰에서 구매했다. 


원피스는 spa 브랜드나 다른 쇼핑몰에서 일자로 쭉 떨어지는 펑퍼짐한 라인들을 구매했다. 난 보통 티랑 바지를 많이 입는데 임신을 하고 나니 원피스가 세상 편하다....ㅠㅠㅠㅠ그래서 너무 많이 샀나 싶닼ㅋㅋㅋㅋ

자기 치수보다 하나 더 큰 걸 사도 좋고 원래 박시하게 나온 건 그냥 입어도 배만 약간 나와 보여서 괜찮다. 티도 이런 곳에서 박시하게 나온 것들을 구매했다.


임산부 전용 안전벨트: 

중기부터는 안정기라 여기저기 많이 다녀야 한다고 한다. 말기엔 몸이 불편해서 잘 돌아다니지 못하고, 아이를 낳으면 불가능하다고... 주위에서 나를 붙잡고 꼭 그렇게 하라고 부탁을 해서ㅋㅋㅋㅋㅋ집돌이, 집순이인 남편과 나도 주말에 날이 좋을 때면 근교라도 꼭 가려고 한다.


하지만 배가 나오다 보니 차를 탈 때마다 안전벨트가 껴서 뭔가 위험하기도 하고 답답했다. 그래서 구매한 임산부 전용 안전벨트. 일반 벨트하고 차는 법이 조금 다른데 배를 압박하지 않아서 편하다. 얼마나 놀러 다닐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구매해놓으면 좋은 것 같다.


임신 중기는 확실히 초기와는 달리 내가 임신했다! 하는 걸 느낄 수 있는 시기인 것 같다. 달라지는 것도 많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아서 가끔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내가 제일 뭘 많이 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체감상 시간이 너무 빨리 가기 때문에 부지런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좀 더 보람찬 중기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난 좀 누워 있어야지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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